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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칼럼]SK그룹 사촌간 계열분리 수순밟나?

  • 송고 2011.02.07 15:33 | 수정 2011.02.09 17:03
  • 이의춘 총괄국장 (jungleelee@ebn.co.kr)

최신원 SKC회장, 최태원 그룹회장과 재산분할 의지 보여

재계 3위 SK그룹도 사촌형제간 계열 분리 수순을 밟나?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둘째 아들인 최신원 SKC회장이 7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책임경영 차원에서 계열분리를 할 때가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창립 60주년이 되는 2013년에는 SK가 새로운 모습이 되어야 한다”면서 “계열분리에 대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SK그룹 우산 속에 계열사들이 한데 있는 것이 좋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그룹에선 그가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의 배경을 알아보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2004년 국제 사모펀드인 소버린이 SK에너지를 공격해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도 “(사촌동생인) 최태원 그룹회장을 중심으로 집안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발언에 대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사촌동생 최태원 회장과 조만간 결별수순을 밟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은 2000년 친형인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이 사망한 후 SK2세의 맏형 역할을 맡아왔다. 현재는 화학 및 부품회사인 SKC회장과 휴대전화 단말기와 통신중계기를 제작하는 SK텔레시스를 이끌고 있다. 그는 SKC의 지분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선친이 세운 회사라는 점을 감안해서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친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SK케미칼과 SK건설의 개인 대주주로 독자경영을 하고 있다.

SK그룹의 창업주는 고 최종건 회장. 하지만 그가 1973년 타계한 후 동생인 최종현 회장(98년 작고)이 경영권을 승계해 사세를 키웠다. 미국 시카고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최종현 회장은 학력이 변변치 않았던 다른 그룹의 총수들과는 달리 해박한 경영이론과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SK를 섬유 화학중심에서 에너지및 정보통신그룹으로 재편했다. 재계랭킹도 5위로 점프시켰다. 최종현 회장은 1980년 석유공사 인수를 시발로 한국이동통신을 통한 이통사업 진출 등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으로 유망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합병하면서 사세를 급신장시켰다.

최종현 회장의 타계 후 대권을 물려받은 최태원 그룹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글로벌 경영으로 SK를 재계 3위로 순위를 더 끌어올렸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SK홀딩스와 주력사인 SK텔레콤, SK에너지(현재는 2개회사로 분리됨) 등 에너지및 정보통신계열사들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지주회사에 대한 개인 지분과 주력사간 순환출자를 바탕으로 그룹경영권을 확고히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하는 계열사들은 초창기 사업들로 이루어져 있는데다, 외형도 적어 그룹 내 위상이 별로 크지 않다. ‘큰집’ 형제들이 독자경영하는 계열사로는 SK케미칼, SK건설, SK가스, SK텔레시스를 꼽을 수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최신원 회장이 계열분리에 대한 의욕은 있어도 이를 실현할 방법이 없다. 최태원 회장에게 “이제는 재산분할 및 계열분리를 할 때가 됐다”라는 의지를 표명할 수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실탄’(돈)이 없기 때문이다. 최신원 회장의 행보는 과거 삼성 LG 등의 형제간 재산 분할에 비해서는 주목도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SK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상장돼 있어 사촌형제간 주식을 주고받아 경영권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다. 가족간 회의를 열어 모종의 교통정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및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이 시퍼렇게 감시하고 있는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최태원 회장이 재산의 대부분을 SK C&C 등 계열사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상장된 계열사마다 이사회와 주총이 엄연히 있는 데 이를 무시하고 사촌형제끼리 이리 떼주고, 저리 떼주는 식의 재산분할은 난제중의 난제다.

