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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칼럼]삼성 현대차 분해시키자는 선동에 대해

  • 송고 2011.12.20 11:08 | 수정 2011.12.20 11:15
  • 이의춘 총괄국장 (jungleelee@ebn.co.kr)

이동걸 한림대 교수 주장 파문, 시장경제 부인하는 무책임한 발상.

내년 선거앞둔 좌파진영 재벌때려 표얻으려는 꼼수 대변

마침내 삼성 현대자동차그룹을 해체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재계 1, 2위 삼성과 현대차가 없어져도 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시장적, 반기업적 독설이다.

선동의 주인공은 이동걸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현 한림대 객원교수). 노무현 정부시절 강도 높은 재벌개혁 정책을 밀어부친 이동걸 전 부위원장은 최근 한겨레신문 기고를 통해 “삼성과 현대가 없어진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좌편향 나꼼수 일당의 천박한 혹세무민과 욕설, 조롱이 국민들의 귀를 더럽게 만들더니 이젠 학계에서도 ‘이 세상을 갈아 엎어보자’는 불순한 움직임들이 나오기 시작한 셈이다. 지금이 무슨 혁명전야인 것처럼 착각하는 좌파 학자들의 준동이 시작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시장경제 부인하는 극좌파 논리 대변

이동걸 전 부위원장이 삼성과 현대차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포기하고, 사회주의식 경제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전남대 김상겸 교수가 경제민주화를 위해 삼성그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개 촌구석 학자의 잠꼬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이동걸씨가 좌파의 대표언론을 통해 삼성에 이어 현대차까지 없애자고 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내년 총선 및 대선이라는 큰 판을 앞두고 좌파 세력을 결집시키는 데 재벌해체 공약을 핵심 무기로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마저 감지된다. 그만큼 심상치 않다.

재벌은 우리 경제에서 뚜렷한 명암을 갖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는 각각 이병철-이건희 회장과 정주영-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계최고의 효율성과 기동성, 집중력으로 전자와 자동차분야에서 글로벌 최강자로 부상했다. 대기업들은 성장과 투자, 고용, 납세, 외환보유액 확충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경제 대외신인도의 잣대가 되고, 외국인 투자의 바로미터가 된다. 무역1조달러 시대를 조기 달성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성과 현대차의 실적이 좋으면 외국인들이 한국물을 대거 사들이고, 이들의 실적이 부진해지기 시작하면 한국물을 마구 내던진다.

재벌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경영권 상속논란이 이어지고, 대-중기 상생과 동반성장, 납품업체와의 원만한 협력문제는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시장경제의 그늘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와 패자, 비정규직 청년등을 위한 기부와 나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경영권 상속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돼야 국민적 반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승자독식, 경제성장의 과실이 재벌에만 집중되고, 총수 오너 일가에 부가 집중된다는 정치권과 좌파진영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서도 반성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재벌에 대한 국민정서법이 엄중한 상황이다.

그러나 재벌의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서 삼성 현대 등 30대그룹을 해체하자는 이동걸씨 주장은 편협하다. 재벌을 공적으로 규정하고 처단해야 한다는 것은 초법적 조치가 없는 한 불가능하다. 무역규모 세계 8위, 세계경제규모(GDP기준) 세계 15위 국가에서 대기업그룹을 없애자는 것은 법치국가에선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초법적 조치로 재벌해체는 불가능

과거 5공 군사정권 때 국제그룹이 전두환 대통령에게 밉보였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된 사례는 있다. 하지만 당시는 최고통치자의 ‘말씀’과 지시에 재계가 벌벌 떨어야 했던 엄혹한 시절이었다. 재벌들은 경영 안보를 위해 청와대에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바치는 정치보험에 들어야 했다. 정부는 청와대의 컨트롤을 받아 은행들의 여신과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밉보인 기업들에 대한 여신을 통제하고, 정권에 ‘이쁨받는’ 기업에게는 은행돈을 듬뿍 줬다.

지금은 군사정권 시절과는 다르다. 기업지배구조와 재무및 회계원칙 등 모든 게 글로벌 스탠더드화됐다. 대기업들의 주주중 절반가량은 외국인이다. 이사회에는 사외이사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오너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게 돼 있다. 투명한 경영정보 공개로 재무구조가 부실하고, 영업실적이 나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부실한 기업에서 돈을 빼내면 해당기업과 기업주는 버틸 재간이 없다.

