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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셰일가스 있는 한 해양플랜트는…”

  • 송고 2016.01.12 17:00 | 수정 2016.01.12 17:00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BN

ⓒEBN

“아시다시피 광구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하면 천연가스만 나오는게 아니라 콘덴세이트, 크루드오일, 에탄가스 등이 같이 생산되잖아요. 문제는 미국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부산물 중 하나인 크루드오일의 연간 생산량이 글로벌 해양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규모와 비슷하다는겁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 개발이 해양 프로젝트에 어느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육지(onshore), 해상(offshore)에서 광구를 개발하고 여기서 원유를 생산할 것인지 천연가스를 생산할 것인지는 생산되는 지하자원의 비중에 달려있다.

원유가 천연가스보다 더 많이 매장돼 있으면 원유 채굴이 주업무가 되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당연히 천연가스 채굴이 주업무가 된다.

예전에는 원유를 채굴하다 부산물로 나오는 천연가스를 현장에서 바로 태워버리곤 했다. 하지만 현재 에너지기업들은 원유를 채굴하면서 나오는 천연가스도, 천연가스를 채굴하면서 나오는 원유도 함께 운송해 자원으로 활용한다.

미국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채굴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 따라 가능하게 됐다.

기존 지면에서 수직으로 굴착하는 방식으로는 생산해낼 수 없어서 포기했던 지하자원을 수직으로 굴착해 수평으로 방향을 틀어 굴착하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지난세기 원유 개발 붐으로 지하자원이 있는 곳이면 대체로 설치된 인프라 역시 셰일가스 개발을 가능하게 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셰일가스 매장량만 추산할 경우 중국이 미국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개발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엄청난 투자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셰일가스 개발로 공급과잉 이슈가 불거지며 국제유가는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12일 기준 배럴당 30.65 달러, 북해 브렌트유는 30.75 달러까지 떨어지며 30 달러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배럴당 20 달러선으로 떨어지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은 급속히 냉각된 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2010년 들어서며 해양플랜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글로벌 ‘조선빅3’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연간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약 8500만 배럴 수준인데 이는 글로벌 수요량보다 200만~300만 배럴 정도 적은 수준입니다. 이를 심해 해양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보충했는데 미국 셰일가스 부산물로 생산되는 원유의 연간 생산량이 이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요. 땅에 파이프 꽂아서 생산되는 원유 가격과 경쟁이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신성장동력 개발을 외치며 해양플랜트 시장에 뛰어들었던 ‘조선빅3’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를 수주하면 ‘조선빅3’는 전체 건조비용의 30% 수준인 선체(Hull)를 건조하고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나머지 상부구조(Tipside)는 테크닙(Technip)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가 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 조선사는 미국 휴스턴 등에 엔지니어링 업체를 설립하거나 또는 글로벌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수업비’ 명목으로 추가 지출된 비용도 감당할만한 수준을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해 1~3분기 총 영업손실 7조원이라는 성적표로 돌아왔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오일메이저들의 해양플랜트 인도거부 문제는 앞으로 극복해야만 하는 부담스런 숙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조선빅3’가 보유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금액으로 800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한화로는 거의 100조원에 달하는 수준이며 여기서 추가적인 손실이 얼마나 발생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빅3’가 100년 이상 해양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하며 ‘신성장동력’ 개발에 나선 것은 미래 자원시장이 해양에 달렸다고 믿었던데 있다.

하지만 현재 해양플랜트 시장은 더 이상 ‘신성장동력’이라 부를 수 없으며 어떻게든 손실 규모를 줄이는데 매진해야 하는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몇 년을 하루같이 절벽에 서있는 심정으로 손실 축소와 납기준수를 위해 피땀 흘린 직원들의 노력이 언제 빛을 볼 수 있다는 기약도 없이 멈춰버렸다는 점이다.

고유가 시대 상선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한국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가 부족한 일감을 채워주는 구원투수로 다가왔다.

육상에서 채굴할 수 있는 지하자원이 언젠가 고갈될 것이라는 점에서 육상보다 더 넓은 바다로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수조원의 손실과 고통을 안겨준 해양플랜트 시장이 국내 조선업계에 애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접고 빨리 치워버려라”라고 주장할 수 있는 시장이 해양플랜트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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