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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값싼 철강재만 찾는 패러다임, 이젠 바뀌어야 한다"

  • 송고 2016.05.02 06:00 | 수정 2016.05.02 07:02
  • 박슬기 기자 (SeulGi0616@ebn.co.kr)

"우리나라 건설업계 종사자부터 무조건 값 싼 철강재만 찾는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내진용 철강재를 잘 만들 수 있고 관련 연구개발도 많이 해 마음만 먹으면 차별화된 고품질 철강재를 쏟아낼 수 있지만 수익을 내는 사업자다보니 소비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절대 이런 제품들을 만들지 않습니다."

최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강진이 발생한 이후 한국의 내진용 철강재 연구개발(R&D) 현황을 취재하기 위해 한 철강사를 찾았다. 취재 중 철강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저렴한 철강재를 찾는 건설업계 시스템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았다며 이같은 넋두리를 늘어놨다.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강진이 일어날 때마다 내진 건축 설계는 매해 화두로 떠오르곤 한다. 특히 한반도의 지진은 발생 횟수와 더불어 강도도 함께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 내진 설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내진용 철강재 관련 보도도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건설 업체에서는 특화된 고품질 철강재를 사용하자는 인식의 전환 보다는 철강사들의 공포마케팅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만연해 있다고 철강업계 관계자는 우려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에 물밀 듯 밀려오는 점도 고품질의 철강재를 개발·생산하려는 철강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29만4421t 전년 동기보다 무려 90.6%나 뛰었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들여온 봉형강 수입량도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110만1332t을 기록했다.

저가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강도나 무게가 표준 규격에 못 미치는 불량 철강재 유통도 덩달아 늘어나 건축 사고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수요가 값 싼 중국산 철강재에 몰리다보니 철강사들의 내진용 철강재 연구 개발도 지지부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 내진용 철강재 판매량을 급격히 늘린 한 철강사 관계자는 내진용 철강재 연구개발비를 밝히기 부끄러울 정도라며 ‘가성비’가 좋았다는 고백까지 했다.

건설업계와 철강업계는 철근 원산지 표기를 두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양측은 매분기 철근 가격을 협상할 때마다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며 내는 불협화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때 우리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건설과 철강은 전방산업의 둔화로 어려운 사정을 겪고 있는 건 매한가지다.

해마다 양측은 철근 가격 등을 비롯해 갈등을 반복하며 불신을 키우고 있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좁고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안목’을 갖춰 제3자 입장에서 현실적인 가격과 품질 적정성을 헤아려보고 조정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무조건 싼 것이 좋다’라는 패러다임이 이젠 바뀌어야 한다. 값 싸고 저품질의 철강재로 만들어진 건축물은 이제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본다. 고품질의 철강재를 적절한 가격에 사용하는 마인드는 대지진 등의 각종 사고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패막이 될 것이다. 건설업계와 철강업계 모두 윈윈하고 웃으며 ‘브라보’를 외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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