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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희망 코리아] "전통은행 산업 후퇴"…은행권, '모바일·비대면' 기반 새판짜기

인터넷전문은행 본격출범·모바일뱅킹 '확대'…무한경쟁시대 돌입
금융권 수장들, '디지털금융' 화두…"기존 생각의 틀 다시짜야"

백아란 기자 (alive0203@ebn.co.kr)

등록 : 2017-01-04 00:05

"금융 서비스는 필요하지만 은행은 꼭 그렇지 않다.(Banking is necessary but banks are not)"
지난 1994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자신의 저서 '비즈니스, 생각의 속도'에서 은행산업에 대해 내놓은 전망이다.

그로부터 23년이 흐른 2017년. 금융권은 전통적인 은행 산업 후퇴 속에 대변화를 겪고 있다.

클릭 몇 번 만으로 예·적금 가입과 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은행별로는 ICT와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전문은행을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성장의 걸림돌이 됐던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생태계 조성을 위한 문호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생존을 위한 금융사간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EBN

◆ 모바일 금융시장, 격전…금융 수장 "디지털 금융 고도화 추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은 '모바일금융' 시장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며, 비대면 금융거래와 간편결제 이용이 일상 생활 속에 스며든 데 따른 결과다.

금융권 수장들도 새해 화두로 '디지털'을 꼽으며 새판짜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현재 신한(써니뱅크)·국민(리브)·우리(위비뱅크)·하나은행(1Q뱅크) 등 은행권에서 자체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뱅크 서비스를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유사한 금융상품을 가격 경쟁이나 프로모션으로 푸시(Push)하는 공급자 중심의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스마트한 손님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가 없을 것"이라며 "금융기관끼리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타 업종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와 생활금융플랫폼 '핀크(Finnq)', 글로벌 컨소시엄 블록체인 'R3 CEV' 가입 등을 기반으로 핀테크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김 회장은 특히 손님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오가닉 비즈니스' 모델을 지목하며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하는 '오가닉 비즈니스'가 미래의 글로벌 선도기업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로스해킹 방식을 통해 플랫폼 경쟁을 뛰어넘고, '오가닉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용병 신한은행장도 "기존 은행권과의 끊임없는 경쟁은 물론 K뱅크 등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으로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한의 뿌리인 '신한정신' 이외에 모든 것을 바꿔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꼽았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무인거래 시스템 '스마트라운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비대면 플랫폼 고도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모바일플랫폼인 '위비'를 중심으로 타업종과의 제휴하는 '하이브리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급속한 핀테크 기술의 발달과 계좌이동제의 시행으로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금융서비스와 위비플랫폼을 활용해 고객기반 확대에 주력할 것"고 언급했다.

핀테크에 힘이 실리며 영업점 전략도 바뀌고 있다. 고객이 은행에 찾아오기보다 직접 찾아가는 스마트 브랜치와 가까운 영업점을 묶어 그룹화하는 협업 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을 지역영업그룹과 지역본부(파트너십 그룹·PG)로 묶는 '소 최고경영자(CEO) 중심' 영업체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과거의 방식으로는 고객님들을 만족시켜 드릴 수가 없다"며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금융을 선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회장은 또 "생각의 틀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면서 "데이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는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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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전문은행, 반쪽 출범…당국 "핀테크 연착륙 지원"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 이용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은행권에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금융·ICT 융합을 기반으로 금융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K뱅크 컨소시엄(KT·우리은행·GS리테일)과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카카오·한국투자금융지주·KB국민은행 등)에 예비인가를 내줬다.

이후 케이뱅크는 지난 9월 말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했으며 자본금과 주주구성, 사업계획 등 인가 요인 심사를 거쳐 본인가를 받았다.

이번 본인가로 케이뱅크는 금융결제원 지급결제망 최종 연계 등을 거쳐 빠르면 내년 1월말에서 2월초 본격 영업개시할 예정이다.

새롭게 탄생하는 케이뱅크는 100%비대면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중금리·간편 소액대출, 수수료 0%대의 직불결제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가 높다.

산업자본의 지분한도를 4%에서 50%로 늘려주는 등 은산(銀産)분리 규제 완화 규정이 담긴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착륙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현재 국회에는 2개 은행법 개정안(새누리당 강석진·김용태의원)과 3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더불어민주당 정재호의원, 국민의당 김관영의원, 새누리당 유의동의원)이 계류 중이다.

결국 기존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금융과 IT기술(플랫폼 등) 융합이 필요하지만, 법적 뒷받침이 없어 경재력을 갖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발 맞춰 블록체인 등 금융서비스간 융합을 확대하고 핀테크를 활성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핀테크 지원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블록체인 등 핀테크 신기술을 심도있게 연구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지원반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등 핀테크 산업이 초기 '육성'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발전' 단계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