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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대우인맥'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융화와 안정'으로 황금기 이끈다

4연임 성공한 증권가 장수 CEO…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쾌거'
대우출신으로 증권업계내 인적네트워크 막강...신성장 동력 확보 '불확실'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16-10-20 06:00

지난 3월 4연임에 성공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사진)는 대표적인 증권업계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오는 2018년까지 주어진 임기를 완료하면 10년 동안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10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유상호 사장에 이은 대기록이다.

▲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지난 2008년 5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 발탁된 후 4연임에 성공하며 10년간 최고경영자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증권업계에 폭넓게 포진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대우맨'들 중 한명이다.


부침이 심해 단명하기 쉬운 증권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인 대표이사직을 10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그의 비결은 내부 조직 융화 등 안정적인 회사운영이 비결로 꼽힌다.

특히 모 그룹인 교보생명의 오너인 신창재 회장이 고(故) 신용호 창립자의 바통을 이어받아 경영권을 쥐게 된 후 많은 시행착오로, 교보생명의 경우 권경현,장형덕,박성규 등 수 많은 대표이사들이 단명한 점을 감안하면 치열한 전쟁 속에서 생존해 온 셈이다.

4연임 성공의 배경으로는 그의 탁월한 경영 능력에 더해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가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 교보증권 대표로 첫 취임했다. 교보증권에 영입된지 3년만이다. 그가 취임한 당시에는 국내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권업계는 그야 말로 사면초가였다.

기업들의 도산은 물론 기업들의 부실로 인한 연쇄효과로 많은 금융기관들의 부실 도미노 현상도 나타났다. 증권사들 역시 경영난을 못 견디며 인력감축을 단행, 찬 바람 속 수많은 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인력감축을 하지 않았다. '직원과 함께, 같이' 성장하겠다는 그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이는 지난 2014년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는 달리 인위적인 인력감축에 부정적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추측이 적지 않다.

다만 그 당시 교보생명의 상장과 맞물려 유진그룹 등에 교보증권의 매각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김 대표에게 매각작업 또는 교보생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 수립을 위임한 것 아니었냐는 속설도 종종 제기됐다. 당시 교보증권의 매각가로 제시된 금액은 6500억원 이상으로 시장에서 평가한 금액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매각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었다.

또 다른 장수 비결로는 취임 후 단 한번의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사업구조를 꾸준히 다각화해 수익을 추구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의 인적 네트워크도 연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그는 정통 대우맨으로 IMF 외환위기로 부도난 대우그룹의 인맥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때 "대우증권 출신이면 얼굴도 보지 않고 뽑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대우증권은 인재 배출 양성소로 인정받았고, 그만큼 대우맨들의 이른바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의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란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증권업계내 대표적인 인물로는 강창희 전 미래에셋 부회장을 비롯해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통합되면서 대표이사직에서 용퇴한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전 흥국자산운용 사장이자 NH-아문디운용 대표인 한동주 사장, 이철순 와이즈에프엔 사장, 대우증권 전 사장을 역임한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사장 등이 있다.

더구나 최근 현대증권을 인수해 통합작업을 진행 중인 '통합 KB투자증권'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박종수 전 금융투자협회장과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이 대우맨들이다. 김해준 사장 역시 대우클럽의 멤버로, 증권업계내 적잖은 대우맨들이 포진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IB·FICC 등 핵심 역량에 집중…작년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기대
김 대표는 지난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최근 대우증권의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해 물러난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등과 함께 대표적인 '대우맨'으로 통한다.

그는 대우증권에서 투자은행(IB) 본부장, 법인사업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여년간의 대우증권 생활을 마치고 IB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2005년 교보증권으로 이직했다. 2008년까지 교보증권에서 IB 본부장, 프로젝트 금융본부장 등 요직을 맡았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IB 투자본부장에서 이른바 '소방수' 역할로 대표이사직에 전격 발탁됐다.

말 그대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첫 해는 경영여건이 혹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변의 증권사들은 인력감축으로 뒤숭숭했고,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시름에 빠지는 등 국가적으로 혼란했다.

그러나 그는 단 한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품었다. 오히려 '어려울 때 직원과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며 '융화'를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4연임과 조직원들의 충성을 이끌어 냈다. 또 그의 노력은 실적향상이란 결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교보증권은 78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1949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그가 취임한 이후 꾸준히 강화해 온 채권·상품·외환(FICC) 사업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SF)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고른 성과였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0.72% 증가한 4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기록했던 순이익을 상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ROE(자기자본이익률)도 13.4%를 기록하며 대형사들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랐다. 전체 증권사의 평균 ROE가 약 6%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효율성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새 수익시장 창출과 새롭고 명확한 비전 제시 미흡

김 대표는 4연임을 확정된 직후인 지난 4월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수익구조 다변화 및 안정화,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그리고 고객 니즈 선도 금융솔루션제공 등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2020년 고객자산 50조원, ROE 상위 5위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이미 제시한 목표를 상당 부문 달성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비전 수립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ROE 11.5%로 업계 3위 자리에 올랐다. 고객자산 잔고도 작년 말 기준 43조8000억원으로, 5년 후인 2020년에는 50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중장기 전략으로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대표의 새로운 과제가 부여된 대목이다.

교보증권은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지난 6월 해외주식서비스를 오픈했고, 신성장동력으로 해외채권 단일부서를 만들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 투자자들에게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인하우스 헤지펀드 등 신생 먹거리를 적극 발굴해 수익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