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3 | 29
12.1℃
코스피 2,746.63 0.81(0.03%)
코스닥 905.50 4.55(-0.5%)
USD$ 1348.0 -3.0
EUR€ 1452.5 -5.0
JPY¥ 890.3 -2.2
CNY¥ 185.8 -0.3
BTC 100,196,000 4,000(-0%)
ETH 5,082,000 10,000(-0.2%)
XRP 880.1 5(-0.56%)
BCH 826,800 52,200(6.74%)
EOS 1,584 75(4.97%)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이의춘 칼럼]MBC <2580> UAE 원전 보도는 왜곡 편향 보도 가깝다

  • 송고 2011.02.01 18:49 | 수정 2011.02.08 15:18
  • 이의춘 총괄국장 (jungleelee@ebn.co.kr)

팩트 확인도 안한 채 의혹부풀리기로 정보조작 논란 초래

2010년 2월 9일 12시.
김동수 수출입은행장(현 공정거래위원장)은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수주와 관련한 자금지원 방안을 밝혔다. 김행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1분기중에 발주처인 UAE 원자력전력공사와 협의해 금융구조 디자인과 대주단 구성을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입은행이 원전 수출에 제공하는 금융지원 규모는 9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원전 수주금액 중 건설비용 186억달러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행장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등으로 시름이 깊던 국민들에게 모처럼 낭보를 안겨줬던 2009년 11월말 UAE원전 수출 낭보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지원방안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한 금융지원 방안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는데도, 이 문제가 최근 마치 의혹투성이 계약인 것처럼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의혹을 제기한 곳은 MBC 시사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이하 2580). 2580은 지난 30일 UAE원전 건설비용 186억달러 중 절반이 넘은 100억달러 가량을 한국에서 금융조달하도록 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같은 이면계약을 숨긴 채 대형 원전수주 소식을 호도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2580의 보도는 전제가 틀렸다. 정부나 국책은행이 숨긴 게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김동수 행장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UAE 원전의 건설비용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당시 건설비용의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는 김행장의 회견은 연합뉴스를 비롯 동아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내일신문, 파이낸셜뉴스를 비롯 각종 인터넷미디어들이 상세히 전한 바 있다. 김행장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문사, 인터넷, 통신사들은 거의 대부분 이같은 회견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김행장은 더 나아가 “올해 1분기(지난해 1분기 의미) 중에 원전 수출 금융지원을 위한 대주단(자금을 공동으로 빌려주는 금융회사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전사업 수행회사(SPV)에 대한 출자금 지원, 출자와 직접 대출, 대외채무보증 등 금융패키지 방안을 상세히 밝힌 바 있다.

사안이 이처럼 명명백백한데도 <2580>은 거의 1년 만에 엄청난 이면계약이 있는 것처럼 폭로성 보도를 했다. 좌파및 진보매체, 야당도 <2580>의 보도에 발맞춰 일제히 의혹을 제기하며 ‘원전스캔들’로 몰아가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한 기본적 사실확인도 안하고 왜곡방송한 것에 대해 진보진영과 야권이 덩달아 ‘얼씨구나, 좋다!’며 춤추고 있는 셈이다.

<2580>은 방송에서 “국민들이 까맣게 모르는 미공개 계약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공개 계약으로 우리나라가 186억달러(당시 환율기준 22조원) 중 93억달러(12조원)를 UAE에 빌려주기로 한 것을 들었다. 이게 무슨 왜곡보도인가? 수출입은행은 정부의 국내기업들의 해외사업을 지원하기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국책은행이 원전 수주의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건설비용의 절반을 지원하는 방안을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발표한 것은 무엇인가? 그런데도 정부가 국민들을 속였다고 한다면 악의적인 보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2580> 보도는 정부를 억지로 비난하기위해 사전에 보도방향을 정해놓고 팩트를 가공한 흔적이 적지 않다. 팩트에 근거하지 않는 저널리즘은 선정적이고, 맹목적이다.

이 방송은 원전 기공식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작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렇다면 큰 일이다. 국가적 경사로 알고 있는 초대형 원전수주사업이 첫단추부터 잘못돼가고 있다면 국가적 망신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건설공사는 당초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현장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부지정리 작업등을 진행중이다. 다만 기공식은 지난해 연말에 잡혔다가 올 3월께로 연기됐다. UAE 왕과 왕세자를 동시에 초청하려다 보니, 세러머니 일정이 조정된 것 뿐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터파기와 부지정리 공사는 당초 일정대로 진행중이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UAE 양국간 초대형 원전협력사업이다. 이를 감안하면 양국의 최고관계자들을 참석시키려고 세러머니를 조정한 것은 이상할 게 없다. 공사차질로 인한 것은 아닌 것이다. 이걸 두고 “국민들이 모르는 이면계약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하는 것은 견강부회다.

