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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EO 클로즈업 2017]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선제적 소통경영'

꼼꼼하면서도 소통의 리더십 갖춘 CEO
위기의 현대상선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7-01-05 00:01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지난 2016년 12월 연지동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현대상선
“30년을 종사해왔기 때문인지 해운과 관련해서라면 A부터 Z까지 모르는 게 없다. 업무 매커니즘에 정통한 데다, 책임감이 강하고 꼼꼼하기까지 하니 실무진 입장에서는 사소한 일도 태만히 할 수 없다.”

과거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밑에서 근무했던 모 직원의 평이다.

단순히 이 사실뿐이라면 제3자는 유 사장을 권위적인 경영인으로 오해할 소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 사장은 CEO로서의 덕목을 한 가지 더 갖고 있다. 이른바 ‘소통의 리더십’이다.

과거 현대상선 사장을 지냈던 유 사장이 복귀한 지 3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것은 회사가 처한 특수한 상황 외에도 소통경영 차원의 대내외 ‘광폭행보’가 크게 작용했다.

현대상선처럼 재무구조가 장기간 악화일로를 걷게 되면 기업들은 불필요한 루머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목소리는 억누르고 귀만 열어둔 채 납작 엎드리는 게 통상적이다. 더욱이 현재 현대상선의 주인은 유 사장이 수십년을 봐온 현정은 회장이 아닌 정부와 채권단이다.

그러나 유 사장은 상식(?)과는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우선 대외적으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전략팀 소속이던 홍보팀을 대표이사 직속의 대외협력실로 격상했다. 대외협력실장으로는 언론인 출신 이용백 상무를 선임했다.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였다. 중요한 것은 의지에만 그치지 않았다.

유 사장은 해운동맹 ‘2M’ 가입 과정에서 언론에 잡음이 일 때마다 대외협력실을 통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M 가입이 성사된 후에는 대대적인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그동안의 해운동맹 가입 불발설 등 오해에 대해 차분하고 또박또박한 어조로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보통 CEO들이 잘 출입하지 않는 기자실도 수시로 들러 언론과 스스럼없는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내부소통도 원활하다. 유 사장의 첫 공식행보는 부산항을 들러 현장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이다. 또 최근에는 내부간담회를 열어 말단직원들의 애로사항과 회사에 대한 의문점을 듣고 즉석에서 하나하나 답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정 때문인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유 사장에 대한 평판은 대부분 우호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때 유 사장이 회사의 부실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CEO로 복귀하는 것에 비판적인 얘기가 나온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당시 시황을 배제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 사장이 취임했던 지난 2012년은 유럽발 경제위기에 고유가 및 운임회복 지연으로 글로벌 해운 시황이 최악이었던 시기다. 그럼에도 유 사장은 이듬해 2분기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다. 당기순이익 흑자는 당시 기준으로 2년 6개월 만이었다.

당시 연간 36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외부변수에 취약한 해운업 특성과 전년(약 5100원) 적자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정유년 새해를 맞은 유 사장의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다. 회사는 이제 막 자율협약을 졸업했고 시황도 살아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을 업은 유일 국적선사로서 어떻게든 올해 안에 가시적인 수익을 내 과거 해운강국의 위상을 되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의무를 짊어진 상태다. 해운업 전문가로서 유 사장에게 거는 주변의 지나친 기대도 책임감으로 뭉쳐 있는 당사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막강한 입김을 가진 새주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시황 침체 및 구조조정으로 어수선해진 내부분위기까지 단속해야 한다.

유 사장의 소통경영이 얼마만큼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