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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주윤 닷 대표 "내일을 위해 사과 나무를 심는다고 생각"

  • 송고 2016.10.21 09:16 | 수정 2016.10.21 09:21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스마트시계 '닷 워치'로 시각장애인 지식 습득·일상생활 돕고…

점자 패드 '닷 패드' 등 출시로 핵팁기술 분야 자리매김 포부

김주윤 닷 대표(오른쪽에서 첫 번째).ⓒEBN

김주윤 닷 대표(오른쪽에서 첫 번째).ⓒEBN

"제가 하는 일은 내일 죽어도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구가 내일 멸망해도 오늘 사과 나무를 싶는다는 각오로 하고 있어요. 아이들 몇 명의 삶만 바뀌어도 이 일을 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고 있는 거죠. 이런 가치와 사회가 필요하는 가치가 양립이 되니까, 열정이 끊이지 않아요."(김주윤 닷 대표)

기업의 수익 실현과 사회적 책임은 별개의 범주로 여겨진다. 현실론을 따지는 많은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또한 비용이 투자되는 경영활동에 속하므로 이익이 선행해야 한다는 논지를 펼치곤 한다.

이처럼 다수가 불가피하게, 또는 당연하게 가는 길에서 비켜서 가는 기업이 있다면 주목해봐야 하지 않을까.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사업 기회를 찾는 기업 닷(Dot). 김주윤 닷 대표는 선한 목적을 지니면서도 누구보다 사업 성공을 확신하는 청년 창업자였다.

닷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시계 '닷 워치'를 만든 스타트업이다. 닷 워치는 시계 위에 손끝을 터치하고 있으면 6개의 점을 조합한 총 24개의 돌기가 물리적으로 변해 모든 문자와 숫자를 점자로 표현한다.

시각 장애인의 정보 획득이 가능한 하나의 플랫폼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 확인부터 각종 도형이나 수식을 구현할 수 있고, 점자교육, 전자책까지 활용 가능한 특징 때문이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알림 및 문자, 숫자로 된 메시지 정보를 점자로 간편히 확인할 수 있다.

김주윤 대표가 닷 워치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시각장애인들이 두꺼운 점자책으로 성경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다. 22권 분량에다가 부피까지 큰 점자성경을 읽으니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문제 의식을 가지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차별' 실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전세계 2억8500만 시각장애인의 문맹률은 95% 이상에 달하는 현실인데도 점자도서는 1% 미만, 특히 한국은 0.1%도 안되는 수준이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니 교육을 통한 직업기회의 상승 기회마저 차별당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전체 시각장애인 중 10%만이 직업을 가지고 있고, 기존 점자 리더기 등의 단말기는 200만원 이상에 달해 보급률이 5%대에 그쳤다.

이에 김 대표가 개발한 것이 닷 워치다. 이 같은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폭넓은 보급을 위해 '임팩트 있게' 저렴해야 했고, 또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기기여야만 했다.

김 대표는 "전북시각장애인연합회, 혜광학교 등 시각장애인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현실을 더 알게 되고, 내가 같은 상황이 됐을 때를 대입하게 되더라"며 "시각장애인들이 밖에 나가면 어려움이 많은데, 정말 바깥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기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점자를 모르는 시각장애인이 90%가 넘지만 '점자 숫자'는 많은 수가 읽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점자는 제일 처음 숫자부터 배우기 때문"이라며 "여기서 '숫자부터 표시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어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친구들 세 명과 닷 워치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크기를 줄이기 어려워 이동성이 떨어졌던 기존 점자정보 단말기 기술 '피에조 일렉트릭' 대신 일체화된 멀티 액추에이터 기술 등 30여개의 특허를 통해 기기를 대폭 경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가격 또한 기존 기기 대비 약 10분의 1인 30만원으로 상당한 절감을 이뤘다.

이처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혁신 제품이 나오자 출시 과정도 순조롭게 이어졌다. 닷 워치는 한국을 포함해 13개 국가에 약 350억원의 선주문을 받아냈다. SK텔레콤과 협업, 해외 40여개국에 제품 홍보를 펼쳤으며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도 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비콘(근거리 무선통신) 기술과 닷 워치를 연계해 지하철 내에서 점자로 이동 장소를 알려주거나, 열차 출발·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B2G(기업 대 정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닷 워치는 월 5000대 케파(생산규모)를 갖춘 국내 공장을 통해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내년 출하량에 기반해 120억원, 최대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닷은 기대하고 있다.

점자 단말기 사업으로 여기까지 온 스타트업은 닷이 유일하다시피 할 정도다. 기존 시장은 힘스(HIMS), 휴먼웨어(Humanware) 등 소수 업체의 영향력에 놓여있을뿐더러 기술 장벽 자체로 인해 진입하려는 업체가 매우 적었다.

김 대표는 "(신규 진입 업체가)비즈니스 사이즈가 안나와서 펀딩을 실패하거나 기술 개발에 돈이 많이 들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보고 이 일은 정말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학교나 NGO가 할 수가 없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벤처기업이 상용화 기술,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을 어떻게든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똑같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이 일은 주어진 소임과도 같아보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랜드 속에서 업종도 쉽게 변화하곤 하는 IT업계 속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장애인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기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뜻이었다.

김 대표는 "빅데이터가 뜬다고 해서 '한탕 해볼까' 하고 뛰어드는 건 문제가 있어요"라며 "특히 시각 장애인 단말기 업계는 기존 시장 구조를 깰 생각이 없어요. 저렴하게 만들 생각이 없는거죠. 저희는 닷 워치부터 닷 패드, 교육부터 공공건물까지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 자체를 디자인하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이런 생각을 하는건 저희가 유일해요"라고 말했다.

닷 워치를 통해서 점자를 배운 아이가 의사도 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의 삶을 재정의할 것이라는 게 그의 포부다.

닷은 닷 워치에 이어 점자 패드 '닷 패드' 및 점자 내비게이션, 차세대 VR햅틱 기기에 이르기까지 촉감 분야로도 확대 적용해 핵팁기술 분야의 글로벌한 첨단 기술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라는 기술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저가형 점자모듈 '닷 미니(DOT Mini)' 개발도 시작했다. 가난해서 학교를 다닐 수가 없어도 얼마든지 점자교육을 받고, 대학교육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다.

닷은 최근 출장을 통해 나이로비에서 파트너들을 만들었고, 박근혜 대통령 순방 당시 케냐의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했다. 제품이 아직 나오지 않는 벤처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8000대, 약 100만 달러 수출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 스타트업 대회에 나갔을 때 그는 김봉진 대표에게 "급하게 하지마라. 방향성이 맞는 거 같으니 천천히 해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닷의 방향성을 믿고 사업을 뚝심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우리나라를 뛰어 넘어 글로벌하게 기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고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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