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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의 인사이트] 의약품 위탁생산…책임까지 위탁 없어야

  • 송고 2016.08.19 06:00 | 수정 2016.08.19 06:33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생산 효율성 높아 위탁생산 맡기는 경우 잦아

문제 발생하면 비난의 화살 위탁업체에 돌려

ⓒ

#.애완견을 키우는 박상훈(가명)씨는 휴가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휴가지에선 제약도 많고, 비용도 부담이었다. 박씨는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마음을 모아 휴가를 떠나지 않는 안석민(가명)씨에게 애완견을 맡기기로 했다. 애완견을 데리고 휴가를 떠나는 비용의 절반 가격에 모든 일이 해결됐다.

박씨가 휴가에서 돌아왔을 때 애완견은 산책 도중 교통사고로 죽은 뒤였다. 박씨는 이전에 가졌던 안씨에 대한 고마움이 분노로 돌변했다. 안씨는 위탁 관리 소홀의 책임을 지고 박씨에게 사과와 배상을 해야했다. 교통사고 차량과의 분쟁도 안씨의 몫으로 남겨졌다.

박씨와 안씨의 사례에서 보듯, 여름철이면 애완견 위탁 문제로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살아 숨쉬는 생명체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의 어깨에 지우는 것은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만 아직 '내 손을 떠나면 책임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위탁'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책임의 무게는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된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제약업계의 '분위기'와 '구조'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의약품이 한 업체에서 대량 생산돼 포장지와 이름만 달리해 시장에 나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위 제약사들은 주력 품목군에 따라 대략 5~10개 중소 제약사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1개의 의약품에 집중하는 중소 제약사에 위탁할 경우 생산·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자사의 제품과 생산라인이 같은 중소 제약사에 위탁을 맡기면 생산에 대한 부담감은 줄이고 자사의 탄탄한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통에 나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즉,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시럽제, 연고류 등 임상 허가 부담이 적은 일반의약품부터 주사제, 천식치료제 등 제네릭(복제약) 전문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위탁 제조가 이뤄진다. 메이저 제약사는 광고·마케팅에만 주력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이는 제네릭 위주의 산업구조가 만들어낸 그림자이기도 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제약사들은 기다렸다는듯 똑같은 약을 시장에 쏟아 붓는다. 성분과 제조기술은 모두 유사하다. 수십개의 약들이 옷만 다르게 입었을 뿐이다.

최근 업계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A제약사는 위탁을 맡긴 항생제 주사제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되며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위탁업체가 위생시설 미비, 의약품 제조관리 위반 등으로 A제약사와 동일한 성분의 항생제 주사제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불똥이 튄 것이다.

한순간에 주요 제품 판매가 금지된 A제약사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위탁생산은 불법이 아니고, 제약업계에서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다수가 취하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버거울만 하다.

문제는 '우리가 만든게 아니니 책임이 없다'는 태도다. A제약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생산과 관리를 모두 위탁업체에 맡겼지만 최종적인 책임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수익은 내 주머니로, 책임은 남의 손에 넘기는 인식은 최종적으로 약을 소비하는 우리에 대한 책임마저 외면하겠다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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