재벌들은 좁은 안방보다는 이제 세계를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과 LG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노키아 등과, 현대차는 도요타 GM 폭스바겐 아우디 BMW 등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골리앗들과 격심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상위재벌들은 매출액의 80~9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경제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인 셈이다. 이들이 잘해야 경제올림픽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펄럭이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것이다.

미래 먹거리 찾기에 부심하는 총수들

삼성과 현대차는 연구개발, 생산및 품질관리, 마케팅 등에서 세계최고의 수준의 능력을 배양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분투하고 있다. 요즘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출근시간을 오전 6시30분에서 5시30분으로 앞당겼다. 정몽구 회장은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자신은 물론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 넣기위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0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구가중이다. 하지만 내년 세계자동차 시장은 격심한 요동을 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력시장인 유럽의 재정위기로 유럽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도 과도한 재정적자와 불황에다 2008년 금융위기 시 구제금융으로 연명했던 GM 등 빅3가 부활하고, 리콜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도요타도 명예회복을 선언한 후 실지회복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미국과 일본메이커들이 주춤했던 사이 미국시장 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린 현대기아차로선 다시금 헤비급 경쟁자를 만나 단단히 신발끈을 고쳐매고 있다. 정회장이 출근시간을 한시간 앞당긴 것은 이같은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회장도 요즘 서초동 사옥에 출근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과거 일년에 한두차례 출근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사장단 인사도 수시로 하고, 비리와의 전쟁 등 대대적인 클린운동도 벌였다.

한국을 이끄는 재벌총수들은 생존을 위해 이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민하며 미래 먹거리 구상과 세계 최고수준의 제품 개발및 경영효율 제고, 구조조정에 여념이 없다. 거안사위(居安思危)다. 잘 나가고 편안할 때 위기와 위태로움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기 때문이다. 이 회장도 항상 그룹이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때마다 안주하지 말고, 지금이 가장 큰 위기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곤 했다. 미래 먹거리와 신수종 사업을 찾지 않으면 그룹의 주력사업들이 향후 10년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회장은 요즘도 미래 먹거리 문제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10년, 20년, 30년을 내다본 경영포석을 두느라 국내외 석학을 만나 의견을 듣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재벌해체론은 선거 앞둔 좌파의 얄팍한 꼼수

이동걸의 과격한 주장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명문화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내년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재벌에 대해 양극화를 초래하는 국민의 공적으로 몰아가려는 야당과 좌파진영의 무책임하고 얄팍한 꼼수를 보여주는 것이다.

재벌 해체 논리는 재벌의 경제력집중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재벌의 국내총생산(GDP)대비 매출액 비중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엔 낮아졌지만, 이명박정부 들어서 다시금 높아졌다. 이 수치는 97년 29.1%에서 노무현 정부 후반기인 2007년 29.1%로 낮아졌지만, 지난해엔 34.3%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때보다 더 커졌다고 했다.

또 재벌들이 중소하청업체에 대한 기술및 인력 탈취현상이 커지고 있고, 유통과 서비스시장까지 장악해서 중소기업의 설자리마저 빼앗아간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경제가 지속 성장하려면 현행 30대 재벌체제를 해체하고, 300대 기업체제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경제력집중이 심화했다는 비판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재벌들이 왕성한 기업심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매출을 늘렸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전경련과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30대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는 11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30대 그룹 이외의 기업들의 지난 상반기 설비투자는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상위재벌들이 그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선 반면, 30그룹 이하에선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력집중 심화는 공격적 투자 영향

유럽과 미국, 일본의 재정위기로 세계시장이 불황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재벌들은 오히려 투자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세계의 경쟁자들이 주춤거릴 때 재벌들만은 공격적인 투자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경영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한국 재벌들은 역동적이고, 기업가정신이 왕성하다.