최신원 회장은 선친이 세웠거나 인수했던 SK네트웍스와 워커힐호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SK네트웍스의 경우 그룹의 모태였던 선경직물, 선경합섬의 후신이다. 하지만 네트웍스는 2004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 문제로 홍역을 치르면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 SK에너지 주유소 사업을 인수하고, 자동차 정비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기존 섬유기업 이미지를 벗었다. 네트웍스의 최대주주도 SK홀딩스로 바뀌었다.

3공 시절 인수했던 워커힐도 분식회계사건 이후 채권단 요구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SK네트웍스에 합병됐다.

이들 회사들은 최종건 회장 시절 키운 것이지만, 현재론 지배주주가 홀딩스와 네트웍스로 돼 있다는 점에서 계열분리가 쉽지 않다. 최신원 회장 형제는 이들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최신원 회장은 이에대해 “부족한 자금력은 중요한 게 아니며, 적합한 계열 분리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희망사항이 현실화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그의 발언이 공개된 날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그룹의 경우 재산분할 문제가 나오면 계열사 주가들이 민감하게 요동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시장에선 그의 발언에 별다른 무게감을 두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계열분리를 할 여건이 되면 언젠가는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론 분리를 해주고 싶어도 묘책이 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최신원회장측의 자금동원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룹은 집안의 장자가 한 발언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그의 돌출발언이 사촌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사촌형제간 별다른 잡음없이 화합경영을 해온 그룹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도 걱정하고 있다. 지금처럼 국내외 경영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선 큰 집, 작은 집 가릴 것 없이 사촌 형제들이 똘똘 뭉쳐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룹의 바람이다.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의 참모들도 그룹분리는 “현재론 실익이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신원 회장이 현실성이 없는 계열 분리 카드를 제기한 것은 무슨 의도인가?

이 문제는 선친인 고 최종건 회장의 업적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연관돼 있다는 게 그의 참모들은 분석이다. 재계 3위의 그룹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의 피땀어린 도전과 열정 등이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신원회장은 지인들에게 선친의 창업 고통이 무척 컸는데도, 그 업적이 묻혀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곤 한다고 한다. 이 점은 그룹에서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내년 창업 60주년을 맞아 사사 제작과 기념관 건립, 심포지엄 등을 할 때, 고 최종건회장-최종현회장 형제의 업적과 역할에 대해 균형잡힌 배려가 필요하다. 그룹에서 큰 집 사촌형제들의 ‘섭섭한’ 심정도 헤아리는 아량과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

최종건 회장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견 섬유기업으로 육성시킨 공로는 올바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창업도 중요하지만 수성은 더욱 어렵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중소규모의 섬유기업을 물려받았던 고 최종현회장과 현 최태원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과 전략적 판단을 바탕으로 SK그룹을 매출 80조원의 세계적인 정보통신및 에너지그룹으로 도약시켰다.

최신원 회장은 집안의 화합경영을 주도할 책임이 있다. 계열분리는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 형제경영을 해온 그룹들이 자연스레 분가과정을 밟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SK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분란과 잡음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 등 사촌 형제간 충분한 소통과 합의를 바탕으로 원만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다. 맏형을 자처하는 최신원 회장이 지금처럼 합의가 안된 것을 외부로 불쑥 내놓아 그룹 안팎을 당혹케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SK는 계열사간 ‘따로 또 같이’ 경영을 모토로 하고 있다. 최신원 회장 형제들은 그룹에서 분가할 때까지는 SK라는 한 우산속에서 사촌형제간 화합경영에 힘써야 한다.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은 ‘따로’ 경영하되, 분가될 때까지는 ‘또 같이’ 경영해야 한다. 그래야 그룹임직원, 국내외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불안해 하지 않는다.

일부 그룹들이 형제간 계열분리를 둘러싸고 불미스런 일을 벌여 투자자들과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최신원 회장은 재계총수 가운데 드물게 기부 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년 재산의 일정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계열분리라는 민감한 문제에서도 이 같은 좋은 이미지와 화합을 바탕으로 ‘스마트’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이의춘 편집국장 jungleelee@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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