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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주식 배당 확대 ‘약일까, 독일까?’

  • 송고 2015.11.09 10:23 | 수정 2015.11.09 17:18
  • 김민철 기자 (mckim@ebn.co.kr)

ⓒ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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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주주친화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곳간’을 열었다.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해 소각하고 배당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

삼성전자는 10월말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을 결정했다. 이에 1차로 1월말까지 4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 약 3개월에 걸쳐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1일부터 2015년 1월 26일의 2조원 자사주 매입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또한 향후 3년간 연간 잉여현금흐름이익의 30~50%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해, 주식 배당 확대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내년부터 분기 배당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향후 3년간의 주주환원 정책을 담고 있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경영을 맡은 지도 1년 6개월 정도 지났다. 초반 실적 악화 등 위기도 있었지만 ‘갤럭시S6’, ‘갤럭시노트5’ 등을 출시했고, 새롭게 ‘삼성페이’를 선보였으며, 급락하던 매출과 영엽이익 등의 실적도 점차 안정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배려 혹은 경영 투명성 확대 행보는 이 부회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이 회장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51%도 되지 않게 낮아진 것이 그 반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주주환원 정책 발표는 엘리엇 사태 이후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이자, 신뢰도 회복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물론 기업의 현금 보유에 과세를 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1800만여 주의 자사주를 보유 중인데 사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주주에 유리하지만, 보유하면 대주주에 더 유리하다.

1800만여 주의 자사주는 삼성전자 전체 보유 발행주식의 12.21%에 달하며, 자사주를 보유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이나, 최대주주 지배구조 강화에 활용할 수 있어 대주주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자사주를 보유해 지배구조 강화에 사용될 경우 의결권이 살아나 발행주식 감소에 따른 주가견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자본금과 발행주식 수를 줄여 남은 주식들의 가치를 높이고, 자기자본수익률 같은 경영지표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경영 투명성 확대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이렇게 주주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어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애플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의 팀 쿡은 취임 직후 잡스와 같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으나 이를 주주환원 정책으로 돌파할 수 있었다. 파격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 후 소각에 힘입어 애플은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됐으며 주주들도 그를 지지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주주들에게 ‘성장’이라는 보상보다 주주들에게 ‘분배’라는 보상책으로 달래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친화정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주주에게 대한 적절한 보상이 나쁜 일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룹의 오너경영이 대체로 3세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경영투명성을 통한 주주이익 환원이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팀 쿡 이전 잡스는 주식배당에 상당히 인색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도 50년 동안 무배당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투자 통한 성장이 주식가치 상승의 원동력으로 생각했던 이건희 회장 역시 주식 배당에는 인색한 편이었다.

오히려 IBM의 경우 자사주 매입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IBM은 주력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100억달러 이상의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 부양에 나섰다. 주가는 소폭 상승했지만 상반기 기준 IBM의 순부채는 397억 달러에 달했다.

CEO 재임기간 주가를 100배 이상 올린 잡스나 투자 귀재 버핏은 물론 삼성전자 역시 성장을 바탕으로 주식 부양을 이끌어 왔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고 불평하지만 솔직히 국내 기업들의 갑작스런 고배당 정책은 우려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배당보다는 과감한 투자와 확장을 추구해왔던 한국 기업의 장점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의 많은 기업 전문가들은 배당 등 단기실적에 급급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을 오너 경영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바 있다.

1990년대 초반 메모리 반도체에서 삼성전자가 일본 기업을 앞지른 것도, 반도체 불황기를 맞아 오너 경영인인 이건희 회장은 주변의 반대에 불구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반면, 전문 경영인 체제의 일본 기업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노키아나 현재 애플에 맞서 삼성이 핸드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 역시 과감한 투자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자사주 소각·주식 배당 확대 말고 신규 투자를 했다던지 새로운 업체를 인수했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정체된 시황으로 부문별 투자가 어렵다면 투자가 유망한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11조3000억원이면 환율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지만 대략 세계 최대 PC제조사 레노버의 주식 전량을 살 수 있다. 또한 LG전자의 시총은 8조원 안팎으로 LG전자의 전체 주식을 사고도 3조여원이 남는다. 또한 하이닉스의 모기업이면서 이동통신사 중 가장 큰 SK텔레콤 시총도 18조여원에 불과해 이 금액이면 주식의 60%이상을 매입할 수 있는 큰돈이다.

만약 이 돈을 과감한 투자에 썼다고 경영 투명성이 사라지거나 투자 가치가 하락할까?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주식 배당 확대 등은 이제 삼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여타 그룹과 기업들의 트랜드로 자리 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적이고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부분에 문제에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자사주 소각·주식 배당 확대 등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투자 부분에 대한 대응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는 기업들은 여유 자금으로 투자를 하고 늘 돈이 남는 기업들로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 보유를 통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11조원의 자사주 소각이 그 만큼의 주가 상승으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배당을 얼마나 할지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맛집의 가치는 그곳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맛에 있다. 음식점을 확장하고 쾌적하게 하고 서비스로 높이고 손님의 기호 맞는 기반을 다 갖췄어도 그 맛이 형편없다면 손님이 찾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곳간을 풀어 보다 선진화된 주주정책을 선보였다. 맛집에서 서비스와 기반 시설을 확충했다 할만하다. 하지만 본질인 사업에서 진정한 실력을 보여줄 때 주주가치와 미래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함께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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