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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교수 "정부, 은산분리 규제 완화방침 포기해야"

모기업 사금고 전락·자원배분 중립성 저하 등 득보다 실 커

임민희 기자 (bravo21@ebn.co.kr)

등록 : 2015-10-22 15:16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전통은행의 인터넷뱅킹과의 경쟁, 중금리 대출상품 성공 불투명 등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의원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경제연구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동주최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이슈와 문제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윤 교수는 “최근 핀테크가 중요 화두로 부각되고 있고 은행산업의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반대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져올 혜택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소유구조 측면에서 은산분리를 완화하게 될 경우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모델과 관련해 “은행권의 수익성, 특히 순이자마진(NIM)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신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격우위 모델은 현재로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며 “10%대 대출상품이 개발된다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적어 보이고, 고객특화 모델이 아니라면 기존 은행 및 저축은행과의 경쟁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또한 “고객기반, 캡티브 마켓 등 제한적 고객그룹만을 대상으로 경쟁우위를 보인다면 수익창출은 가능하나 은행산업 전반에 미치는 충격효과가 적어 정부의 기대를 충족하기엔 부족할 것”이라며 “다른 금융권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에게 은행권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모델(금융서비스 확장 모델)은 전업주의 규제하에서 차별회돤 고객서비스 창출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10%대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신용분석 능력이 강화되면 자금비용 절감으로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전통은행들이 오랫동안 대출업무를 해오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전문성과 데이터를 갖고 있어 빅데이터 분석이 반드시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수 능력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신설은행으로서 광고비용, 자금조달 비용, 인터넷뱅킹 관련 보안투자 등으로 출발시점에서 큰 비용발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또 은산분리 규제완화 문제에 대해 “산업자본이 은행의 주인이 되면 자원배분 과정에서 모기업의 이해를 반영하게 되고 극단적으로는 모기업의 사금고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비금융업 계열사의 부실자산이 은행 쪽으로 넘어올 경우 은행은 계열사로부터 부실자산을 높은 가격에 구입하거나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계열사에 자금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현 4%에서 50%(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제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한 은행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금년 내 1~2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시범인가한 후 은행법 개정이 되면 추가 인가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과 실패에 따른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할 경우 중금리대출에 따른 가계부채 확대 심화와 이미 낮은 수익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 은행산업의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만약 실패한다면 금융시장 파급효과, 특히 단기파산시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컨소시엄 참가자들의 기존 고객기반 집중 공략 및 대출 신상품 개발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에 기존 은행과 동일한 업무영역을 허용할 경우 전통 은행산업에 부과되는 것과 동일한 규제 및 감독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