중견및 중소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대기업만의 탓은 아니다. 창업을 어렵게 만드는 규제가 여전히 많고, 30대그룹에 진입하면 각종 금융 및 세제상의 혜택이 끊어지고, 공정거래법상의 독과점및 인허가상의 규제도 수두룩하다. 일부 중견그룹들은 일부러 30대그룹에 진입하는 것을 기피해서 외형을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도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제도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나가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정치권이나 학계에선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의 기를 꺾는데 혈안이 되기보다는 이들이 더욱 세계무대로 나가 펄펄 비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중소기업들과 국민들에게 성장의 과실과 혜택이 돌아온다. 경제의 주역들의 날개를 꺾으면 중소기업도 살기 힘들어지고,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핍박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도 대중기 상생에 더욱 힘써야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기술 빼가기가 논란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대다수 협력업체들이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높여가며 해외에 동반진출해서 글로벌 중견중소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대기업이 마냥 중소기업을 후려치고, 쥐어짠다면 어떻게 모기업 혼자서 독야청청하며 해외시장을 누빌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한국재벌만큼 중소기업을 후려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독한 편견이다. 관료와 학자, 심지어 안철수 교수까지 대-중기 상생의 금과옥조로 칭찬하는 애플은 35%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해외하청업체인 중국의 폭스콘사엔 납품가격 인상에 매우 인색하다. 폭스콘사의 영업이익률은 2%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도 애플에 납품하는 을의 입장에서 말못할 수모를 당했다. 삼성전자는 그래도 애플에 반도체등을 납품하며 상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도 애플로부터 납품 단가협상 등에서 수모와 굴욕을 많이 당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대형 고객이라서 인내하고 있다고 한다.

납품단가 논란은 모기업도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원가절감을 하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기업과 피튀기는 경쟁을 하려면 합리적 원가절감을 해야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무리하게 납품단가를 후려친다면 품질이 떨어져 모기업에도 부담이 된다. 도요타의 리콜사대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대기업들도 협력업체의 생존을 보장하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및 품질개선을 통해 글로벌 중소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상생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금처럼 마녀사냥식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하고 있다고 매도하는 것은 일면만 보는 것이다. 모기업이 협력업체와 동반해서 해외에서 눈부신 성공사례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면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기술빼가기 등의 논란은 점차 해소될 것이다.

일자리 창출도 재벌들이 주도하고 있다. 30대그룹의 올해 신규 채용은 12만4,000명으로 사상 최대규모다. 지난해보다 12.8%나 늘어난 수치다. 이 중 고졸 채용도 3만5,000명에 달한다. 상위그룹들의 종업원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일자리를 제공하고, 가정경제도 책임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종업원수는 16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 기아차는 11만명, LG그룹 10만명으로 상위그룹일수록 양질의 일자리 유지및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

재벌들의 고용 유지및 신규 일자리 창출은 청년일자리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무적이다. 대기업들이 있기에 양질의 일자리가 계속 창출되고, 청년 실업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재벌해체 땐 성장과 투자 위축, 청년일자리 줄여

이동걸 주장처럼 재벌을 강제 해체한다면 투자가 위축되고, 양질의 일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88만원세대의 아픔과 고통을 보듬고,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면 정당은 물론 대선주자들도 필패할 수밖에 없다. 재벌들을 없애면 경제성장은커녕 다시금 계속 뒷걸음질치면서 88만원세대의 실직고통은 더욱 커지고, 남미형 경제로 전락할 것이다. 우리경제가 폭삭 고꾸라진다.

재벌들을 때리지 말고, 오히려 규제를 풀어주고 각종 인센티브를 줘서 투자를 많이 하고, 좋은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만들어달라고 하는 게 정도이다.

재벌해체 주장은 무지몽매한 독설에 불과하다. 일자리를 찾기위해 분투하는 청년들에게 돌팔매를 던지는 해악행위다. 청년들은 이동걸로 상징되는 좌파학자들의 혹세무민과 악의적인 선전선동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그들의 실체를 알면 그들의 시각에 무조건 동조하는 것이 얼마나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될 것임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한미FTA에 대해 자동차노조 등 노조와 청년들이 반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FTA로 수출확대와 서비스산업의 개방으로 국내엔 수많은 일자리가 생기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경제를 선진국형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인데도 노동계와 청년들은 반미와 종북집단의 선동에 속고 있다.

좌파, 재벌해체와 오너경영 청산 한목소리

좌파진영은 재벌해체와 총수의 오너경영체제 청산을 목표로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통합진보당은 재벌중심의 경제체제 해체와 중소기업 위주 경제시스템 재편, 공기업의 국영기업화 등을 경제부문 정강정책으로 부각시켰다.

