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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형 알파고, 한국형 포켓몬 고" 언제까지 도돌이표?

  • 송고 2016.07.21 17:31 | 수정 2016.07.21 17:31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니 "한국형 알파고를 만들겠다", 포켓몬 고가 뜨니 "한국형 포켓몬 고 제작도 꿈은 아니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미디어를 접하는 한국인들에게 연이은 데자뷰 현상을 경험시켜주고 있다.

오죽하면 네티즌들이 "둘리 고 곧 나올 듯", "이제 한국형 포켓몬 고에 얼마 예산 쓴다고 기사 나오겠다", "한국형 알파고가 5년 안에 만들어질까" 등 숱하게 경험했던 바에 근거해 다양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형'이라는 말 자체가 독창성에서 이미 점수는 깎고 시발점을 밟는 것이다. 발빠른 추격자가 돼 원조 상품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곤 하지만, 전문기술은 심화되고 각 이종 기술을 결합한 융합기술이 등장하는 판국에 한국형의 무언가를 만든다는 자체가 요행, 인기에 편승하겠다는 의지를 시인하는 셈이다.

결국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의 부재다. 포켓몬 고는 IP(지적재산권)라는 또 다른 요소가 있긴 하지만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이 드문 한국에서는 포켓몬 고가 만들어질 수 있는 토양 자체가 척박한 상황이다.

AI(인공지능) 기술도 열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이 출원한 AI 관련 특허는 총 306건으로 전체 1만1613건의 3%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6121건, 2981건 특허를 출원했다.

'ICT 강국'이라는 수식어를 뒤돌아볼 때가 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SW 분야는 HW(하드웨어) 기술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고 있다.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도 구글에 비하면 소프트웨어 역량이 100분의 1 수준이라고 자아비판을 할 정도다.

기초 토양부터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저가 수주가 이어지고,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은 일감 수요가 불안정하니 실무처리 인력을 급하게 쓰기 위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서 경력직 위주로 인력을 채용한다.

수직적인 하향식 방식의 기업문화도 SW 인력이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힘든 문제를 빚고 있다. 제조업과 같이 규모의 경제 방식, 위에서 기획과 자금을 투입하면 직원들은 빠른 시간 내에 그에 따른 성과를 도출하는 인식이 보편화된 기업문화에서 SW 경쟁력이 생길리 만무하다.

구글은 2001년부터 약 280억 달러(약 32조원)를 AI에 투자해 왔다. 미국 정부는 AI 관련 R&D 정책을, 미국 대학들은 산학연 연계를 통해 AI R&D를 착실히 진행하면서 '소프트웨어 하기 좋은' 미국의 환경을 만들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의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기업, 조직문화는 숱하게 언급되고 있다.

환경을 조성하면 열매는 저절로 열린다. 현재 시행하는 SW 조기교육과 같은 제도는 좋다. 더 나아가 SW 산업의 백년대계가 될 장기적인 전략의 수립, 기존 폐단을 빚었던 시스템을 개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단기간의 벼락치기에 몰두해 '한국형'의 무엇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닌, '한국'의 이것을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들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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