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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칼럼]삼성, 김정일 사망 하루전에 알았다고?

  • 송고 2011.12.21 11:01 | 수정 2011.12.21 15:36

<칼럼>인터넷 매체 미확인 보도 통신사 인용하며 ´확대´

음모론 무한 재생산되는 상황에서 언론이 일조해서야

이의춘 편집국장.

이의춘 편집국장.

‘삼성그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을 미리 알았다?’

삼성이 김정일의 사망소식을 북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하기 하루전에 미리 알았다는 황당한 루머가 마구잡이로 퍼지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여야 의원들이 삼성의 사전인지설 루머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부풀려서 국회 정보위및 외통위 등에서 정부의 대북정보수집상의 무능력을 질타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당인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조차 "삼성은 그 전날 알았다고 한다. 삼성의 정보수준이 대한민국보다 낫느냐"고 힐난했다. 김진표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등도 삼성이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며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좌파매체인 <오마이뉴스>는 호재를 만났다는 듯이 20일 “삼성보다 못한 무능정부”라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능력을 조롱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에서도 이 루머가 기정사실양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구 퍼날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삼성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 팩트로 둔갑해 여야 국회의원들과 좌파 매체들로 하여금 이명박정부를 공격하는 핑계거리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김정일 사망 사전 인지설은 루머에 춤추는 대한민국 국회와 언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악성 루머가 창궐해 멀쩡한 기업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전형적인 케이스라는 점에서 사태의 전개 양상을 반추해보는 것은 필요하다. 유사한 루머가 나돌아 혹세무민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상천외한 루머의 발단은 민영 통신사인 <뉴시스>가 19일 오후 2시14분에 ‘삼성은 김정일 사망을 미리 알았다?’라는 제목 하에 관련기사를 보도하고, 이를 포털에 전송하면서 비롯됐다.

뉴시스의 보도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정부의 외교 통일 안보라인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그룹이 김위원장의 사망 정보를 발표 전에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언론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의 한 고위임원이 18일 저녁 몇몇 언론에 전화를 걸어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설이 있다. 그쪽 분위기는 어떠냐’고 문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의 보도가 나간 후 언론사들은 발칵 뒤집혔다. 언론사들마다 삼성에 김정일 사망 사전 입수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등 한바탕 난리법석을 떨어야 했다. 삼성홍보팀은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언론사의 문의전화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삼성그룹은 곧바로 뉴시스에 연락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정부도 모르는 사안을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강력히 항의하며 보도 삭제를 요구했다. 뉴시스측은 삼성의 항의를 받고서야 해당 기사를 삭제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삼성그룹 본관 전경. ⓒ연합뉴스

삼성그룹 본관 전경. ⓒ연합뉴스

뉴시스의 삼성 사전인지설 기사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속칭 소설 수준의 대표적인 작문기사로 꼽힐 만했다. 기사 작성의 제일 원칙은 사실 확인이다. 하지만 뉴시스의 해당기자는 삼성에 문의도 하지 않았다는 게 삼성홍보팀의 전언이다. 뉴시스 보도는 모 인터넷신문이 이날 낮 12시 37분에 ‘청와대, 김정일 위원장 사망소식 전혀 몰랐다’라는 기사 말미에 나온 것을 가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인터넷신문은 해당 기사 말미에 ‘다만 일부기업은 낌새를 챈 것으로 보인다. 한 재벌기업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사망발표 30분전쯤에 ‘김정일 사망설이 있다. 그쪽 분위기는 어떠냐고 기자에게 물어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은 뉴시스 기자가 이 인터넷신문에 나온 한 재벌을 삼성으로 간주하고, 삼성이 사전에 입수한 것처럼 기사 작성을 한 것으로 유추해석하고 있다. 뉴시스는 해당 인터넷신문이 30분전 쯤 모 재벌이 사전파악했다고 한 것에서 더 나아가 하루전인 18일 저녁에 인지한 것으로 했다. 미리 안 날짜를 하루 앞당겨 그럴듯한 기사로 만든 것이다. 취재기자들이 말하는 ´초´를 듬뿍 친 것이다. 거의 날조 수준의 기사이다.

삼성은 모 인터넷신문의 보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하고 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가 낮 12시에 중대발표를 한다고 사전 예고한 것과 관련, 증권가와 언론사 등에서 김정일 사망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일부 언론사에서 전화 등을 걸어와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것 아닌가요?. 그것 맞아요?”라는 문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과거 94년 김일성 사망 발표 당시의 북한관영 매체의 보도 태도와 국내 증권가등의 추측 등을 감안해 “김정일 사망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성 답변을 했다.

삼성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국회에서 이 문제가 이명박정부를 공격하는 지렛대로 악용되고 있는 점이다. 20일 국회 외통위와 정보위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가정보원장 및 통일부 장관을 대상으로 “삼성은 사전에 알았는데, 정부는 도대체 뭐했나. 그많은 정보예산은 어디냐 쓰느냐”는 식의 질타를 가했다. 대북안보부서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게 민간기업보다 대북정보력이 뒤진다는 비난일 것이다. 정부로선 치욕스런 일이다.

삼성은 소설수준의 유치한 기사로 인해 정부가 의원들로부터 비난받는 것에 대해 무척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한 언론사의 어이없는 작문 기사에 정부와 정치권, 언론사가 놀아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기사라는 시각이다.

삼성 관계자는 “김정일의 사망소식을 미리 알았다는 루머는 어불성설이다. 대북정보 문제가 터질 때마다 우리 그룹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그동안 증권가에선 삼성이 막강한 중국내 인맥을 활용해 북한의 고급정보를 입수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번 해프닝은 팩트도 확인 안하고 보도한 한 통신사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국회와 전체 언론사들이 난리법석을 떨고, 정부도 엉뚱하게 유탄맞은 사례라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아니면 말고식 취재와 기사 작성이 횡행하는 우리 언론계의 추하고 일그러진 모습을 다시한번 노출한 것이다. 저널리즘의 생명인 사실확인과 신뢰성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커다란 숙제를 남긴 셈이다.

국회의원들도 한 언론사의 작문기사를 갖고 정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이상 이 문제로 정부를 비난하거나, 여야의 정쟁거리로 삼아서는 의원들만 우스꽝스러워질 뿐이다.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고 한다. 책임있는 언론사라면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하는 것이 정도다. 더구나 김정일 사망 같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이슈일수록 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저널리즘 본연의 책무가 더욱 절실하다. [데일리안 =이의춘 편집국장jungleelee@naver.com](이의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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