자유주의적 성향의 민주당도 최근 좌클릭을 강화하면서 재벌의 경제력집중 해소를 골자로 하는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가동중이다.

민주당은 이명박정부들어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촉진을 위해 폐지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재계의 지배적인 지배구조 방식인 그룹별 순환출자도 금지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좌파 진영의 재벌개혁 이론가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교수가 주도했다. 이동걸은 더 나아가 삼성과 현대를 없애 한국에서 재벌을 퇴장시키자는 극단적 주장으로 치닫고 있다. 좌파진영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해 완장만 찬다면 판을 뒤엎겠다는 심산이다. 섬뜩함이 느껴진다.

노무현정부시절 재벌 저격수 다시 등장

이 전 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시절 금산분리정책을 대폭 강화해 대기업들의 은행소유를 차단하고, 이건희 삼성회장 등 오너경영체제를 무력화시키기위한 정책 도입을 강조해온 매파였다. 노무현과 그의 참모들은 재벌개혁 나팔수였던 이동걸을 정권 출범 초기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기용해 재벌과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현정부들어 야인으로 돌아간 그가 다시금 30대그룹 해체를 선동하기 시작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금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측근들의 잇단 부패스캔들로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디도스 공격 스캔들로 지도부가 와해되고, 재창당 내지 해체 수순으로 가고 있다. 이명박정부 초기 친이계로 기세등등했던 정태근 김성식 등 서울시 ‘뉴타운돌이’들이 탈당하거나 당을 뛰쳐 나갈 태세다. 정두언 등 친이계의원들도 짐을 싸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당선이 불투명해지자 당을 내팽개치고 자기 한몸 살겠다며 뛰쳐나가는 셈이다.

한나라당 타운돌이들의 탈당러시는 압도적인 과반수의석을 몰아준 우파 보수진영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한나라당은 총선및 대선공약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고, 집권 4년 내내 소수파 민주당에 질질 끌려다니며 보수의 가치를 상실했다. 감세와 규제완화, 작은 정부는 제대로 시행도 해보지 못한채 사산됐다. 야당의 복지포퓰리즘에 휘둘려 정반대로 간 것이다. 우회전 깜빡이 켜고, 정작 좌회전한 꼴이다.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준 대다수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은 공약을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민주당의 2중대 노릇이나 한 것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다. 뉴타운돌이들은 누구보다도 한나라당의 공약을 외면하고, 민주당의 복지포퓰리즘에 동조해 여당의 정체성 상실을 부채질했다.

미국의 공화당의원들이 공화당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가 민주당에 비해 떨어졌다고 탈당하거나 공화당의 가치를 내팽개치자고 하지는 않는다.
미국 의원들은 설령 선거에서 지더라도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킬려고 한다. 그래야 다음 선거에서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장기간 양당체제를 유지하면서 정당별 가치와 공약을 지켜가는 것은 의회정치를 이어가는 데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한국정치인들처럼 중국집에서 스파게티를 파는 희한한 짓거리를 하지는 않는다.

한국에선 정당들이 선거 때만 되면 해체모여식 이합집산으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증을 부추기고 있다. 한나라당의 타운돌이들이 당을 나간 들 무슨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다. 국민들은 뉴타운돌이들의 얄퍅한 처신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의회정치를 망치고,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가중시킬 뿐이다. 그들이 한나라당에 있는 동안 얼마나 총선및 대선공약 준수를 위해 발벗고 뛰었는지 묻고 싶다.

좌파및 야당진영은 여권의 분열과 민심이반으로 내년 선거에서 어부지리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걸의 선동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위한 핵심 정책공약을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어떻게 해체할 수 있는 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헌법이 119조1항에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있다고 명문화하고 있는 한 재벌과 대기업을 강제적으로 해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119조2항에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배제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위한 경제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가할 수 있다고 부속조항을 달았다.

이동걸씨는 이를 근거로 재벌해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은 1항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의 하위개념이다. 순서상 1항이 먼저이고, 2항은 1항을 보완하는 것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수는 없다. 헌법을 바꾸지 않는 한 강제적으로 재벌을 해체할 수는 없다.

