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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의 流통발] 복합쇼핑몰 4.0시대...코엑스몰을 되 살리려면

  • 송고 2016.10.17 06:00 | 수정 2016.10.17 09:36
  •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김지성 생활경제부 유통팀장ⓒ

김지성 생활경제부 유통팀장ⓒ

서울 삼성동 159번지 일대에 자리잡은 코엑스몰은 2000년에 문을 연 국내 복합쇼핑몰 2.0시대의 대표주자였다. 잠실주경기장의 15배에 달하는 3만6000여평의 크기의 거대한 지하 속의 또다른 도시였다.

작은 다양한 판매공간, 음식점, 영화관, 은행, 병원, 서점, 아쿠아리움 등 대형시설이 집적돼 조성된 아시아 최대의 지하복합단지로 몰링소비의 교과서로 불리기도 했다.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도시민들에게 휴식과 만남 등 문화장소로의 역할을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한 때 강남상권의 핵심축이자 신세대 상권을 대표하는 몰링소비의 한 추축이었던 코엑스몰의 상인들이 "장사가 안 돼 못 살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지난 2013년 3000억원 가량을 들여서 리모델링을 하고 난 이후의 일이다. 기존 매출의 절반가량 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주장이다.

신세계가 지난 9월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 등 소위 복합쇼핑몰 4.0 시대로의 진화시기에 코엑스몰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연간 200회 이상의 전시회가 열리고, 하루 유동인구가 20만명이 넘는 매머드급 상권이었던 코엑스몰이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친 2014년 11월 재오픈 이후 상권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창업전문가인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대표는 리뉴얼 이후 '광장의 소멸'을 상권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봤다. 2호선 삼성역에서 내려 무역센터 빌딩인 트레이드 타워로 가는 지상층 광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동선이 시작되는 코엑스몰 입구는 한 때 만남의 장소였으나 입구 광장 자체가 사라져 이제는 그저 통로일 뿐이고, 입구쪽 레이 아웃이 바뀌면서 광장쪽 라인에 접한 가게의 간판조차 보이지 않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240개 정도의 중소형 매장들이 영업 중인 코엑스몰은 리뉴얼 이전의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골목풍경도 사라졌다. 홍대를 찾는, 가로수길에 열광하는 젊은 소비층의 니즈와는 많이 달라진 셈이다. 또 작품같은 의자는 편안해 보이지가 않아 담소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게 만들었고, 코엑스몰 내부는 전체가 동일한 칼라와 단순한 동선 구성을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싫증이 난다"고 표현했다.

그는 "대형쇼핑몰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라며 "(코엑스몰이)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는 거대한 쇼핑몰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기보다는 주눅들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단순한 칼라, 스토리텔링의 부재 속에 고급스러운 브랜드만 가득해 가성비 높은 실속소비를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동떨어진 분위기"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코엑스몰이 옛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다신 한 번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결론이다.

이곳 상인협회장인 김명락 회장도 이 같은 진단에 동의한다. 김 회장은 "젊은이들이 오던 게 없어졌다"고 말한다. 과거 코엑스몰의 임팩트가 떨어진 이유로 주요 상업시설의 변동을 꼽는다. 과거 이곳에 사람들을 모이게 했던 서점 반디앤루니스와 대형문구점 링코가 대체됐거나 1층으로 올라가면서 유동인구의 감소를 야기했다는 설명이다.

또 연인들이 많이 찾던 메가박스 영화관과 초등학생 등 학생들의 견학이 많았던 아쿠아리움이, 경쟁 영화관과 수족관이 생기면서 과거에 비해서 집객효과가 떨어진 것도 상권 위축의 요인으로 봤다. 김 회장은 "K-뷰티존 같은 가장 핫한 아이템을 모은 집객시설을 만들고, 한류에 열광하는 아시아 일대의 젊은층들이 찾아 올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체험에서 나오는 조언을 했다.

코엑스몰이 위치한 삼성동 일대는 서울 최대의 마이스(MICE, 대규모 국제회의·전시·박람회 등 관련산업)·업무 복합 상권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제업무교류지구 조성이 완료되면 코엑스-현대차부지-잠실운동장으로 이어져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국내 명문 유통가인 신세계가 상권 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곳의 운영권을 거액을 들여서 확보하려고 하는 이유도 성장 잠재력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무역협회와의 협상은 아직 진행중이다. 운영권 협상의 결론이 어떤 식으로 나오든 이곳 상권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은 당면한 현실이다.

김 회장의 "키워서 잡아 먹으라는 이야기이다. 수수료 매장인데, 전체 상권 살려서 수수료를 더 가져가라는 것"이라는 주장 속에, 코엑스몰의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차기 운영 주체가 코엑스몰의 전성기를 일구었던 이곳 상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지적돼 온 리모델링의 문제를 겸허히 받아들여 이번에는 '재변신에 성공'한 몰링소비의 교과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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