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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의 산산조각 産山造閣] "3색의 보험사 경영자들...그럼 뭣이 중헌디?"

  • 송고 2016.06.18 06:30 | 수정 2016.06.18 06:44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3곳 보험사의 각기 다른 유형의 경영자

영화 곡성 ⓒ네이버영화

영화 곡성 ⓒ네이버영화

금융당국과 금융사를 거친 분과 오랜만에 조우했다. 보험업에 대한 서로의 관심 때문에 대화 주제는 보험업계에 대한 쪽으로 흘렀다. 그는 3곳 보험사 경영자의 각기 다른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A사 임원은 사내 인트라넷의 직원 글에 댓글을 달아주는 '스킨십 경영'으로 유명하다. 연도대상식을 위해 그가 준비한 것은 상당한 수준의 '기억력'. 그는 수십명 설계사 이름과 특징을 파악하고 외우는 데 공을 들였다.

보험업계가 매년 시행하는 연도대상 시상식은 영업 선봉장인 설계사를 축하하는 자리다. 한 해 영업 결실을 맺기까지 고생한 설계사들을 치하하는 시간. 전국의 설계사들이 상경해 축제를 만끽하며 내년에도 수상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트로피를 수상하는 영업인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가벼운 허그와 귓속말(?)로 친근함까지 표한다. 아무리 뜨거운 경영 철학, 조직론을 갖고 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것이다. '꿈'만 꾸는 경영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니까.

친화적 조직문화가 기업 경쟁력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던 A사 임원은 신입사원과의 식사 때도 한명 한명의 이름을 불렀다. 일선 현장의 설계사들에게도 이같이 대하며 일관되게 사람을 챙겼다. 그는 인재육성 만큼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A사가 탄탄한 대형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B사 부산 사업본부 설계사들은 최고경영자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본사 경영자는 현장 사람보다 자산운용부문을 비롯한 기획부서 임직원 위주로 만났다. 그는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어도 지역 유지와 관공서 사람하고만 교류한 뒤 이내 상경했다. 영업지점을 챙기는 일은 다른 임원과 본부장에게 일임했다.

영업 일선 현장의 사람들은 응원을 먹고 산다. B사 경영자가 스스로의 목표에 중독돼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설계사들은 하나둘씩 떠났다. 리더없이 표류하던 회사는 실적이 빠지면서 휘청거렸다. B사 경영자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회사를 떠났다. 그는 회사에는 엘리트 출신 천리마만 필요한 게 아니라 묵묵히 밭을 갈거나 짐을 옮기는 말, 마차를 끄는 말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을까.

C사 경영자는 이른바 '악질' 임원이다. 30년 넘게 근속한 그는 부사장까지 오르며 회사 후배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공개석상에서 직원에게 폭언을 행사하며 모욕감을 주는 일이 다반사였다. 자괴감을 안고 사직서를 제출한 직원도 수십명에 달했다. 이같은 사람의 특징은 스스로가 뒤끝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다. 조직원들 가슴에 큰 못을 박아놓고도 본인은 안하무인인 때가 많다. 쥐어짠 실적으로 그가 승진하는 동안 조직 내부는 곪아갔다. 그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이 오랫동안 방치됐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견디다 못한 직원의 투서로 조사가 시작됐다. 얼마 되지 않아 문제의 임원은 옷을 벗었다. 사람 마음에 입힌 상처는 큰 흉터를 남긴다는 걸 그는 몰랐을까. 한 심리학자는 '상처받은 마음은 상처된 말의 5배가 되는 칭찬을 들어야 회복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ebn

ⓒebn


한국의 많은 직장인이 '상사병'에 시달린다. 믿기 어렵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직원들에게 '조인트를 까겠다'고 하는 대기업 임원이 있을 정도다. 결정권자라고 뒷짐만 지고 큼직한 사안 위주로 챙기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C사처럼 성과만 강조하면 단기간에 규모를 키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긴 안목에서 직원들과 발전해 나가는 회사가 되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기업자산은 '좋은 사람들'이다. 경영자는 조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이 주어진 사람이다. 열린 경영을 통해 동기부여가 이루어진다면 기업은 규모의 성장은 물론 건강하게 질적으로도 커갈 수 있음을 A사의 경우가 말해준다.

영화 '곡성'이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의 딸 효진이가 아버지에게 묻는다. “그럼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나는 이 질문을 금융사 오너를 비롯한 경영자, 리더들께 드리고 싶다. 당신의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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