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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DOWN 365] 현장경영 전도사,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의 "우문현답"

취임 30개월...저성장 기조 유통업서 백화점 매출 성장 '이끌어'
신규출점 제동 등 경영환경 악화·영업이익률 하향세 지속 '난제'

김지성 기자 (lazyhand@ebn.co.kr)

등록 : 2016-10-05 06:00

▲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롯데백화점
'우문현답'.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 2014년 4월 취임 직후 임원과 점장을 대상으로 한 상견례 자리에서 한 말이다. 우문현답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줄임말이다. 이는 이 대표가 백화점 본점장 및 영업본부장으로 지낼 때부터 현장근무자들에게 전달하던 내용이기도 하다. 현장경영의 전도사라고 불리는 이 대표에게 걸맞는 취임 일성이다.

이 대표의 현장경영은 1981년 롯데백화점 공채입사 후 롯데맨으로 일하면서 부각된 '성실함'의 다른 표현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점장시설, 양복에 운동화를 신고 다니며 1층부터 9층까지 하루에 2~3차례 걸어다니며 현장을 꼼꼼히 살폈던 '성실함'이다.

또 이 대표의 현장경영은 35년간 근무하면서 롯데가 오너의 DNA를 자연스레 체득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현장경영 예찬론자이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 날(9월30일), 신 회장은 롯데백화점 본점 등 계열사 매장들을 2시간여 동안 둘러보며 현장에서 '경영 정상화'의 시동을 켰을 정도다. 그 자리에 동행한 이가 신동빈 체제의 대표적인 세대교체 주자로 알려진 이원준 대표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지난 2012년 자사 백화점을 불시에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으로 화제였다. 조직 내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신격호 총괄회장은 주말에 운전기사만 대동한 채 전국각지의 롯데백화점 매장을 방문했다. 2012년은 대기업의 신규출점 등을 제한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시행의 여파로 백화점의 위기가 가속화되는 시점이었다.

오프라인 유통의 맏형인 백화점은 2012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시장에서 먼저 알아챘다. 시장에서 2011년 7월, 51만1000원까지 올랐던 롯데쇼핑 주가는 2013년 4월, 40만9500원으로 20% 이상 빠지더니 이원준 대표가 롯데백화점 대표로 취임한 2014년 4월에는 33만3000원으로 내려 앉았다. 롯데백화점을 주력으로 한 롯데쇼핑은 롯데홈쇼핑·롯데마트·편의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 체제가 들어선지 2년이 넘은 지난 9월 롯데쇼핑의 주가는 20만4000원을 기록했다. 취임 당시에 비해 40% 가까이 떨어졌다. 백화점의 퇴조 기류가 넘실대던 지난 30개월여 동안 롯데백화점의 이원준 대표는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시장의 평가와 기대도 조금씩 살아났다.

▲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외관ⓒ롯데백화점

◆유통 무한경쟁...전시관 행사 성공 기반 '스마트한 변신'

이 대표는 유통업체들의 무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2015년부터 진행한 대형 전시관 행사를 성공적인 사례로 꼽는다. 지난해 모두 4번 진행됐던 행사에서 40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새로운 유통모델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또 경기불황으로 재고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트너사에게도 대규모 행사로 재고 소진의 기회를 만들었다.

지난 3월에는 새로운 유통채널인 '엘큐브' 패션 전문점을 업체 최초로 홍대에 오픈했다. 전문점은 한정된 종류의 상품을 특화해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매점이다. 이미 일본 이세탄 백화점에서 이같은 전문점을 2012년부터 운영했다. 이세탄 백화점은 일본 전역에 전문점을 113개(2015년 기준)나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전문점 진출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본다. 홍대에 1호점에 이어 하반기, 주요 상권에 추가 오픈을 계획 중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쇼핑하는 고객들을 위한 옴니채널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픽 서비스·모바일 DM·스마트 쿠폰북·비콘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 수단인 L.pay(엘페이)를 백화점 전점에서 사용하도록 해 결재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3D 발사이즈 측정기'는 7월에 도입했다. 업계 처음이다. 고객의 발사이즈를 2초 안에 3D 랜더링해 정확한 발사이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술로 고객에게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거나 수제화를 제작하는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8월에는 '스마트 테이블'과 '스마트라커'를 도입했다. 스마트 테이블은 대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쇼핑 정보를 손쉽고 재밌게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 라커는 라커 내부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냉장 보관이 필요한 신선식품 보관이 가능하다.

