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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독자적 대응 '빈축' …제 2금융권 '뿔났다'

동양생명, 선순위 채권자 주장하며 단독 행보에 제2금융권 불만쇄도
2금융권, 선순위 여부는 나중 문제…기관간 정보공유해 실사부터 완료해야

조현의 기자 (honeyc@ebn.co.kr)

등록 : 2017-01-06 16:32

▲ 동양생명 종로 본사와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동양생명

동양생명과 저축은행·캐피탈 등 제2금융권 10여 곳이 6000억원대에 달하는 육류담보대출 사기에 휘말린 가운데 동양생명이 독자적 행보를 이어나가며 대출사기에 연루돼 있는 2금융권에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피해규모가 가장 큰 만큼 선순위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주장하며, 단독 행보에 나서고 있는 반면 나머지 금융회사들은 정보 공유를 통해 실사부터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우리가 최초로 담보설정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보물이 우리 물건이 확실한 상황에서 다른 금융기관과 공동대응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양생명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동양생명의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가운데 동일한 담보물을 두고 10곳이 넘는 금융사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전체 육류담보대출 3803억원 가운데 75%인 2837억원이 연체됐다.

이중 상당금액이 금융사 신한캐피탈, 조은저축은행, 포스코대우, 한국캐피탈, 한화저축은행, 화인파트너스, 효성캐피탈, CJ프레시안, HK저축은행 등과 중복 담보로 엮어있다.

동양생명은 담보물의 선순위 채권자임을 주장하며 독자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육류담보대출은 양도담보대출에 해당해 동일한 담보에 대해 중복 대출이 이뤄지면 선순위 채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가장 먼저 대출을 해줬더라도 선순위 채권 자격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이 독자 조사 및 법적 대응을 결정함에 따라 나머지 금융사는 공동 채권단을 꾸려 실사에 나섰다. 채권단이 선정한 회계법인 2곳(삼일·삼덕)은 현재 중복 대출이 실행된 담보물 확인에 착수했으며 이달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저축은행 등 2금융 관계자들은 불편한 속내를 내비췄다. 채권단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금융사들이 모여 정보공유 등을 통해 실사를 진행하는 게 관례"라며 "선순위를 따지는 것은 실사를 마친 이후의 일"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도 "동양생명의 피해액이 가장 큰 만큼 독자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어느정도 예상을 했다"면서도 "동양생명의 결정이 일반적이진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는 모뉴엘, KT ENS 사태에 이어 규모가 가장 큰 사기 대출 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현재 사기 피해가 확인된 화인파트너스(676억원), HK저축은행(354억원), 효성캐피탈(268억원), 한화저축은행(179억원), 신한캐피탈(170억원), 한국캐피탈(113억원), 조은저축은행(61억원), 세람저축은행(22억원) 등 14개 금융사의 육류담보대출 취급규모는 5,866억원(전북은행, DGB캐피탈 취급액 제외)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