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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이갑수 이마트 대표, 신사업 성공의 빛과 그림자

이마트의 가격의 끝·노브랜드·피코크·일렉트로마트 등 성공 주역
정용진 부회장 아이디어의 실체화 역할·내년 성과 숫자로 보여야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6-12-28 00:01

▲ 이마트가 하남 스타필드에 인큐베이팅한 전문점 중 가장 고심 끝에 선보인 전문점인 'PK마켓' 내부 전경. 오른쪽 상단 박스는 이갑수 대표ⓒEBN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소비자를 이해하는 정통 영업맨이다. 1982년 7월 신세계백화점 판매과 입사로 연을 맺은 이 대표는 1999년 계열사인 이마트로 자리를 옮긴 후 2006년 마케팅담당 상무를 거쳤다.

2008년 가전레포츠담당 상무, 2009년 판매본부장, 2010년 고객서비스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달 말 신세계그룹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4년만에 문자그대로 최고 전문경영인이 됐다.

'가격의 끝', '피코크', 일렉트로마트' 등 정용진 부회장의 신사업의지를 누구보다 잘 읽어내고, 실행한 것이 승진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따라 붙었다. 국내 최대 유통 채널인 이마트는 정 부회장의 성공을 의미하지만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대표의 뒷받침을 더해 이마트의 신사업은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정 부회장의 그늘은 전문 경영인 이 대표가 자신만의 경영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데 허들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의 끝' 프로젝트는 이마트 가격 전략의 핵심

이마트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사장 승진을 정 부회장 체제의 강화로 받아들였다. 그만큼 정 부회장의 공격적인 신사업 개척에서 이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차별화된 이마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온라인 업체에 대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1~2인가구 증가속에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 간편가정식 피코크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일렉트로마트를 중심으로한 전문점도 확대일로다.

차별화된 새로운 이마트를 만들기 위해 임직원들이 노력했다면 그 실행의 중심에 이 대표가 있었다. 물론 '가격의 끝'은 정 부회장의 작품이라는 게 기정 사실이다.

정 부회장이 "삼겹살을 두고 '10원 전쟁'하면서 왜 소셜커머스에 생필품 시장을 뺏기는 건 보지를 못하느냐"고 질타했다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오너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해 임직원 전체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대표의 공이다.

이마트는 올해 초 가격의 끝 프로젝트 시행을 통해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등에 내주었던 아기용품의 주도권을 되찾았다. 이마트가 기저귀, 분유를 시작으로 2월 선보인 가격의 끝 프로젝트는 가격에 민감한 아기엄마 고객에게 이마트가 가장 싸다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약세였던 아기 관련 상품 매출이 이마트 몰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마트몰에서 육아용품 중 가장 구매횟수와 매출 비중이 높은 분유와 기저귀의 경우 올해(~11월) 48.7%와 69.4%가 증가했다. 이마트 전체 신장율 25.8%를 웃돌았다. 분유와 기저귀 뿐만 아니라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적용하지 않은 유아의류 유아완구의도 매출이 각 40%, 60% 증가했다.

이 대표는 "내년에도 가격의 끝 프로젝트는 이마트 가격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관계없이 이마트가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업체임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의 끝이 소셜커머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채널에 대한 공격적인 방어였다면 가정간편식 '피코크'는 유통기업 이마트의 신사업 대표 주자다. 이마트는 피코크 브랜드로 간편가정식 시장을 공략했다. 현재 1000여개 상품에 1750억원(~11월)의 매출로 급성장했다.

