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부문 영업손익 올 3분기 직전분기 대비 적자전환
시장점유율 40% 달성 위해 선보인 '올뉴하이트'도 부진
'참이슬'로 소주시장 부동의 1위를 이끌어 온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맥주사업 때문이다.
급기야 올 3분기 하이트진로의 맥주부문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서며 빨간불이 켜졌다. 김 사장이 "올해 맥주 시장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고 맥주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받아든 성적표는 온도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0.9%, 19.5% 감소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맥주사업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맥주부문 매출은 올 3분기 5876억원을 기록해 직전인 2분기(6502억원)대비 9.6%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33억원을 기록했던 2분기에서 당분기 순손실 221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전환했다. 수입맥주의 공세와 올 초부터 장기화됐던 오비맥주의 가격인상설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주류업계에는 지난 10월까지 오맥주 가격인상설이 나돌면서 주류도매상을 중심으로 맥주 사재기가 성행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수입맥주의 공세를 방어하기도 쉽지 않다. 수입맥주 점유율은 2010년 2.8%에서 올해 10%까지 성장했다. 내년에는 수입맥주 비중이 주요 유통채널인 대형마트에서만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처럼 매섭게 치고 올라오는 수입맥주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김 사장이 꺼내든 반격카드는 3세대 맥주로 불리는 '올뉴하이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원료비중, 공법, 상표 등 전 부문에 걸쳐 '이름빼고 다 바꾼' 올뉴하이트를 2년 만에 리뉴얼했다.
김 사장은 "1~2년내 시장점유율 1위 탈환은 어렵겠지만, 30% 중반인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같은 목표는 말그대로 김 사장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실제 지난 7~8월 여름이 맥주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A편의점 하이트 맥주 매출은 지난 5월 15.5%에서 8월 6.4%까지 떨어지더니, 9월 들어선 -8.1%로 역신장했다. 이후 11월에는 -17.7%로 하락세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매출이 나오는 유흥업소 매출 비중은 대략 50%로 추정되며 2012년 이후 가정용 매출 비중이 유흥업소 매출을 넘어서며 점점 비중이 줄고있는 실정이다. 음식점 한 관계자도 "하이트 맥주를 먹지 않아 갖다놓지 않는다"며 "팔려야 가져다놓는데 안팔리는 제품을 굳이 가져다 좁은 냉장고를 채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하이트진로가 남아있는 '가격인상' 카드로 역전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1일부터 '카스'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올린 오비맥주에 이어 인상 시기를 검토 중이다.
그동안 가격인상설로 가수요가 발생한 오비맥주처럼 인상을 앞두고 하이트진로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내년 초로 가격인상을 미루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이트진로가 가격인상 전 시간끌기에 들어가면 국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30% 초반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산 맥주 시장점유율은 오비맥주가 62%, 하이트진로가 33%, 롯데주류가 4~5%정도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9개월 가까이 지속돼온 경쟁사의 가격인상설 때문에 3분기 내내 도매상에 진입할 수 없었던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며 "가수요가 누적되다보면 점유율이 많게는 10%까지 차이나는데 하반기까지 가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예상을 하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맥주부문의 부진으로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내년 시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면 나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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