일본도 부러워하는 한국의 그룹경영

그는 공정거래법을 고쳐 순환출자를 일시에 전면적으로 규제하고, 출총제를 부활하면 재벌체제, 그룹의 선단식 경영, 오너경영체제가 없어질 것으로 보는 것같다. 하지만 좌편향적인 노무현정부도 출총제에 대해 숱한 예외규정을 둬서 재벌들의 첨단산업및 업종에 대한 투자를 예외인정했다. 출총제 대상도 점진적으로 줄였다. 그만큼 한국경제의 성장을 위해선 대기업, 특히 재벌들의 선도적인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자본축적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재벌들은 계열사간 출자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투자자금을 조달하고, 신성장산업을 육성했다. 지금도 한국의 재벌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쟁자들에 비하면 덩치가 작다. 순환출자는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용한 시스템이다. 지금 단계에서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것은 한국산업의 강점을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삼성의 경우 수집조원이 필요하다. 현대차도 상당한 자금부담이 소요된다. 일시에 이를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배구조는 그룹마다 자율에 맡기는 게 상책이다. 지주회사로 가건, 순환출자로 가건 그룹이 선택할 일이다. 일률적으로 강요할 사항이 아니다.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는 재벌들에게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LG 등 상당수 그룹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지배구조 우등생인 LG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늑장대응과 LCD불황으로 창사이래 최대위기를 겪고 있다. 그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의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강자로 부상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동걸씨에게 묻고 싶다.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는 금산분리를 다시 강화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이명박정부는 금산분리를 다소 완화했지만, 재벌들이 은행산업에 진출하는 사례는 아직 전무하다. 다시금 금산분리를 다시 강화한다면 국내 은행들의 외국인 소유는 더욱 심화할 것이다. 금융주권을 아예 외국에 내주는 꼴이다. 은행 가운데 공적자금을 받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신한은행, 하나은행, KB은행의 최대주주는 외국인이다.

재벌에게 금융산업 진출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면 금융주권이 외국인에 예속되는 것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다. 향후 금융위기시에 외국인 대주주들이 한국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에 협조하지않을 경우 한국경제는 큰 위기를 맞게될 것이다. 재벌이 밉다고 외국자본에게 금융주권을 넘기는 우를 범할 수는 없다. 이동걸은 이점을 유념해야 한다. 금산분리를 강화한다면 누굴 위한 것인지 말이다.

이씨는 삼성과 현대에 대해 요즘 나꼼수 출연진의 용어대로 ‘빅엿’을 먹이고픈 유혹을 느끼는 듯하다. 돈키호테같은 뜨거운 가슴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폭발해버릴 수 있는 논리다.
재벌없어지면 중기 천국되나?

그는 “재벌이 없어져야 경제가 산다”고 했다. 재벌이 없어지면 중소기업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경제가 훨훨 날아다닌다고 보는가? 지금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조선 화학산업은 재벌이 해체되면 곧바로 경쟁력을 상실한다. 수조원대의 투자 자금을 중소기업이 낼 수 있는가? 졸면 죽는 초경쟁시대에 지역별 고객맞춤형 제품을 위한 기동력있는 연구개발과 상품화, 글로벌 마케팅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영세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 정부가 국민세금을 퍼부어 중소기업들에게 연구개발과 제품개발, 마케팅을 도울 것인가?

삼성전자 현대차는 어느 기업보다도 중소기업과의 협력강화에 신경쓰고 있다. 협력업체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야 모기업의 경쟁력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들의 과도한 이윤추구와 협력업체에 대한 인색한 납품대금 지급및 물량조절등은 지양돼야 한다. 삼성과 현대차 등이 협력업체를 못살게 군다고 비난들 하지만, 그래도 이들 그룹들은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품질개선, 경영안정, 현금결제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에 납품만 보장된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중소기업인들의 바램을 들어봐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무역의 날 수상식에서 650억달러의 수출탑을 받았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사상 최초다.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우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에만 해도 위기론이 팽배했다. 주력품목인 반도체가격이 바닥을 기었던데다, 휴대폰부문에서도 애플의 아이폰에 밀려 이대로 가면 도태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기술대학원장은 심지어 “삼성전자가 구글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

하지만 갤럭시 S를 내놓아 애플에 반격에 나서 올해 3분기부터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3분기에는 애플에 1,000만대이상 앞선 6,090만대를 팔았다.
4분기까지는 1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추월한 데는 세계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그룹총수와 최고경영자,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 투혼을 발휘한 것이 효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는 TV부문에서도 지난 11월에만 570만대를 판매하는 등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반도체부문에서도 부동의 세계정상을 달리고 있다. 삼성그룹 수출액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3.9%로 2000년대 이후 꾸준히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올해 500억달러대의 수출 실적(해외판매분 포함)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공장을 통해 25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미국 유럽 중국 남미 동남아 등지의 현지공장의 생산비중이 국내공장과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서도 250억달러어치를 팔 예정이다.

