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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급물살③] 은산분리 완화...IT주도 은행 설립 긴요

조정래 변호사 "은산분리 IT기업만 예외 적용 등으로 규제해소" 필요
김상조 한성대 교수 "시작부터 리스크 내재…2년 유예기간 필요" 강조

유승열 기자 (ysy@ebn.co.kr)

등록 : 2016-12-04 06:00

카카오뱅크,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본인가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고 있지 않아 '반쪽짜리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제기한 문제점과 조언을 종합 정리했다.

◆조정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은산분리 완화 대상 IT기업으로 제한해야"

은행법에서 산업자본의 은행자본 지배를 규제하는 이유는 크게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하는 것을 막자는 것과 산업자본인 재벌이 은행까지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해 은행지분 보유한도 규제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까지로 규정한 것이다.

지난 9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지정 기준이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으로 상향됐지만 여전히 28개나 된다.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너무 많은 기업집단이 불필요하게 규제를 받는 것이다.

카카오와 같은 핀테크에 가장 친화적인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향후 자산 규모가 10조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특히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한 대상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전부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따라서 은산분리 완화 대상을 IT기업으로 제한하되, IT기업이라 해도 10대 기업집단은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또 하나의 은행'이 아닌 '또 다른 은행으로 인식'"


사회경제 리스크가 높은 은행업의 특징과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사태 등 과거의 경험은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었다. 시중은행은 저성장 침체기에도 여전히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한편 비대면채널 발굴 등 신규투자는 미비하다.

반면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강국들은 이미 자국 경계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마이뱅크'가 한국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결제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 점을 보면 외국 인터넷전문은행이 한국에 진출할 날도 임박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효과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결국 누가 주도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보유 문제는 성공의 첫 단추를 꿰는 전제조건에 불과하다.

출범에 앞서 제도적 차원의 해법 마련이 장기화될 경우 '또 하나의 은행' 출범에 그칠 수밖에 없다.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법 개정안, 특례법안은 조속한 논의를 통해 빠른 처리가 절실하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난항…당국 조급증이 부른 패착"

인터넷전문은행이 앞으로의 흐름을 선도할 분야라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중금리대출을 내세우지만 양사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총자산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이는 조급증이 부른 패착이다. 금융위원회가 국회 사정상 은행법 개정이 난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자 인터넷은행 설립을 병행한 탓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박근혜 대통령의 4대 분 개혁 중 하나인 금융개혁의 핵심과제다. 태생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정치적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과정에서도 출자자들간 협약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의혹이 남아 있다. 대주주 적격성 논란도 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KT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왔는데 (K뱅크에 대한)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금융당국이 본인가를 내주되,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레법을 제정하고 2년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 2년 동안 제대로 은행업을 공부한 이후에 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금융은 서두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김진홍 금융위 은행과장 "은산분리 예외적 완화하고 대주주 관련규제 강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여부는 창의적인 IT기업이 '대주주'로서 핵심 IT기술과 자본을 주도적으로 투자·경영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하지 못하면 또 하나의 기존 은행 인터넷뱅킹이나 자회사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은산분리 규제로 인해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적으로 경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4% 지분으로는 누구도 핵심 IT기술을 은행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IT기업이 은행 설립초기 확실한 경영권을 갖고 투자해 제대로 build-up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은산분리를 완화해주고, 대신 대주주 관련 거래규제를 시중은행에 비해 대폭 강화하면 된다.

혁신적 IT기업만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로 허용하되, 필요시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되지 못하도록 법제화하면 된다.

국회 의견 등을 반영해 대주주 신용공여, 대주주 발행지분 취득 제한 및 금지 등으로 대주주 거래규제를 대폭 강화할 수도 있다. 또 IT기업 대주주의 적격성을 반기마다 심사해 대주주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이행 충족명령 및 지분 처분명령을 내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