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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 금융감독원의 쇄신

  • 송고 2016.10.09 06:00 | 수정 2016.10.12 09:11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1999년 4개 금융기관(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을 합쳐서 만든 금융감독당국입니다. 원래 네 개 감독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같았습니다. 금융사가 망해 공적자금(세금)이 투입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 감독하는 것이 주 업무였죠. 단지 감독대상 시장이 달랐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은행,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시장이 유기적으로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감독하려면 감독기구도 합쳐야 한다는 것이 통합론의 명분이었습니다.

전체 1900명 중 은감원 출신 250명, 증감원 200명, 보감원 150명, 기금 100명, 경력직 400명, 공채 80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중 은감원, 증감원, 보감원 출신자들은 내부 역학구도를 형성하는 메인 세력이기도 하죠. 출신별로 불꽃 튀는 경쟁의식이 남아 있다 보니 본부 임원이나 국실장급 인사 시즌에는 자리를 놓고 경합이 치열합니다. 같은 업권 감독기구 출신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문화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출신에 따라 이들 그룹의 문화가 판이하게 다르다고 합니다. 출범한 지 17년이 지난 금감원이지만 출신 산업의 속성이 관련 종사자의 행동 양식까지 오랫 동안 지배하는 경우라 할 수 있겠죠.

일단 은감원 그룹은 중앙은행에서 분리된 한국은행 출신자들로서 자부심이 넘치는 계파라고 합니다. 금융산업의 핵심이자 견인차 역할을 했던 은행의 권위를 함께 부여받은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특히 금감원으로의 통합 당시 가장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곳이 은감원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은감원 직원들은 한은에 입행해 중앙은행 직원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재무부로부터 오랫동안 독립을 주장해온 한은의 전통이 마인드에 뿌리깊게 박혀있었다고 합니다.

한은 사람들의 권위의식이 높을 수 밖에 없었던 데는 금융시장의 중심이었던 은행에 대한 감독·검사권을 가진 은감원이 한 몸체였기 때문이었다고 보는 쪽이 많습니다. 은감원 출신은 아직까지도 금감원 전체 직원중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출범 후 배출된 국장 40%가량이 은감원 출신이기도 합니다.

끈끈하기로는 보감원 출신 그룹을 따라잡을 곳이 없다고 합니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탄탄한 이너서클(inner circle) 중 하나라고 합니다. 보험산업의 근간인 영업이 인간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관계 기반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니다.

특히 보험업은 고객과의 관계 형성까지 오랜 시간과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에 자칫 감독기관과의 부정적인 이슈가 영업으로까지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산업입니다. 이같은 보험 산업의 문화가 감독기관에도 영향을 준 셈입니다.

증감원 그룹은 그룹이라 말하기엔 어색할 정도로 파편화됐다고 합니다. 매일 매일 시황에 따라 시장이 다르게 움직이는 증권업 속성이 영향을 준 탓일까요. 상황과 메리트에 따라 순발력 있게 관계를 형성하는 그룹이라고 합니다.

사실 증감원은 은감원이나 보감원과 같은 다른 금융감독기구와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증감원의 업무는 증권사와 투신사를 감시하는 것보다 주식, 채권시장 관리, 감독하는 것이 더 중요한 업무였으니까요. 은행, 보험사가 문을 닫으면 국가에서 일정 예금(예금자보호)을 대신 지급해주지만 증권사는 국가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투자손실 책임은 어디까지나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증감원 관계자들은 "증권업은 관계보다 전문성이 우선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은행과 보험의 경우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업무감독이 기능의 중심이 돼 있지만 증권의 경우 이같은 업무 이외에도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증권시장의 공정거래 질서 유지와 상장기업들의 공시관리, 기업 직접금융조달 지원 등 보다 다이나믹한 시장에서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의존한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쯤 되면 파벌을 형성할 틈이 없다고 봐야 될까요.

반대로 전문성도, 챙겨주는 라인도 없는 신용보증기금 출신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받다보니 인사 등에서 주목받을 일이 적다고 울상입니다.

금감원내 내부파벌 싸움이 금융감독 선진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큰 장애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의 전문성보다는 내부파벌의 이해관계가 우선되는 경우가 그동안 많기 때문에 나오는 지적입니다.

금감원이 조직문화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내부 3대 숙제인 인사적체, 외부청탁, 전문성 강화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예전에는 금융회사 감사로 나가는 인원이 20여명 정도여서 인사 숨통을 트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그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편법과 불법 사이에서 판별할 수 없는 외부청탁 문제도 고질적인 병폐입니다만 김영란법 실시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보입니다.

금감원의 전문성 강화도 서둘러야 합니다. 단적인 예로 시장 플레이어인 금융사들의 역동성과 정보력, 경쟁력은 더 커지는 데 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금감원은 구시대적인 감독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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