삼성과 현대차와 연관된 협력업체들은 수백, 수천개를 넘어 수만개업체가 된다. 모기업그룹을 없애면 삼성과 현대차의 수출은 누가 대신할 것이며, 협력업체의 납품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이들 그룹의 일자리는 누가 대체할 것인가?

이동걸의 논리중에는 재벌단위의 경영체제를 깨야 한다는 점이 강조돼 있다. 그룹체제를 분해해서 독립된 대기업 단위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기업의 경쟁력과 장점을 대단히 모르고 있다. 재벌의 경쟁력은 오너경영체제에 의한 강력한 리더십과 그룹컨트롤 타워의 종합조정능력, 그리고 계열사 등 삼각편대에서 나온다.

오너경영은 중장기 경쟁력 제고에 유리

물론 오너의 과도한 황제경영이라고 비난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오너 경영의 최대 장점은 단기업적보다는 중장기 경쟁력확보와 선행투자, 신성장동력확보에 있다. 유망사업이나 신성장동력으로 판단되면 단기간의 적자에 연연하지 않고, 수십년 앞을 내다보고 공격투자를 한다. 오너가 아니면 불가능한 경영이다. 임기 3년의 짧은 수명을 가진 전문경영인으로선 꿈도 못꿀 공격경영이요, 선행투자이다. 가정에 가장이 있어야 기강이 서고, 한푼이라도 아껴서 가계살림을 꾸리고, 자식들도 면학에 적극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름이나 비서가 주인집 가정을 이끌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본에선 전후 맥아더 미군사령관 주도로 재벌해체가 단행됐다. 일본기업들은 오너경영 대신 비오너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최근 고전하는 반면, 한국대기업들은 잇달아 승전보를 올리는데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한국은 오너경영으로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에 나서는 반면, 일본기업들은 전문경영인 특유의 소심경영으로 단기실적에 급급한 경영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학자는 이에 대해 일본은 ‘주군경영’으로 쇠퇴하고 있고, 한국은 오너의 ‘황제경영’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건희 회장, 정몽구 회장 등은 단기업적이나 실적에 구애받지 않고 그룹단위의 힘을 이용해 인수합병과 선행투자 등에 과감히 나서 세계초일류기업을 일궜다. 정몽구 회장은 2000년 그룹에서 분리한 후 세계자동차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를 10년만에 날려버렸다. 분리 당시 세계자동차 랭킹 10위권밖에 있던 현대기아차는 올해 650만대를 팔아 세계 5위 메이커로 발돋움한 것. 빅3 내지 빅5 아니면 몰락할 것이라는 당시의 전망들은 모조리 틀렸다. 현대차의 성공스토리는 최고경영자의 판단력과 의지, 기업가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일본도 부러워하는 한국의 오너경영에 대해 우리나라에선 부정적으로 시각이 많다. 이동걸씨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 경실련 참여연대 등 좌파시민단체가 오너경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덫칠해 놓은 영향이 크다.

내수안주 안철수식 기업으론 미래없다

이동걸은 삼성, 현대차를 해체하고, 대신 천명, 만명의 안철수를 탄생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견 타당하다. 대기업외에도 안철수 연구소 같은 건실한 중견 중소기업을 대거 만들어내자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수천, 수만개의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이 산업생태계에서 하부구조를 바쳐주고, 대기업들이 이들 중견및 중소기업들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CEO안철수는 외도했다. 의사에서 CEO로 변신해 작은 성공에 안주하다 학자로, 요즘은 다시 정치인으로 말을 계속 바꿔타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성공했을지는 모른다. 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으니 말이다.

그가 칭친하는 안철수연구소는 안방기업에 불과하다. 골리앗들이 득시글거리는 해외로 나가 승부를 걸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도전의식이 없었던 셈이다.
안방에서 만족하는 안철수식 경영으론 한국경제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이동걸의 주장대로 천명, 만명의 안철수가 탄생한다면, 좁은 내수시장만 박터져서 이전투구만 성행할 것이다.

