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3 | 29
9.8℃
코스피 2,745.82 9.29(-0.34%)
코스닥 910.05 1.2(-0.13%)
USD$ 1349.5 -1.5
EUR€ 1458.5 -4.3
JPY¥ 891.8 -0.9
CNY¥ 185.8 -0.4
BTC 101,573,000 1,723,000(1.73%)
ETH 5,120,000 51,000(1.01%)
XRP 886.3 4.5(0.51%)
BCH 810,800 32,100(4.12%)
EOS 1,525 5(-0.33%)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기자수첩]규제란 미명하에 국영화 된 금융산업

  • 송고 2016.10.31 10:40 | 수정 2016.10.31 11:08
  • 유승열 기자 (ysy@ebn.co.kr)

ⓒ

"최순실 게이트로 정부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니 금융권에 대한 감시가 느슨해진 듯 합니다. 금융권은 금융산업이 아니라 여전히 정부의 주도 산업이란 말도 나옵니다."

최근 금융산업은 또 다시 외풍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우선 과거 정부 관료 출신 및 당국의 낙하산 인사 투하와 대놓고 금융회사의 경영에 간섭하려는 모습들이 여과없이 비쳐지고 있다.

우선 최근 손해보험협회는 결국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인 서경환씨를 신임 전무로 선임했다. 지난 21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공석이던 협회 전무자리에 낙하산 인사로 내려앉은 것이다.

내부에서는 공석 기간이 길어지고, 정부 역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규제 강화를 천명하면서 자율경영 분위기가 다소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협회 내부에서는 내부 승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져 왔다. 그러나 기대는 허무함으로 끝났다.

앞서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건도 역시 낙하산 논란을 야기했다.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임됐고, 노조는 반발했지만 이후 흐지부지 받아들여진 모양새다.

또 한국증권금융에는 몇 개월전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상근감사로, 이어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가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조 감사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생명보험협회 신임전무에도 송재근 전 금융위원회 과장이, 은행연합회 전무에는 재정경제부·금융위 출신인 홍재문 전 한국자금중개 부사장이 임명됐다.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 여전히 금융권내 낙하산 릴레이 인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성과주의도 그렇다. 정부가 은행권의 연봉이 과도하다며 성과주의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금융회사 경영진들을 상대로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강권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내 공공기관에 대해서, 민영 금융회사들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말미를 주며 제도 도입을 강력하에 외치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거의 날치기 의결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한 상태다. 그러나 은행권은 노조가 총파업을 불사하며 강력 반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에 성과중심 문화 확산에 있어 경영상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는 이사회를 상대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적극 움직여 줄 것을 내놓고 강권한 셈이다.

민영 금융회사에 자율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이사회을 상대로 한 금융당국 수장들의 모습에 자율경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분위기다.

그런데 최근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다소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양상이다. 최순실씨 개인 한명이 국정 농단을 했다는 사실이 만 천하에 알려지면서 정부가 궁지에 몰린 상태다.

그러다보니 한때 차기 IBK기업은행장의 유력 후보군으로 지목되던 친박계 정치인 출신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야기는 거론도 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IBK기업은행 후임 인사가 당분간 장기화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낙하산 열차의 막차를 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것"이라는 "금융권에 한 자리 차지하려던 인물들은 일단 몸을 바짝 움츠리고 분위기를 봐가면서 기회를 보지 않겠냐"고 말했다.

금융권내 주요 현안을 둔 각종 법안 처리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성과주의 도입을 강권했던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전 국민들의 분노가 들끊으면서 금융노조와의 대립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노조와의 마찰을 빚고 있는 은행들도 작금의 사태를 지켜보며 추진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아울러 금융권에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 도입시키려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물건너가고 있다. IT기업 등 산업자본이 실질적인 대주주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묘연해지고 있다. 은행법 개정안 국회 상정을 위해 당국이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은행법은 뒷전이다.

일각에서는 "다른 것은 몰라도 최순실씨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조속히 추진시키도록 한 것은 금융권에 참 다행이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리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니 금융권이 규제산업이 아닌 정부산업이라 할만도 하다. 정부의 규제 안에서 영위하는 산업이 아닌 정부의 입 맛대로,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산업으로 보는 게 맞을 정도다.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척폐하겠다고 약속한지 2년 반이 넘어서고 있다. 농협금융 회장으로서 당국의 입김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던 임종룡 위원장은 선임 직후 금융권 자율경쟁과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것을 가장 먼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 상황을 보고 있자면 이쯤 되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였다고 믿게 된다.

정작 금융권의 혁신과 발전, 지속 성장은 물론 금융소비자들의 권익강화 등 모든 정책과 제도는 사람이 만든다. 때문에 정부도 결국 사람이다. 눈앞의 이익과 자리보전을 위해 행동하기 보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소신있는 모습을 우리 국민들은 바랄 것이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745.82 9.29(-0.34)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3.29 00:08

101,573,000

▲ 1,723,000 (1.73%)

빗썸

03.29 00:08

101,342,000

▲ 1,643,000 (1.65%)

코빗

03.29 00:08

101,410,000

▲ 1,632,000 (1.64%)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