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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선정 올해의 선박-끝] ‘명불허전’ 한국 조선 기술력

올해도 세계 최초 등 ‘이전에 없던 선박’ 건조 기록 잇달아
“중소형 선박도 역시 한국 조선” 글로벌 조선강국 위상 높여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12-29 15:44

3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한국 조선업계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빅3’의 연간수주실적은 총 1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으며 중견 및 중소조선소들의 수주가뭄은 더욱 절박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선소들은 여전히 세계 최고 품질의 선박을 잇달아 건조하며 글로벌 조선강국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EBN과 국내 조선업계가 협의해 선정한 각 조선소별 올해의 선박을 소개함으로써 호황기에 한국 수출을 이끌었던 조선산업의 저력을 살펴보고 글로벌 조선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과 조선산업에 종사하는 산업역군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 올해도 이어진 ‘세계 최초’ 기록

▲ ‘PFLNG 사투’호, ‘크리스토프 데 마제리’호, ‘에탄 크리스탈’호.(왼쪽부터)ⓒ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30여년 만에 최악이라고 불릴 정도로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한국 조선업계 힘든 한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우수한 품질의 선박을 적기에 인도하며 ‘조선 강국’이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올해도 한국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선박들을 잇달아 건조하며 세계 조선산업 역사에 또 다른 기록들을 남겼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PFLNG 사투(PFLNG SATU)’호를 발주사인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Petronas)에 인도했다.

이 설비는 세계 최초로 건조된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로 말레이시아 사라와크(Sarawak)주에서 180km 떨어진 카노윗(Kanowit) 해상가스전에서 LNG 생산에 나선다.

북극해를 운항하는 쇄빙LNG선도 대우조선에 의해 세계 최초로 건조됐다. ‘크리스토프 데 마제리(Christophe de Margerie)’호로 명명된 이 선박은 지난 2014년 대우조선이 수주한 15척의 시리즈선 중 첫 호선으로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LNG를 운송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에탄 크리스탈(Ethan Crystal)’호도 세계 최초 건조 선박에 이름을 올렸다. 이 선박은 인도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가 발주한 6척의 8만7000㎥급 VLEC(초대형에탄운반선) 중 첫 호선으로 기존 에탄운반선보다 3~4배 많은 에탄을 운송할 수 있다.

▲ “이전에 없던 성능” 고품질 선박들

▲ ‘세리 카멜리아’호, ‘라 만차 크누센’호, ‘크레올 스피릿’호.(왼쪽부터)ⓒ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세계 최초 기록과 함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동형선의 성능을 뛰어넘는 우수한 선박들도 건조됐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리 카멜리아(Seri Camellia)’호는 이전까지의 모스형(Moss Type) LNG선과 다른 화물창 구조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MISC(Malaysia International Shipping Corporation)이 발주한 5척의 시리즈선 중 첫 호선인 이 선박에는 둥근 구 형태의 화물창 4개가 장착됐으며 선체 일체형 구조물이 화물창 2개씩 감싼 구조로 건조됐다.

이와 같은 방식을 적용함에 따라 ‘세리 카멜리아’호는 모스형 LNG선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공기저항을 줄이고 화물창을 보호하는 동시에 직원들이 평지와 같은 화물창 사이를 이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지보수도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라 만차 크누센(La Mancha Knutsen)’호는 LNG선을 운영하는 선사들의 가장 큰 고민인 증발가스(BOG, Boil off Gas)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라 만차 크누센’호에는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가스처리시스템이 장착됐는데 이 시스템은 증발가스를 100% 재액화시켜 저장탱크로 회수할 수 있다. 증발가스 고압압축기와 LNG 연료공급장치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가스처리시스템은 어느 한 장비에 이상이 발생해도 증발가스를 모두 처리할 수 있어 지금까지 상용화된 가스처리시스템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대우조선이 건조한 ‘크레올 스피릿(Creold Spirit)’호는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 추진엔진(ME-GI 엔진)이 탑재됐다.

이와 함께 FGSS(연료공급시스템), PRS(재액화장치) 등 대우조선의 천연가스 관련기술이 대거 적용된 ‘크레올 스피릿’호는 기존 선박 대비 연비가 약 30% 향상됐으며 이산화탄소, 질소화합물(NOx), 황화합물(SOx) 등 오염물질 배출량도 30% 이상 감축했다.

▲ 중소형 선박 기술력도 한국 조선이 최고

▲ ‘린단거’호, ‘머스크 톈진’호, ‘KMTC 방콕’호.(왼쪽부터)ⓒ현대미포조선,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력은 대형선 뿐 아니라 중소형 선박시장에서도 우수성과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MR(Medium Range)탱커 ‘린단거(Lindanger)’호는 선박 추진용 연료로 메탄올(Methanol)을 사용함으로써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였다.

‘린단거’호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벙커C유와 함께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엔진이 장착됐다.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선박 운항 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Tier III’ 뿐 아니라 이보다 더 강화된 환경규제를 적용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동조선해양이 건조한 MR탱커인 ‘머스크 톈진(Maersk Tianjin)’호도 현존 동급 최강의 연비를 인정받고 있다.

이 선박은 새로 개발된 최적의 선형과 프로펠러, 추진효율을 향상시키는 PBCF(Propeller Boss Cap Fins), G타입(Green ultra long stroke type) 엔진이 장착됐다.

또한 선박 수리 및 폐선시 위험물질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IHM(Inventory of Hazardous Materials)을 적용해 연료효율성과 친환경성 모두 만족시키는 선박으로 건조됐다.

‘머스크 톈진’호는 전 세계 170여개국에 방영되는 글로벌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Discovery)가 1년여에 걸쳐 선박 건조 전 과정을 취재해 지난 8월 방영함으로써 한국 조선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대선조선이 건조한 1800TEU급 컨테이너선 ‘KMTC 방콕’호는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과 함께 이 지역을 운항하는 선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1800TEU급 선박은 극동아시아 운항에 최적화된 선형이며 방콕항에 입항할 수 있는 최대 선형이기 때문에 ‘방콕막스’로도 불린다.

자체 설계한 최적화된 선형을 바탕으로 ‘유동제어 핀(Flow Control Fin)’을 장착해 속도 및 선체 진동을 개선한 이 선박은 2010년대 들어 대선조선이 주력선종 중 하나로 선박 수주 및 건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외 선사들이 대선조선의 방콕막스는 일일 용선료를 1000 달러 더 얹어주더라도 사용하겠다고 할 만큼 기존 동형선 대비 높은 연비와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절벽’이라고 불릴 만큼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도 한국 조선업계는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들을 적기에 인도하며 ‘조선 강국’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악화와 구조조정으로 인해 한때 한국 수출 1위 산업이던 한국 조선의 위상이 다소 위축됐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고임을 인정받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으로 치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와 같은 세계 1류 브랜드들이 모두 한국 조선소들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