거친 들판과 협곡이 있지만, 기회의 땅인 미국 등 선진국과 유럽, 동남아, 남미로 나가지 않았다. 만약 안철수가 김택진 앤씨소프트처럼 해외로 나가 승부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사세도 커지고, 고용인원도 더욱 많았을 것이다. 안교수가 조그만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삼성과 협력해서 해외로 나갔다면 더 큰 성공을 이뤘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삼성한테 당한 설움을 부각시켜 대기업을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냉엄한 사업세계를 너무나 안이하게 보는 것은 아닌지 물어보고 싶다. 최고경영자는 임직원의 생계를 책임지고, 회사발전을 주도해야 하는 힘든 과제를 안고 살아간다. 임직원에게 월급을 주기위해서는 때론 대기업 납품담당자를 찾아가 영혼을 팔아야하는 상황도 적지 않다. 부자집에서 태어난 안교수는 이런 것이 너무나 싫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오너일가의 과실독점 주장도 허위

이동걸은 재벌해체론의 주요 근거로 삼성과 현대차의 과실을 오너일가가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과연 그런가? 삼성과 현대차의 주주구성을 보면 외국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외국투자자들이 한국의 간판 대기업들의 주식을 상당부분 보유중이다. 국내의 기관투자자와 개미들도 상당부분 삼성과 현대차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이 이익을 내면 오너만 배당받는 게 아니다. 외국인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자, 개미들도 고스란히 배당을 챙긴다. 돈을 빌려주거나 회사채를 매입한 금융회사들도 대출이자와 원금, 이자수익을 꼬박꼬박 챙겨받는다. 그의 주장대로 삼성과 현대차는 오너일가만의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오너체제가 혁파되면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나고, 더욱 강력한 기업이 될 것이라는 이동걸식 사고는 무지의 소산이다. 그룹을 분할해 개별 독립기업으로 쪼개지면 그룹단위의 경쟁력이 사라지고, 시너지효과가 없어져 경쟁력이 금새 시들해진다. 투자도 위축된다. 연구개발과 제품개발, 판매도 공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룹이란 방패가 사라져 대외신인도도 취약해진다.

오너경영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과 저주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한국기업의 강점을 스스로 허무는 것과 같다. 아직은 한국기업의 역사가 미국, 유럽이나 일본처럼 수백년된 것은 아니다. 한국 재벌들도 현재의 2~3세에서 4~5세로 내려가는 동안 오너지배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다. 경영권이 상속될수록 오너일가의 지분이 떨어지지 때문이다. 좌파학자들이 그렇게 주장하지 않아도 재벌의 오너경영은 자연스레 전문경영인체제로 변하게 돼 있다. 그렇게 조급해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재벌체제를 타도하자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요, 한국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악수중의 악수다.

재벌들도 이익과 성과가 오너에게만 귀속된다는 악담과 선동에 국민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더 큰 기업일수록 나눔과 기부활동을 강화하고, 오너들도 배당액의 일정부분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내놓는 등 더불어 사는 데 신경써야 한다. 가진 자와 못가진자, 계층갈등을 치유하고 시장경제가 더욱 발전하기위해서라도 오너일가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적극 실천해야 한다. 좌파에게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 그게 시장경제와 자본주의가 지속적으로 번영하는 길이다.

이동걸의 주장처럼 30대재벌을 해체하고, 300대 기업체제로 갈 것이 아니다. 30대재벌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중견기업이 성장해서 300대그룹 체제로 가야 한다. 40대 재벌체제에서 더 나아가 400대 그룹이 나와야 한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투자, 고용을 주도할 300대그룹, 400대 그룹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 30대그룹을 해체하자는 주장은 과거로 돌아가자는 퇴행적 선동이요, 한국의 성장을 후퇴시키는 편견이다. 좌파진영이 복지포퓰리즘을 실현하려면 더 많은 재벌들이 나와 양질의 일자리와 세금을 내야 할텐데, 이들을 해체하면 어떻게 되나? 퍼주기 복지에 필요한 재원, 즉 세금을 누구한테서 걷을지, 매년 길거리로 쏟아지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는 누가 제공할 것인지...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의춘 편집국장 =junglee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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