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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산업 결산] '가성비'에 울고 웃은 유통코리아

  • 송고 2016.12.27 00:01 | 수정 2016.12.27 00:04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가성비, 소비트렌드 넘어서 소비의 기준 '자리매김'

가치형 소비로의 전환...유통채널들 'PB중심 확장'

백화점의 세일행사는 소비심리 회복을 견인했다.ⓒ롯데백화점

백화점의 세일행사는 소비심리 회복을 견인했다.ⓒ롯데백화점

가성비는 올해 유통의 트렌드를 넘어 소비의 기준이 됐다. 유통전반에 걸쳐 올해도 작년에 이어 가성비를 따지는 알뜰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올해는 내수 부문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낮아진 해이다. 지난해 소위 메르스 사태의 기저효과로 전년에 비해 성장을 했다는 것이 수치상의 사실이기는 하다. 그나마 저유가가 지속돼 실질구매력을 소폭 증가시키기는 했지만 가계부채의 덫에 걸려 있는 국내 민간소비는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올해 실질국민소득증가율은 3% 내외로 추정됐다. 수출부진과 국내외 불확실성 증가, 주력 생산연령 감소로 고용사정은 악화돼 가계 구매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하향추세인 가계소비 성향이 반등하지 않았다. 고령화와 노후대비 부족이라는 근본적 원인이 해소되지 못한데다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한 비관적 견해가 확대돼서다. 소비성향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또 소비성향이 가장 높은 40대 인구의 감소추세는 올해도 심화되기만 했다.

합리적이고 가치형 소비로의 전환은 유통업체들이 직매입과 PB(자체 브랜드)상품 개발 역량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PB상품 개발은 유통채널 중에서도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을 이끌었다.

이마트가 소비패턴 변화에 가장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유통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가능했다. 유통업체들은 우수한 MD, 상품개발과 물류 역량, 그리고 인프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마트는 국내 최대 직매입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을 앞세워 PB 인지도 측면에서 우위에 섰다. 이마트몰의 식품 온라인 경쟁력도 압도적이다. 트레이더스와 에브리데이, 그리고 여전히 확장 중에 있는 편의점 위드미는 PB확대의 접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소셜커머스) 경쟁 완화는 사업 구조 변화에 의한 실적 개선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피트인 산본점 전경.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은 저성장시대에 유통업체들의 주요 전략이다ⓒ롯데자산개발

롯데피트인 산본점 전경.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은 저성장시대에 유통업체들의 주요 전략이다ⓒ롯데자산개발

◆알뜰소비의 트렌드 '가성비'...PB상품 전성시대

유통업계의 중장기적 고성장을 앞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가치 창출이 과거에 비해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소비 경제주체간 거래 시간과 공간 제약이 컸던 시절,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와 브랜드 업체의 각종 제품을 연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유통은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화의 급속한 진전은 그 위상을 약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과 최접점에 있고, 아울러 지난 50년동안 쌓아놓은 막대한 자산과 네트워크가 있다. 소비시장 변화의 시작과 끝은 유통업종에서 나타난다고 보면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가장 크다.

올해만해도 유통업체들은 저성장에 따른 소비심리 침체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저성장 자체도 문제지만, 저성장으로 인한 가계 소비패턴 변화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 소비패턴의 변화는 몇가지 환경 변화에서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가계의 시간배분이 노동에서 여가로 이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성장으로 승진과 연봉 상승 기회가 줄어들면서, 노동의 여가에 대한 기회비용이 커진 가운데 일어나는 변화다. 1시간 더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은 단순히 일을 하고 쉬는 곳이 아니라 윤택한 삶의 추구를 위한 자아실현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집을 꾸미려는 수요의 증가는 홈퍼니싱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홈쇼핑 등 주요 유통업체 판매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생활용품 카테고리 판매는 지속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저성장과 윤택한 삶의 교집합은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로 대변되기도 한다. 맛집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선호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과거 경제 성장기에는 프랜차이즈 형식의 '보편적'이면서 '가격대 높은' 패밀리레스토랑이 성행했다. 접근성이 좋아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고, 소득 수준의 상승을 음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데가 아웃백스테이크와 TGI프라이데이 등 패밀리레스토랑이었다. 최근에는 가격보다 나만이 누릴 수 있는 맛을 추구한다. 일부 미식가들에 의해 이뤄졌던 맛집 투어가 일반화 됐다.