피코크가 이마트의 신사업이라는 점은 유통기업의 식품 제조업 강화라는 측면에서 분명해지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통해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맛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업(業)의 경계를 뛰어 넘어 1등을 확장시키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이마트의 전문점 사업 강화에도 힘을 썼다. 현재 10호점을 오픈한 '일렉트로마트'와 하남 스타필드에 베이비 용품 전문점이 '베이비서클', 장난감 전문점 '토이킹덤' 등의 점문점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이마트는 하남 스타필드에 가장 공을 들인 전문점 'PK마켓'을 인큐베이팅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라는 열린 창고형 할인점의 플랫폼에 더해 'PK마켓'이라는 프리미엄 슈퍼마켓 포맷을 추가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3단계를 완성했다고 자평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라는 오프라인 할인점을 넘어서 '전략적으로 상품과 포맷을 차별화'하고 백화점·쇼핑센터 등 다양한 업태와 전문점을 통해 '채널간의 시너지 역량을 양성'하는 노력은 궁극적으로 국내외,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마트
◆이갑수 대표, 내년 수익성 개선 '수치'로 입증해야

올해 이마트의 전방위적인 신시장 개척은 소비자의 수요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이 대표의 전략과 만나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소셜커머스의 공세를 공격적으로 방어한 '가격의 끝' 프로젝트는 눈앞의 수익감소가 불가피했지만 이 대표는 과감하게 추진했다. 최저가 경쟁으로 유통마진을 포기하는 결정을 밀어 붙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객들의 매장 유입이라는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그룹 내부에서 받았다. 사장 승진 인사는 가장 극명한 표현이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 영업이익을 늘리지 못했다는 것은 '아픈 손가락'일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소비침체 속에서도 올해 나름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기는 했다. 3분기에는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이마트의 올해 실적에 대해 총매출액 7.4%의 성장을 전망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전년에 비해 0.9%의 감소를 예상했다. 지난해 504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이마트는 올해 5000억원을 넘을지가 관건이다.

몇 년 동안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었던 중국 내 영업손실의 폭은 줄었다. 오히려 국내 영업이익은 6000억원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4.2%의 감소가 예상됐다.

국내 영업이익 감소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문점인 트레이더스의 놀라운 성장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영업이익이 자난해에 비해 4%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마트몰도 가격의 끝 프로젝트로 고객 유입은 늘었지만 적자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350억원 가량의 적자를 예상했다. 정 부회장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편의점 위드미도 매장이 증가로 매출은 늘지만 이익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이 이 대표의 경영능력을 본격 시험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원톱 대표로의 보임 이후 첫 해인 것과 더불어 내년에는 유통 빙하기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올해 트레이더스, 노브랜드샵, 온라인몰 확대 등 공격적인 경영전개로 본업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했다. 확보한 인프라로 내년에는 시너지가 나야하고, 매출 회복과 수익성 개선으로도 연결돼야 한다.

그런데 내년 국내 내수시장 침체국면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유가상승과 금리 인상은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낮출 게 뻔하다. 또 가계부채의 덫에 걸려 있는 가계의 소비 위축을 피할 수 없다. 유통업계 전반에서 내년에는 '생존'이 우선적인 목표라는 말까지 나온다.

생존을 위해 유통업체들은 내년에 온라인화의 극적인 확대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화의 극적인 확장은 이종 업종간 경쟁격화와 마진 약화를 의미한다.이른바 제로마진을 감당해야 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내년에는 수익개선을 가시화해야 하는 이 대표로서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수익성 개선이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되지 않는다면, 올해 신사업 확장으로 업계 전반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정 부회장의 성과에 먹칠을 했다는 평가가 제기될 수도 있다. 이 대표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상황일 것이다.

이 대표가 정 부회장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신세계그룹 안팎의 이야기다. 이제는 실적으로도 정 부회장의 아이디어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았다. 큰 그림 그리는 '정용진'과 실무에서 현실화하는 '이갑수'라는 구도가 내년에도 유효할 것인가의 가늠자가 '실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기대를 내놓았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는 소비패턴 변화에 가장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이마트몰은 식품 온라인 경쟁력에서 압도적이고, 트레이더스와 에브리데이, 위드미는 PB확대의 접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과 소셜커머스 경쟁이 완화되는 사업 구조의 변화로 실적 개선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