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알파고’ 핵심될 슈퍼컴퓨터 개발 착수…매년 100억 지원

송고 2016.04.04 12:00 | 수정 2016.04.04 11:16
송창범 기자 (kja33@ebn.co.kr)

미래부, 초고성능컴퓨팅 사업단 출범…4월 공모, ‘산학연 컨소시엄’ 구성

‘한국판 알파고’를 만들기 위한 가장 핵심이 될 슈퍼컴퓨터 개발이 다시 시작된다.

그동안 소규모 투자에 그쳤던 슈퍼컴퓨터 개발이 인공지능 발전의 뒷받침이 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가 1000억원 규모의 사업단을 출범시켜 집중 개발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촉발된 지능정보사회 구현을 적극 뒷받침하고, 침체돼 있는 국내 슈퍼컴퓨팅 분야에 심기일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슈퍼컴퓨터 자체개발 사업을 본격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슈퍼컴퓨터 개발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초고성능컴퓨팅(HPC) 사업단(법인)’을 설립하고, 사업단에게 2025년까지 매년 100억원 내외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4월부터 공모를 통해 선정하되, 국내외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다양한 개발 주체(산·학·연)간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된다.

‘초고성능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은 HW와 SW가 통합된 ICT 분야 첨단기술의 집합체이자, 대규모 데이터를 고속으로 저장·분석·처리함으로써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지능정보사회의 기반기술로서 의의를 지닌다.

구체적인 슈퍼컴퓨터 개발 전략은 지난해 7월 출범한 ‘초고성능컴퓨팅 발전 포럼’이 공청회 등을 통해 정부에 제안한 내용을 토대로 마련됐고, 4가지 전략이 이날 제시됐다.

우선 첫번째 전략으로 ‘단계적 개발’을 내놨다. 기존의 슈퍼컴퓨터 개발경험(0.1PF 이하)과 공공부문의 슈퍼컴퓨터 실수요(1PF 내외) 등 국내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 1단계로 2020년까지 1PF 이상 슈퍼컴를 개발하고, 2단계로 2025년까지 30PF 이상 규모의 슈퍼컴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번째 전략으론 ‘개발역량 결집’이 추진된다. 국내에는 특정 산·학·연이 독자적으로 슈퍼컴퓨터 개발이 어려운 만큼, 이들 개발 주체간 분산된 기술·노하우 등을 효과적으로 결집하기 위해 일원화된 개발 조직(초고성능컴퓨팅 사업단)을 구성·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슈퍼컴 R&D 지속 투자’가 세번째 전략으로 제시됐다. 슈퍼컴 분야의 안정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매년 일정규모(100억원 내외) 이상을 지속 지원하고, 이를 위한 미래부 1·2차관실과 출연(연)의 역할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네번째 전략에선 ‘기술혁신기업 성장 지원’이 이뤄진다. 슈퍼컴 개발 컴포넌트(스토리지, 운영체제, 보드제작 등)별로 중소기업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진규 미래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최근 알파고 등 인공지능의 발전은 대규모 데이터의 고속 처리가 가능한 슈퍼컴퓨터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인적·기술적 역량을 구체적인 성과물로 입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초고성능컴퓨팅 개발 관련 투자는 KISTI 2012~2014년에 25억원, 서울대 2009~2012년 20억원 내외, ETRI 2011~2013년 283억원 등 소규모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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