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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6-끝] 올해 건설업계 무슨 일이?…좀비기업부터 최순실까지

연초부터 한계기업 구조조정 공포…총선 후에는 국면전환용 '사정칼날'
건설업계까지 뻗친 최순실 그림자에 하반기도 '꽁꽁'

서영욱 기자 (10sangja@ebn.co.kr)

등록 : 2016-12-29 09:15

▲ ⓒEBN

1월 좀비기업 솎아내기 한창…건설업계 구조조정 공포
연 초 정부는 조선·철강·해운·화학 업종과 함께 건설업종을 한계업종으로 선정하고 좀비기업 솎아내기에 열을 올렸다. 정부가 내세운 선별 지침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상당수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건설사 14곳이 선정됐으며, 이중 12곳이 추가 금융지원 없이 즉시 법정관리 신청이 가능한 D등급으로 꼽혔다.

EBN이 금융감독원의 한계기업 선별 지침에 따라 30대 건설사의 재무제표를 점검한 결과 9곳이나 이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건설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채권단 중심의 일방적인 기업 구조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컸다.

정부는 4월 건설업종을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최우선 순위인 경기민감업종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건설업계는 한숨을 돌렸다. IMF시절에 버금가는 기업 구조조정의 광풍에서 벗어났지만 금융권이 돈줄을 옥죌 경우 부실기업의 자금난은 가중될 것이란 우려는 지속됐다.

2월 2015년도 성적표 공개, 1등은 호반건설
건설사들의 2015년도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기업 생산성을 상징하는 영업이익률은 크게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BN이 30대 건설사들의 재무제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46조4722억원, 영업이익 87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39조4358억원) 대비 5%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2조8916억원) 대비 69.7% 뚝 떨어졌다.

덕분에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07%에서 0.60%로 1.47%p 하락했다. 지난해 건설사들이 1만원 어치를 팔아 60원 밖에 이득을 남기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건설사는 호반건설(9.33%)이다. 매출액 규모는 23위로 크지 않지만 영업이익은 10위로, 주택사업에 치중하며 그동안의 원가절감 노력이 돋보였다.

2위는 지난해 대대적인 실적 개선에 성공한 현대산업개발(8.46%)이 차지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채권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최단 기간 내 종료한 데 이어, 최근 금융감독원의 주채무계열 선정에서도 제외되는 등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인정받았다.

▲ (시계방향으로)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 강영국 대림산업 부사장, 박철홍 한라 사장, 박상우 LH 사장 ⓒ각사

3월 뜨는 별, 지는 별, 떠난 별
올해에는 CEO 자리에 오른 새 인물이 유난히 많았다. 인사철을 맞아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박상우 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며 통합 출범 후 세 번째 사장을 맞이했다.

대림산업은 김동수 토목사업본부장과 이철균 전 플랜트사업본부장이 물러나고 김한기 건축사업본부장(사장), 강영국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이 신규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김동수, 이철균 사장은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한라도 최병수 사장이 물러나고 '재무통'인 박철홍 사장을 신규 선임하며 내실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남기업도 이성희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본격적인 M&A 절차를 밟았다. 이 외에도 8월에는 대우건설의 박창민 사장과 금호산업 서재환 사장이 취임했으며, 12월에는 한양 원일우 사장이 취임했다.

4월 총선 여파, 건설업계는 '살얼음판'
총선 정국이 끝난 뒤 사정당국의 칼날은 느닷없이 건설업계를 향했다. 지난해 8.15사면으로 2200개사의 행정제재 조치를 풀어주며 힘을 실어준 정부의 태세전환에 건설업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건설업계가 총선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한 희생양으로 내몰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세청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부영주택 등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이중근 회장의 수십억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또 검찰은 현대건설과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KCC건설 등 대형건설사 4곳을 압수수색했다. 원주~강릉 고속철도 공사 입찰 과정에서 입찰 담합을 벌였다는 이유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공사 입찰 과정에서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13개 건설사가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총 35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모든 절차가 4월에만 이뤄졌다.

▲ ⓒ연합뉴스

5월 빗장 열린 이란, 황금알에서 계륵'으로
지난 5월 이란의 경제재제 해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으로 마치 이란발 수주 소식이 쏟아질 것 같은 기대감에 휩싸였지만 현재까지 수주액은 '0원'에 그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란에서 체결한 가계약과 양해각서 규모는 총 30건 371억 달러, 우리돈으로 무려 42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MOA 등이 대다수였던 데다, 금융결제 시스템이 완비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여기에 중동국가의 재정 악화와 저유가 여파로 인한 발주 지연 등이 지속되며 해외수주는 지지부진을 이어갔다.

덕분에 올해 건설업계 해외수주는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해외수주 총액은 282억 달러로, 수주 절벽이 시작된 지난해 보다도 39%나 떨어졌다. 해외 일감 감소는 건설사들의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 통폐합으로 이어졌다. 몸값이 높은 해외 플랜트 인력이 주요 대상이다.

▲ ⓒ연합뉴스

6월 삼성물산 구조조정은 올해도 '핫이슈'
꾸준히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온 삼성물산의 주택사업부 매각설은 올해도 끊임없이 재기됐다. 3월에는 삼성물산이 1000억원대에 수주한 공공공사 시공권을 타 건설사에 양도하거나, 주택사업을 KCC에 매각 또는 KCC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양도한다는 설이 제기됐다. 4월에는 삼성물산이 플랜트 부문을 물적 분할해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로 만든 후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할 계획이라고 보도가 있었지만 삼성물산은 이를 모두 부인했다.

