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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기자의 부동산 이야기] 테라스 하우스의 환상

  • 송고 2016.10.06 00:01 | 수정 2016.10.06 06:45
  • 신상호 기자 (ssheyes@ebn.co.kr)

캠핑 같은 여유로운 삶 강조하는 테라스 아파트 견본주택관

자재 구입, 청소, 층간소음 등 감내해야 할 조건 만만치 않아

EBN 생활경제부 신상호 기자.

EBN 생활경제부 신상호 기자.

'아이들은 정원에서 마음껏 뛰놀고, 아빠는 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숯불에 고기를 굽는다. 엄마는 꽃과 화초에 물을 주면서 환히 웃는다.'

요즘 테라스 하우스 아파트를 분양하는 회사들이 그려내려는 이미지입니다. 특히 그 이미지는 견본주택관에서는 더욱 뚜렷해집니다. 언제나 그렇듯 견본주택관은 사람의 환상을 현실화합니다.

제가 다녀본 테라스 아파트 견본주택관은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 비슷한 구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고급재의 나무바닥, 테라스 한켠에는 아이들이 뛰놀법한 모래 사장, 캠핑 분위기를 연출하는 테이블도 있고, 역시나 야외용 그릴도 있습니다. 텐트를 설치한 곳도 있었습니다.

견본주택관의 테라스는 그런 연출을 통해 "항상 집 안에서 캠핑과 자연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세요"라고 조용히 속삭입니다. 이런 마케팅 덕분인지, 최근 청약 접수를 받는 테라스하우스는 대부분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입주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삶이 가능할까요? 사실 테라스는 그냥 넓은 발코니입니다. 사실 1970~90년대 지어진 아파트 발코니에서도 그런 연출은 가능합니다. 발코니가 아파트에 사셨던 분들은 아실 겁니다. 발코니가 어떻게 활용돼 왔는지.

적어도 그 발코니에서 캠핑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셨던 분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대게는 이불을 널거나, 못쓰던 가전제품을 넣어놓는 제2의 창고 같은 용도로 활용했지요.

견본주택관의 테라스에 들어가는 나무바닥, 테이블 등은 모두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만든 것이지, 입주하면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게 아닙니다.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나무바닥, 테이블, 그릴 등등 모두 구입해야 합니다. 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기분을 내기 위해 그런 것들을 모두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또 있습니다. 행여나 고기를 굽거나 아이들이 테라스를 뛰논다면 당장 옆집, 아랫집에서 '민원'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초를 기른다고 하면, 당연히 여름에는 아이들 대신 벌레들이 뛰놀게 될 겁니다. 주기적으로 테라스도 청소해줘야 합니다. 청소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야외 청소는 실내 청소보다 더 많은 노동력을 요구합니다.

요즘 1~2층 중심의 저층 테라스들도 많이 나오는데, 도난 방지 시스템이 있다고 하지만, 좀도둑도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감내해야 '테라스 라이프 스타일'이 완성됩니다.

그런 부지런함이 없다면, 테라스 역시 이불 빨래 널어놓고, 못 쓰는 가전제품 넣어놓는 창고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꿈과 같은 삶을 누리기엔 감내해야 할 현실적 조건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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