10월에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스마트 쇼퍼' 서비스도 도입했다.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없이 단말기를 사용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의 체질과 문화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취임 후 정도경영·현장경영 등을 화두로 삼아서 '윤리기획팀'을 윤리경영부문 내에 신설했다. 윤리·정도경영과 관련 정책 추진을 위해 정도경영위원회도 설립했다. 이 대표가 위원장이다.

법인카드의 부당한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결제 업종 및 사용시간 제한 기능이 있는 '클린카드' 도입은 윤리경영의 한 예다. 업무 수행과 관련이 적은 유흥·레저·오락 분야 등의 업종에서는 법인카드 결제가 되지 않도록 했다.

현장경영의 일환으로 취임 직후인 2014년 6월, 본사의 비영업 부서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350여명 중 60여명을 일선 점포로 내보내는 비정기 인사도 단행했다. 기존 직원의 20%나 되는 매장 관리 실무자급 인원을 현장으로 발령냈다.

지난해에는 점포 조직도 개편했다. 잡화팀장·여성팀장 등 상품군에 따라 관리형으로 분류돼 있던 영업팀장을, 각 층을 담당하는 실무형 플로어장으로 전환했다. 관리조직을 슬림화한 대신 많게는 두 배 가량의 인원을 현장으로 증원·배치했다.

◆영업이익의 하락 또 하락....이익률 6% "물러설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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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리더십은 이원준 대표체제 3년차에 들어서, 롯데백화점 매출 성장의 기대를 만들었다. 시장에서 롯데백화점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나섰다.

지난 몇년 동안 신규 출점의 어려움으로 31개점을 유지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으로서는 디테일의 변화에 따른 '내실 다지기'의 성과를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삼성증권에서는 올해 롯데백화점의 매출을 8조9430억원으로 예상했다. 취임 첫 해였던 2014년 8조437억원의 매출에 비해 11% 이상 올라간 성적을 전망했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매출(8조325억원)에 비해서도 두자릿 수 성장률을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4조9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백화점의 경우 연말특수가 반영되는 4분기에 최고 실적을 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9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롯데백화점은 기존점 매출 2.6% 증가와 판관비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10.4% 늘어났다"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여 연구원은 이어 "국내외 롯데백화점의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7월~8월 롯데백화점 부문의 기존점 성장률이 3%대로 회복되는 등 백화점 실적은 상대적으로 호조였다"고 분석했다. KTB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3분기 롯데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은 3% 수준으로 양호한 실적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호실적 전망이지만 이원준 대표의 롯데백화점이 아직 풀지 못한 난제는 남아있다. 수년째 지속된 영업이익의 하락과 이에 동반한 영업이익률의 하향세다. 반전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2013년 롯데백화점은 69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8.6%였다. 하지만 이원준 대표 취임 첫 해인 2014년, 6025억원의 영업이익에 영업이익률도 7.5%로 떨어졌다.

이원준 대표체제 2년차인 지난해에는 6.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포인트 내려 앉은 수치다. 이 해 영업이익은 5131억원이었다. 올해도 영업이익률의 하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은 5433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 가까이 오를 전망이지만, 영업이익률은 6.1%로 하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남 연구원은 "롯데백화점 등의 수익성 둔화는 인구구조변화와 저성장으로 국내 소비환경과 소비행태가 변화고 있기 때문"이라며 "(롯데쇼핑) 주력 사업부의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