원전수주는 어떤 사업보다 국가간 경쟁이 치열한 프로젝트다. 당시 UAE 원전 수주경쟁에선 이웃 일본과 중동에 종주권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프랑스를 비롯 미국, 우리나라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중 프랑스와 일본은 우리보다 원전 수주 경험이 풍부한데다, 금융조달 능력이 우리보다 한수위였다. 이들이 내건 금융지원 조건은 우리보다 유리했다는 게 이 사업을 주관하는 한전측의 설명이다. 이들 선진국들은 글로벌 금융회사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조달이 유리하고, 금리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강점으로 일본 프랑스 등 경쟁국들보다 건설단가가 낮고, 공기도 훨씬 단축할 수 있는 점이 부각됐다. 혹시 특전사를 파견하는 것도 우리의 차별화한 장점이었을 수 있다.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하면 ‘골리앗’들을 물리치고 원전 수주 경험이 없는 우리가 따낸 것은 국가적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과 프랑스는 이후 절치부심해서 터키 등 중동국가와 베트남 등 동남아 원전 수주경쟁에서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다. 우리보다 파격적인 금융지원 조건을 제시하며 발주국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조건이 이들 선진국보다 미흡한 우리로서는 앞으로 추가적인 원전수주에서 적지않은 핸디캡을 안고 있는 셈이다.

원전 사업은 공사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원전을 제공하는 국가에서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금융지원을 해주는 게 관행이다. 장기간 대출 등의 지원을 해주고 나중에 회수하는 투자형 사업이 대부분이다. 선 금융지원 후 회수 형식이 많다. 투자금 회수기간이 길다보디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나설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정부가 원전 사업의 이같은 특성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속였다는 식의 <2580> 보도는 무책임한 보도 행태다.
<2580>이 이면계약 의혹을 제기한 것도 아니면 말고식 ‘의혹부풀리기’에 불과하다. 수주규모와 금융지원 방식 등은 입찰계약서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계약서를 만들어 모종의 밀실합의를 했다면 모를까...

<2580> 보도를 보면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선정적인 왜곡 보도가 연상된다. 특정이슈에 대해 미리 주제와 의도를 정해놓고, 여기에 팩트들을 왜곡해서 짜맞춰 의혹을 부풀리는 방식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한 의혹들은 그동안 <민중의 소리> 등이 제기해왔지만, 삼류 소설수준에 불과했다. 원전 건설 비용은 UAE정부가 대고, 한국은 원전건설만 하는 것처럼 정부가 홍보해왔다는 왜곡된 주장이 많아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민주노동당에서도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인 <2580>에서 거대한 스캔들이 있는 양 이 문제를 다뤘지만 공정보도의 저널리즘에 충실했다고 볼 수 없다. 취재의 편향성과 사실왜곡 논란만 불러일으켰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원전을 차세대 수출전략 상품으로 내세워 신흥국과 개도국, 중동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첫 원전 수출만 성사시키면 전세계 수백조원의 거대 원전시장에서 파이를 나눠먹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들이 총력을 기울여 UAE 원전수주에 매달려야 하는 국가적 사업이다.

세계 원전 시장은 2030년까지 430기, 1,200조원의 천문학적 규모의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원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UAE 원전수주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시장의 20%인 240조원어치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원전사업은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전략사업이다.

원전 사업은 건설비용이 워낙 크고, 공기가 길다보니 원전 제공국가에서 공사비용의 상당부분을 금융지원하는 게 국제관례다. UAE 원전수주에서 고배를 마셨던 일본이 베트남 원전수주 경쟁에서 우리를 제친 데는 일본정부와 금융회사들의 막강한 금융지원 보따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우리가 유리했던 터키원전 수주경쟁에서도 일본에 밀리고 있는 것은 금융지원 조건에서 우리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2580>은 “원전공사가 차질을 빚으면 제2, 제3의 원전수주를 준비하는 한국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2580>식의 왜곡된 보도가 오히려 추가 원전수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가적 프로젝트에 대해 의혹 부풀리기식의 보도가 불거지고,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쟁점화하는 것 자체가 국익을 헤쳐 경쟁국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악당이 있다. 이 악당은 나그네를 자기 집으로 끌어들여 침대에 뉘여놓고 나그네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늘려 죽이고, 그보다 크면 발을 잘라 죽였다.

언론이 프로크루스테스가 돼서는 곤란하다. 선정적인 저널리즘이 아닌 바에야 사실보도에 충실해야 한다. 자기 잣대에 맞지 않는 것은 모조리 잘라내는 보도라면 취재영역이 아니다. 정보조작이나 픽션의 세계일 수밖에 없다. (이의춘 편집국장 jungleelee@ebn.co.kr)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746.63 0.81(0.03)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3.29 16:23

100,196,000

▼ 4,000 (0%)

빗썸

03.29 16:23

100,090,000

▼ 79,000 (0.08%)

코빗

03.29 16:23

100,110,000

▼ 34,000 (0.03%)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