삼성물산은 9월 주택·빌딩 사업을 담당하는 빌딩사업본부 조직을 기능별로 묶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각 본부 내에 있는 시공, 지원, 전기설비 조직을 기능별로 통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주택사업부가 팀으로 축소되며 삼성물산 내 주택사업 부문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사업 매각·중단설은 현재진행형이다.

▲ ⓒ대우거설

7월 '낙하산'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의 험난한 취임기
7월 들어 대우건설 새 사장으로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유력시되며 낙한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대우건설은 내년 매각을 앞두고 주가부양, 유동적인 조직개편 등 굵직한 일거리가 산더미로 쌓인 상태였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박 사장에게 대우건설을 맡기며 이 같은 미션을 함께 던졌다.

8월 취임한 박 사장의 이후 행보는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였다. 순조로웠던 3분기 실적과 뜻하지 않은 트럼프발 수혜로 좀처럼 오르지 않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며 연착륙을 보이는가 했으나 안진회계법인의 '의견거절' 역풍으로 취임 첫 위기를 맞았다. 우려했던 구조조정은 해외사업을 전문화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부각되고 있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은 내년 4분기까지 신뢰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8월 부영의 빌딩 '사재기'
올해 어떤 의미로는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회사가 부영그룹이다. 올해 매물로 나온 대기업 사옥은 대부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사들이며 풍부한 현금자산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부영은 1월 삼성생명의 세종대로(옛 태평로) 사옥을 매입한 데 이어 9월 삼성화재의 을지로 사옥을 잇달아 사들였다.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은 5750억원,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도 58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11월 포스코건설 송도사옥(3000억원)도 매입하면서, 부영이 올해 대기업 사옥 매입한 돈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부영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대기업 본사 건물을 한꺼번에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현금 자산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부영은 그동안 임대주택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현금 자산을 쌓아왔다. 부영은 올해 매입한 빌딩은 오피스 임대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9월 전국 뒤덮은 지진공포
9월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지진으로 전국이 발칵 뒤집혔다. 400회가 넘는 여진으로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불똥은 자연히 동해안에 집중된 원전 건설에 튀었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주한 신고리 5·6호기의 백지화 주장이 거세게 일며 건설업계는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원전 공사는 주설비공사 금액만 1조원이 넘을 정도로 각 건설사가 사업을 따내기 위해 특히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참가자격 역시 까다롭고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원전 공사가 갈수록 대형 공공공사 발주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반드시 따내야 하는 사업인 셈이다. 낮은 수익성으로 그간 공공공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삼성물산이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착공 후에도 원전 건설 중단을 위한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이 발의되며 지진 이후에는 원전 건설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압박이 현재까지도 거세다.

10월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논란
국정감사가 있었던 10월에는 강제모금 논란에 휩싸인 미르·K스포츠재단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설립에 연관돼 있고 전경련이 기업 쥐어짜기로 출연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내 대형 건설사 역시 피할 수 없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두산중공업이다. 삼성물산은 미르에 15억원, GS건설은 미르와 K스포츠에 5억9000만원과 1억9000만원, 대림산업은 미르에 6억원, 두산중공업은 K스포츠에 4억원을 납부했다.

문제는 비슷한 시기에 조성하기로 한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 기금에는 소홀했다는 점이다. 사회공헌재단은 지난해 건설사들이 8.15 특별사면으로 입찰담합 제재 조치를 감면 받는 대신 총 2000억원의 기금을 모집해 사회공헌으로 이미지 쇄신에 나서겠다며 대국민 약속을 한 사업이다. 정작 국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실세의 압박에는 굴복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11월 포스코건설 "울고 싶어라"
최순실 정국이 온 나라를 뒤덮은 가운데 11월 포스코건설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개발비리 의혹에 휘말렸다. 시행사 대표인 이영복 회장, 현기환 전 청와대 수석이 최순실과 같은 황제계 계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포스코건설의 사업 참여를 두고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이 증폭됐다.

이 사업은 수익성이 낮아 수차례 좌초 위기를 맞았지만,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보증을 전제로 시공을 맡기로 하면서 공사에 돌입했다. 사업실패 시 리스크가 큰 책임준공까지 떠맡아 가면서 포스코건설이 참여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해명자료를 통해 "엘시티는 시공사 입장에서 보면 공사비 확보가 용이한 사업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라며 "공사비를 전액 지급받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와는 별개로 포스코건설은 같은달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발표하며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돌입하며 힘든 한 달을 보냈다.

▲ ⓒEBN

12월 탄핵정국, 삼성물산 집중 수사
12월9일 탄핵 소추안이 국회 표결을 통과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정지와 함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삼성-청와대-최순실' 사이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 합병일을 전후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지원하고, 추가로 수백억원대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직후 이뤄진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독대 이후 삼성이 정씨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렸다는 의혹도 나온 상태다.

두 회사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가치가 너무 낮게 책정돼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비율대로 합병되면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볼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액 주주들의 반대가 컸다. 하지만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합병은 성사됐다. 덕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원활히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