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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의 인사이트] 개인정보 가치와 피싱사기의 함수

  • 송고 2016.08.05 06:00 | 수정 2016.08.05 06:18
  • 이소라 기자 (sora6095@ebn.co.kr)

인터파크 1030만명 고객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

2008년 사회적 충격 줬던 '옥션사태' 재판

이소라 생활경제부 유통팀 기자.ⓒ

이소라 생활경제부 유통팀 기자.ⓒ

#1. 20대 후반 A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기뻐한다. 수백번의 탈락끝에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회사는 A씨에게 ID카드 발급과 급여 지급 등의 사유로 금융 정보를 요구했다. 살얼음 같던 일상에서 잠깐의 행복을 느꼈던 A씨는 곧바로 '피싱사기'임을 직감하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2. 30대 초반의 B씨는 늘어나는 학자금 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한달 50만원의 월세와 10만원 공과금까지 더하면 삶은 더 팍팍해진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권 대출을 꿈꿀 수 없던 B씨는 간단한 정보만으로 큰 돈을 빌려준다는 한 통의 문자에 솔깃해버렸다.

이 사연들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보이싱피싱' 피해사례다. 이처럼 지갑이 얇은 서민들을 유혹하는 악질 범죄는 더욱더 진화하고 있다. 서민들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물질적 가치를 환산하기 어려운 '나' 개인의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가치'라는 말은 그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를 의미하는 단어다. 철학적으로는 그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해 지니게 되는 중요성 또는 인간의 요구나 관심의 7대상, 목표가 되는 진·선·미 따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점에서 우리의 '개인정보'는 참으로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나보다. 한 개인의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집주소 등 한낱 숫자나 문자의 나열에 불과한 이 정보들이 늘 범죄의 표적이되니 말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피해자들 모두가 20대 A씨처럼 순진하고, 30대 B씨처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치부해버릴 수 있는 문제일까.

인터파크는 최근 1030만 회원의 정보를 해킹당했다. 회원의 성명, ID, 이메일주소, 집주소, 전화번호가 노출됐다. 이들은 인터파크에 이 정보를 담보로 거액을 요구해왔다. 인터파크는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두달간 내부적으로 경찰 수사를 진행하던 인터파크는 지난 7월 25일 언론보도로 사건이 공론화되자 얼마전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주민번호 등 '진짜' 중요한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으며,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인터파크 회원들 역시 생각보다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내 개인정보는 이제 공공정보'라는 우스갯 소리도 수없이 나왔다. 과거 여러번 비슷한류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으며 그 가치의 소중함에 무뎌진 것이다.

멀리는 지난 2008년 전자상거래사이트 옥션이 해킹을 당해 회원정보의 파일을 유출한 사건, 가깝게는 2014년 정보통신업체 KT가 해킹을 당해 고객 정보를 유출시킨 사건도 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개인 정보 보관의 책임을 배상하는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냈다. 우리 모두가 개인 정보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해킹조직들이 각 분야 국내 최대 업체들에 이처럼 대범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데는 개인정보가 가지는 상당한 가치 때문이다. 우리가 접촉한 적 없는 보험, 교육, 카드 등의 각종 사업체에서 걸려오는 전화들을 받고있자면, 내 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얼마의 가치에 팔렸을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기자가 편안히 의자에 앉아 개인정보의 가치를 이렇게 생각만 하고있는 동안 결과가 정해진 기나긴 싸움을 다시 시작하는 이들이 있다.

서울YMCA는 지난 1일 인터파크 대표이사와 개인정보관리책임자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의 권익 침해 정도가 막대하다는 판단에서다.

인터파크 정보유출 피해자 77명도 집단소송에 나선다. 법률 대리인은 KT 개인정보유룰 사태 당시 '100원 소송'으로 유명세를 탄 법무법인 '평강'이 맡는다. '7700원 소송'으로 다시 한 번 법적 싸움을 시작한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들은 내 개인정보의 가치가 얼마나 비싼지 알고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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