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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대기업 장악②]‘사장’ 빈자리에 ‘점주’만 남아…

  • 송고 2011.09.27 09:55 | 수정 2011.09.27 11:53
  • 송창범 기자 (kja33@ebn.co.kr)

SSM의 지역상권 분쟁 틈타, 편의점 동네골목에 ´안착´

동네슈퍼, 편의점 갈아타… 구멍가게조차 설자리 없어

#1. 역삼역 GS타워에서 차병원 사거리까지 한블록의 주거지역. 이곳은 몇 년 전만 해도 동네슈퍼 천국의 자리로 알려진 곳. 주거지역 특성상 멀리 대형마트까지 가는 소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눈으로 확인된 동네슈퍼 숫자는 2~3개 뿐.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까지 모두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동네슈퍼 천국이 편의점 천국 지대로 변모한 것이다. 소비자가 사는 제품의 가격만 더욱 높아졌다.

#2. 경기도 고양시의 아파트단지.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아파트단지 내 슈퍼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고, 결국 문을 닫았다. 그런데 몇일 후 길 건너편에는 편의점이 들어섰다. 이제 아파트단지 주변 동네슈퍼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편의점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간단한 제품을 사기 위해서도 이젠 아파트주민들은 편의점에 가야만 한다.



동네슈퍼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동네슈퍼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골목 슈퍼 상권은 “더이상 기업형 슈퍼마켓(SSM)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소리가 골목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SSM에 대한 지역 상권 분쟁을 틈타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GS25, 미니스톱 등 편의점들이 동네상권에 슬그머니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편의점 분포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역삼역 GS타워 뒤편에 자리 잡은 주거지역을 찾았다. 몇 년전 만해도 이곳은 동네 구멍가게만 10여개 이상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눈으로 확인된 구멍가게는 단 2~3개 뿐, 기존 구멍가게가 위치했던 자리도 모두 편의점 간판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15년 이상 이곳에서 동네슈퍼를 해왔다는 구멍가게 주인은 “일주일에도 몇 번씩 편의점 업계 영업사원들이 오고 있다”며 “편의점으로 바꾸면, 장점이 많은 점을 설명하며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네슈퍼에도 단골이 많은 만큼, 굳이 편의점으로 바꾸면서 가격을 올려 팔 수 없다는 게 이 주인의 설명이다. 이 가게의 경우 특별한 이벤트는 없지만, 15년의 가게 노하우와 단골이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나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이 주인은 “구멍가게를 운영 했던 친척이 편의점으로 갈아탄 후 2년을 버티지 못했다”며 “수익성엔 큰 변함이 없었지만, 인력 비용 등을 빼고 나니 오히려 동네슈퍼를 할 때 보다 더 못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옆 라인 기존 동네슈퍼들은 모두 편의점으로 갈아탄 상태다. 2년 전 편의점으로 갈아탔다고 말한 한 편의점 주인은 “솔직히 마음은 예전 보다 좀 편하긴 하다”고 말하면서도 “수익과 관련해선 더 좋아졌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 주인의 경우, 옆에 있던 경쟁 구멍가게에 밀려 편의점으로 갈아탔을 가능성이 크다. 나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것이 편의점 영업사원들이 노린 전략일 것이라는 게 동네슈퍼 주인의 설명이다.

이런 현상은 아파트단지 주변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신도시 아파트단지 내에서도 동네슈퍼는 사라지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 등의 영향이 컸다고 하지만, 문을 닫은 동네슈퍼 앞에는 몇일 후 편의점 간판이 새롭게 들어선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골목에서도 편의점을 종종 볼 수 있다.

골목에서도 편의점을 종종 볼 수 있다.

▲신규편의점 4개중 1개는 동네슈퍼의 변경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GS25, 미니스톱 등 4대 편의점의 신규점포 중 약 25%는 동네슈퍼 등이 갈아탄 경우로 집계되고 있다. 새로 생기는 편의점 4개 중 1개는 동네슈퍼가 변경된 것이다.

편의점 업계의 영업 전략과 함께 기존 구멍가게 주인의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편의점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있겠지만, 이처럼 매년 동네슈퍼는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깔끔해지는 효과와 고객 신뢰도 향상이란 장점이 생겼지만,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해야만 한다.

이처럼 편의점의 골목상권 진출에는 제도적으로 특별히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SM의 경우 지역 상권 분쟁이 지속되자, 새로 매장을 낼 때 재래시장 반경 500m를 1km까지 확대하며 상권 보호에 나선 상태지만, 편의점에는 이런 제재 조치가 없다.

따라서 편의점 간판은 어디에나 걸 수가 있어, 오히려 SSM보다 편의점이 동네슈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동네슈퍼 주인이 편의점으로 갈아탄다고 해도, 다른 편의점 업체가 주변에 경쟁적으로 편의점을 낼 경우, 편의점 경영자는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편의점으로 갈아탄다고 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보장은 없다는 얘기다.

실제 편의점 수는 내년이면 2만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8월 현재 전국 편의점 점포수는 1만9천298개로 나타나고 있고,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은 8조3천891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협회는 올해 중 점포수 1만9천700개, 매출 10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신규 점포수는 매년 더욱 늘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 신규 점포수 집계자료를 보면, 2007년 1천여개, 2008년 1천500여개, 2009년 1천700여개, 2010년 2천800여개까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3천여개의 신규점포가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 수치 증가는 동네상권을 파고드는 뜻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편의점업계, “퇴직자 위한 생계형 제공”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 대해 편의점 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SSM을 대응해 동네슈퍼들이 차라리 편의점으로 갈아타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마트로 인해 경쟁력이 없어진 일부 동네슈퍼들의 경우, 편의점 브랜드 효과로 인한 고객 신뢰도 향상과 매장 자체가 깔끔해지는 효과 등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편의점은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편의점협회의 설명이다. 편의점협회 관계자는 “골목상권을 편의점이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자와 중고령자들의 생계형으로 편의점이 선택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협회가 제시한 경영주 비율 자료를 보면, 베이붐 세대의 50대 이상이 올해 1.9% 증가하며 현재 24.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체인본부에서 체계화되고 표준화된 지원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퇴직자들의 스몰 비즈니스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편의점은 골목상권 장악이 아닌, 퇴직자들의 새로운 삶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편의점이 골목 슈퍼 상권의 침체를 앞당기는 것인지, 이들의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것인지 골목상군의 또하나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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