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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편 이마트의 통합형 '프리미엄 슈퍼'...정용진의 선택은?

내달 20일 통합 프리미엄 슈퍼 '출발'...브랜드·컨셉·업태 성격 '고심'
물류통합을 시작으로 시너지 창출 기대...브랜드, 투 트랙 전략 갈 듯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6-11-03 00:01

▲ 지난 9월 그랜드 오픈 당일 스타필드 하남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EBN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프리미엄 슈퍼마켓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에 지난 9월 선보인 정 부회장의 첫 프리미엄 슈퍼인 'PK마켓'이 순항 중이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던 SSG 푸드마켓(청담·목동·마린시티)과 스타슈퍼 도곡점을 최근 이마트가 양수받아 다음달 20일부터 통합 운영에 들어갈 예정으로, 양적 확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스타슈퍼, SSG 푸드마켓, PK마켓으로 나눠져 있는 프리미엄 슈퍼 사업의 브랜드 통합과 상품, 매입구조, 가격 등의 브랜드 컨셉을 고심 중이다. 또 백화점과 쇼핑몰로 구분돼 있는 프리미엄 슈퍼마켓의 업태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현업부서에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하나로 갈 것인지, 기존 브랜드 중 하나로 통합할 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통합 브랜드 고민의 핵심 변수가 'PK마켓' 브랜드의 유지 여부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워펠리스에 있는 스타슈퍼는 별도의 리뉴얼 없이 SSG 푸드마켓으로 간판만 바꿔 달아도 별 문제가 없겠지만 PK마켓은 브랜드 자체를 새로 론칭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지출된 것이어서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상 PK마켓은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하면서 정 부회장이 차별화 포인트로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PK마켓 이름 자체가 피코크에서 파생된 것에서 잘 드러난다.

▲ 스타필드 하남에 문을 연 PK마켓 입구 전경ⓒ신세계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 그랜드 오픈 당일 "우리나라에는 사람들이 푸드, 신선식품을 진정성있게 체험할 수 있는 슈퍼마켓이 없었다"며 "노력을 많이 한 곳이 PK마켓인데, 가장 걱정이 많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다.

물론 SSG 푸드마켓의 작명에도 정 부회장이 직접 관여했다. 온라인 사업은 물론 오프라인 영역에서도 'SSG'를 간판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도 오빠의 뜻에 동의하고 SSG 푸드마켓 브랜드로, 백화점 최고급 식품관을 전형으로 해 성장시켜왔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통합이 별도의 새로운 브랜드로 갈 경우 마케팅 비용의 증가는 물론 고객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SSG 푸드마켓과 PK마켓, 두 가지의 브랜드의 병행체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K마켓과 SSG 푸드마켓의 출발선이 다르고, 고객 포지셔닝도 다른 상황에서 병행체제를 통한 외연 확장의 기회를 잡고 갈 것으로 예상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브랜드연구소 한 전문가는 "브랜드 작명시 가장 중요한 점은 상품, 서비스의 포지셔닝"이라며 "포지션의 핵심은 타깃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고객들의 경쟁사에 대한 생각, 그리고 내부직원들의 생각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한 PK마켓 내부 전경ⓒ신세계

같은 맥락에서 이마트는 프리미엄 슈퍼의 컨셉도 고민이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슈퍼가 PK마켓 하나에서 5개로 늘었다. 규모의 확장은 상품 매입구조나 가격에서 보다 유리한 지점을 잡고 간다고 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규모가 커지면 매입의 단가가 떨어진다. 상품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마진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마트 프리미엄 슈퍼의 컨셉 통합 필요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PK마켓과 SSG 마켓은 출발부터 컨셉이 달랐다. PK마켓이 피코크 키친과 프리미엄 슈퍼마켓 그리고 재래시장의 진정성을 결합한 서민형(?)이라면 SSG 푸드마켓은 백화점의 명품 식품관을 모태로 한 럭셔리 마켓이다. 같은 프리미엄 슈퍼이지만 타깃 고객층도 당연히 차이가 난다.

이마트는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할 것으로 보인다. 컨셉 통합에 앞서 물류통합을 먼저 시작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물류통합이 효율을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슈퍼의 성장을 위한 이마트의 고민 중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은 '업태의 결정'이다. SSG 푸드마켓은 백화점 업태로 신고가 돼 있다.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의무휴업 일수 제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 달 내내 한 번도 쉬지 않고 문을 연다. 설날과 추석 당일에만 쉰다.

PK마켓도 대형마트 규제를 받지 않는다. 스타필드 하남이 복합쇼핑몰이고 PK마켓은 쇼핑몰 입점업체여서 쇼핑몰 업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결국 신세계그룹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슈퍼는 신선제품을 위주로 판매를 하면서도 대형마트 규제를 모두 피해간 셈이다. 경쟁사인 롯데의 프리미엄 슈퍼가 롯데슈퍼 소속으로 대형마트 규제를 받아 의무휴업일을 지켜야 하는 것과 대비된다.

고민의 시작은 주인이 바뀐 데 있다. PK마켓은 물론 SSG 푸드마켓도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운영하게 됐다. 업태의 변경 요구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업태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월20일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업태 신고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며 "리뉴얼을 할 계획도 없어서, (업태 변경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 다른 관계자도 "업태에 대해서는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형마트의 규제 영역으로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SSG 푸드마켓과 스타슈퍼 도곡점을 신세계에서 이마트로의 양수 받으면서 통합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팀장은 수석 부장급의 실무 조직이다. 신설된 TFT에서는 가능하면 이 달 안에 브랜드 및 업태 등 프리미엄 슈퍼의 통합 운영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종 결정은 정 부회장이 하게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다음 달 20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운영을 해야하니 조만간 (통합방안의) 윤곽이 들어 날 것"이라며 "그룹내 프리미엄 슈퍼 사업을 이마트로 일원화해 경영효율화와 사업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