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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소셜커머스 '마이웨이' 박은상 위메프 대표, 장기전 대비책은 '선택과 집중'

  • 송고 2016.12.09 00:01 | 수정 2016.12.09 09:26
  • 김언한 기자 (unhankim@ebn.co.kr)

국내 실정 맞게 현명한 투자로 소비자 수요 기민 대응

가격경쟁력 집중, 패션·뷰티 산업 핵심 카테고리화 성공

적자 구조 개선·안정적인 수익 모델 확보는 숙제

박은상 위메프 대표.ⓒ위메프

박은상 위메프 대표.ⓒ위메프


박은상(사진·36) 위메프 대표는 철두철미한 인물로 통한다. 분석과 통계에 기반해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또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2월 '채용갑질' 논란으로 머리를 숙였을 때를 제외하곤 대중 앞에 나서지 않았다. 언론과의 인터뷰도 사절한다.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있다.

이런 그의 행보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위메프의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경영전략을 추구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쿠팡·위메프·티몬으로 대표되는 국내 소셜커머스 산업은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인해 아직 안정기에 접어들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박 대표는 오래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장기전에서 승리한다는 목표로 선택과 집중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격경쟁력 집중, 고객 ‘재구매율’ 회사 발전 핵심지표 삼아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서울 사무소)에서 컨설턴트로 2년 가량 근무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 신현성 티몬 대표가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창업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면 박 대표의 이력은 이와 차이가 있다. 국내 실정에 밝다. 분석을 통해 기업을 운영한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박 대표는 맥킨지에서 나와 2010년 30세의 나이에 슈거플레이스를 창업했다. 현재 음식주문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의 대표인 나제원 씨와 손을 잡았다.

슈거플레이스가 운영하던 소셜커머스 슈거딜은 당시 오픈 4개월 만에 국내 25만개 온라인 사이트 중 상위 0.1%에 랭크되는 성과를 이뤘다. 이듬해 위메프에 흡수됨에 따라 박 대표는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위메프 창업자 허민 원더홀딩스(위메프 지주사) 대표로부터 인정받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합병 1년여 만인 2012년 4월 허민 대표는 박 본부장을 공동 대표로 임명하게 된다.

박 대표는 위메프가 소셜커머스의 후발주자인만큼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고심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시장에 파고드는 것보단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출혈경쟁은 언젠가는 끝나기 때문이다.

2013년 허민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단독으로 박 대표가 경영을 시작하자마자 그가 내세운 것은 '신경영'이었다. 2014년 1월 '위메프 신경영 선언'을 발표하고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것이 아닌, 고객의 재구매율을 회사 발전의 핵심 지표로 삼았다. 재구매율을 고객이 기업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봤다.

재구매율을 높이려면 일단 고객을 끌어들여야 한다. 박 대표는 고객 유입의 방법을 '가격'에서 찾았다. 소셜커머스를 찾는 첫 번째 목적은 가격이기에 이를 최대한 충족시켜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는 복안이었다. 치열한 업계에서 한 번 유입된 고객을 쿠팡, 티몬에게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최저가 보상제, 할인쿠폰 제공 등 가격 면에서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이는 매출 성과로 이어졌다. 고객 유입과 최저가 실현을 위해 적극 선제 투자한 결과 지난해 매출이 72% 급신장했다. 2014년 매출액 1259억원에서 지난해 2165억원의 성과를 이뤘다.

패션·뷰티 산업도 핵심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소셜커머스는 20~30대 여성의 유입률이 특히 많아 패션·뷰티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난 9월 위메프의 20~30대의 구매 비중은 약 64%로 이 중 여성 비율은 최소 39% 이상이다.

위메프 신사옥.ⓒ위메프

위메프 신사옥.ⓒ위메프


박 대표는 또 배송만족을 위해 기민하게 대응했다. 국내 실정에 맞게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으면서 최대한의 효과를 노렸다.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배송업체와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다.

CJ대한통운을 통해 익일 배송하는 위메프 플러스에 이어 최근에는 지역의 중소 택배업체와 협력해 '지금사면 바로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금사면 바로도착 서비스는 주문 시 구매정보가 배송차량에 전달돼 배송지와 가장 근거리에 있는 차량이 배송을 시작해 완료하는 서비스다. 오후4시까지 주문 시 당일 저녁까지 배송된다.

여기엔 데이터 분석이 배후에 자리잡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주문이 예상되는 지역을 사전에 파악한 후 배송차량을 인근에 대기시키는 방법이다. 각각의 배송차량은 이동식 물류창고 역할을 하게 된다. 물류창고에 투자를 집중하지 않고 수요가 높은 품목에 대해 초단시간 배송이 가능해진다.

최근에는 1인 가구 및 소가족 확대현상에 주목해 신선식품 직매입 전용 서비스도 오픈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저가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대형마트 고객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식료품 부문은 정기적인 구매가 이뤄져 충성도가 높기에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앱 방문자수 하락, 안정적인 수익모델 돌파구 확보는 숙제로 남아

박 대표가 단독 경영을 시작한 이래 여러 사업이 빛을 봤지만 고난도 많았다. 지난해 1월 채용갑질 논란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영업직) 사원을 11명 채용해 2주간 수습기간을 적용한 뒤 모두 불합격 통보를 내린 사건이다. 박 대표는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며 회원탈퇴 및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이는 당시 실제 순방문자수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방문자수 유지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영업적자가 심화된 것도 박 대표의 명암이다.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2014년 290억원에서 지난해 1424억원으로 급증했다. 소셜커머스 업계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양적 팽창과 질적 향상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위메프 모바일 앱 방문자 수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위메프 앱 이용자 수는 지난 6월 653만명에서 7월 626명, 8월 566만명으로 떨어졌다. 9월 회복되는 듯 했으나 10월 555만명으로 다시 뒷걸음쳤다.

앞으로 넘어야할 산도 있다. 쿠팡에 이어 최근 티몬도 오픈마켓 방식을 차용키로 결정함에 따라 소셜커머스의 수익모델에 대한 돌파구를 어디서 찾느냐가 관건이다. 위메프는 현재 유일하게 소셜커머스의 방향성을 유지하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박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위메프 관계자는 "쇼핑의 본질인 가격경쟁력에 집중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개선 , 새로운 동력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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