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매각 성사땐 부채비율 200%대 초반으로 낮아져
[중국 상하이=조호윤 기자] 이랜드가 최근 킴스클럽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기업 가치가 높아진 킴스클럽을 매각함으로서 패션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에 집중하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고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말했다.
박 부회장은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도심형 아웃렛인 팍슨뉴코아몰 개장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1월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연매출 1조원 규모의 대형할인점 킴스클럽을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NC백화점·뉴코아아울렛·2001아울렛 등에 입점해 있다.
일각에서는 신용평가사가 패션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등 최근 이랜드의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이랜드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고육지책을 쓴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재무 상태가 안좋은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현금유동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킴스클럽 매각은 패션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킴스클럽은 꼭 자금때문에 매각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라며 "다른 회사는 회사가 어려워지면 자산을 팔지만 우린 어려워서 판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킴스클럽은 점포가 37개뿐이어서 할인점 부문에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며 "1·2등을 못할 바에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가장 가치 있게 만들어 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킴스클럽을 매각하면 현재 370%대인 부채비율이 200%대 초반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재무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 패션사업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에 집중하겠다는 이랜드의 목표는 확고하다. 이 때문에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 진출, 각종 인수·합병(M&A)과 이랜드의 중국 증시 상장 역시 당분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는 한 번도 남들이 다 하려는 사업에 뛰어든 적이 없고 남들이 안된다는 비즈니스를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살려냈다"며 "면세점은 ´공부´하는 마음으로 들어갔지만 (사업자로 선정이)안됐고, 지금처럼 사업권이 5년짜리라면 큰 매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회가 왔을 때 중국 유통사업에 집중하고 부채비율도 낮춰야 해서 올해는 M&A도 안 했으면 한다"며 "부동산 매입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주로 관광과 연계한 유통·레저 사업에 집중하면서 콘텐츠를 강화한다. 지역별로 특색을 살린 테마파크를 만드는 식이다.
박 부회장은 "지금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쇼핑만 하러 오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게 될 것"이라며 "부산에는 영화 박물관을 짓는 등 서울·경기·강원·충청 등 지역마다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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