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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조직 안정으로 충성심 진작 VS 45년 흑자신화 의존은 한계

2015년까지 45년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증권업계 입지전적인 기업으로 등극
하지만 젋은직원과 고참간 나이차 크고, 경영진이 실적·오너 입장만 살피는 한계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6-12-29 09:21

▲ ⓒnamu.wiki

기업과 개인이 당면한 딜레마 중 하나는 안정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가 안정을 택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고객이 요구하는 상품 수명 주기는 짧아지고 있어, 기업은 원하든 원치 않든 변화와 혁신을 강요받게 된다.

1971년 신영증권을 인수한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은 2015년까지 45년 연속으로 흑자를 내면서 증권업계 입지전적인 인물이 됐다. 원종석 대표이사는 원 회장의 아들로 "고객과 주주, 직원에게 신뢰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원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오고 있다.

조직의 안정성을 택한 신영증권은 '증권업계 공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정적인 직장이 꾸준한 성과를 낸다고 믿는 이 회사는 증권업계 최고 정규직 비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수십년째 구조조정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금융사가 힘들다고 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내보낸 직원이 없다. 안정적인 직업 환경이 직원 충성심을 키우는 구조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창구 텔러(상담판매원)를 계약직으로 뽑고 있지만 신영만큼은 다르다. 창구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텔러조차 정규직으로 발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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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연봉은 중견 증권사 대비 다소 낮은 편에 속하지만 지난해에는 6년만이 최대 실적인 당기순이익 765억원을 달성해 '알짜' 증권사로서의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처럼 짭짤한 재미를 내년, 내후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세계와 시장 환경, 고객 입맛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변화와 도전, 혁신도 해본 기업이 능동적이다. 마지못해 끌려가는 회사보다, 변화 중심에 서 있는 기업의 주인의식이 유의미한 결실을 만들어낸다.

신영증권의 경우 궤도 안의 업무는 금방 처리하지만 작은 변수에는 결정이 느리거나 해결과정이 더디다는 지적을 받는다.

신영이 이달 처음 선보인 헤지펀드는 '워렌 버핏 형 가치투자'를 표방하고 있지만 '워렌 버핏형'이라는 지향점도 이미 과거형이 된지 오래다. 브렉시트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의 트럼프 당선, 최순실 국정농단 등 국내외 곳곳이 '지뢰밭'이며 호재와 악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시장 상황이다.

특히 베일에 싸인 트럼프 체제를 비롯해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과 브렉시트 협상 전개 및 유럽 국가 선거 등이 내년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45년 연속 흑자 신화가 혁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회사'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안정된 수입을 보며 무난하게 일하기에는 괜찮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와 투자 없이 정체된 조직과 과거형 인사평가로 조직 선순환이 어렵다는 것도 맹점이다.

젋은 직원들과 고참급 직원들 간의 나이차가 크고 경영진들이 실적과 오너 경영자의 입장만 고려하다보니 매년 전체 직원의 10%이상의 젊은 직원이 퇴사를 하는 상황도 신영의 한계점이다.

신영증권에서 근무한 바 있는 한 직원은 "직업의 안정성 때문에 조직의 불만이 가려져 있지만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인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 "도전정신이 강한 젊은 사람들에겐 추천하지는 않는 구시대적 경영·조직문화가 강해 중장년층에게 적합한 회사"라고 말했다.

사명 '신영'은 ‘신즉근영(信卽根榮)’에서 따왔다. 신뢰가 번영의 근간이란 의미로 "고객의 신뢰가 곧 회사의 번영"이란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고객을 직접 만나는 직원들의 만족과 성장까지 생각하는 것이 21세기형 리더십이다. 원종석 대표이사의 2017년 새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