이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복합몰 형태의 변화를 꾀하면서 앞다투어서 지역 맛집을 경쟁적으로 입점시키는 배경이기도 했다. 또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최근 오히려 해외여행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주말마다 캠핑장은 만원이다. 합리적인 소비패턴의 변화를 읽는 게 급선무라는 유통전문가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처럼 올해 유통시장의 성장이 제한된 가운데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채널 모두 양적확대를 추구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민간소비의 전반적인 위축에도 불구하고 유통시장이 소폭의 성장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주된 배경이기도 하다.

백화점은 출점을 강화한 한 해다. 현대백화점은 2월과 4월 연이어 동대문시티아울렛과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을 출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월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의 확장에 이어 6월 김해점, 9월 하남점, 12월 동대구점 출점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출점을 일단락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9월 롯데몰 진주점을 개장했다.

의류 매출 비중이 50%이고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90%인 상황에서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응하려는 백화점의 행보로 이해됐다. 백화점의 이 같은 아울렛 중심의 확장은 백화점 신규 출점이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데 비해 아울렛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출점 비용이 적으면서도 백화점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가성비가 높은 의류 등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시킨 행보다.

백화점 3사 중 올해 아울렛 행보를 강화했던 현대백화점이 내년에도 가든파이 아울렛 오픈을 예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빠르면 1분기 안에 가든파이브 아울렛을 오픈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센터시티점 증축이라는 절충적인 확장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출점효과를 거둔 신세계백화점은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대비 12.7% 증가한 8700억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원드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는 하루 12만여잔이 판매된다.ⓒEBN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원드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는 하루 12만여잔이 판매된다.ⓒEBN

◆소비패턴의 변화 속 백화점·마트·편의점 확대 추구

대형마트들은 올해 출점 여력이 제한적인 대신 전문점의 출점이나 PB상품 강화를 통한 이익 개선에 주력한 한 해였다. 이마트의 경우 트레이더스와 전문점(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출점을 지속했다. 전문점 출점은 올해보다는 내년도의 이익 개선을 위한 발걸음이었다.

이마트는 내년에도 노브랜드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에 실적이 부진했던 슈퍼마켓 에브리데이 점포를 리뉴얼해 노브랜드 매장으로 바꿔나가면서 체질가지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도 PB브랜드로 노브랜드 상품은 물론이고 동급인 초이스엘, 프리미엄급 프라임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 세이브엘, 유기농 바이오엘, 생활용품 리빙엘 등의 운영에 공을 들였다. 롯데마트의 PB상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1만3200여개로 늘었다. 전체 매출 중 27%를 PB상품이 차지했다.

대형마트들이 PB상품은 불황의 돌파구였다. PB상품은 생산-유통 단계를 간소화해 가격은 낮췄지만 중간 단계 마진 일부를 유통업체가 챙기는 구조여서, 일반 상품을 팔 때보다 실적과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양질 의 PB상품 확대를 통해서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를 제고할 수 있다"며 "PB상품 수가 1000개를 넘어게 되면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데, 기존 부진 슈퍼 전환으로 저성장기에 가치형 소비에 부합한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올해도 고속 출점을 이뤘다. 올해 평균 점포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13% 가량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편의점의 성장은 PB상품을 통한 가성비 확대가 주된 배경이 됐다.

도시락과 원두커피라는 대표적인 PB상품이 높은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도시락의 경웅 GS25는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에 비해 174.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CU 역시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배나 늘었다. 이 덕붙에 올해 처음으로 간편식품군 매출이 전체 상품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의 인기는 주요 소비계층인 1~2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는데다, 이들의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책임지기 위해 편의점들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두커피 역시 편의점 성장을 이끈 대표적인 PB상품이자 가성비의 효과를 보여준 품목이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월 선보인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는 12월 현재 하루에 12만여잔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GS25에서도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원두커피 브랜드 Cafe25 매출이 전년 대비 268.4%로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CU의 즉석 원두커피 매출도 올해(1~10월) 전년 대비 63%까지 판매가 뛰었다. 편의점 관계자는 "원두커피 판매 점포가 꾸준히 증가하고 맛과 품질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상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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