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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피자집 이마트, 치킨집 롯데마트가 씁쓸하다

  • 송고 2010.12.09 16:24 | 수정 2011.11.23 14:29
  • 송남석 부국장 (song651@ebn.co.kr)

“호프집에 이어 피자가게와 치킨집까지 이제는 더 이상 소자본으로 해 먹을 것이 없네요.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이 안하는 것이 도대체 뭐가 있습니까.” 3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정년퇴직하고 최근 프렌차이즈 치킨 집을 낸 50대 후반 신규 개업자의 푸념이다.

이마트가 피자 장사로 짭짤한 재미를 보자 이번엔 롯데마트가 치킨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퇴로를 걱정하고 있는 신규 창업자의 생계유지와 관련된 절박한 하소연이다. 개인에게 있어 이 보다 더 큰 ‘날벼락’이 있을 수 있을까. 그 순간 정부와 기업이 그토록 내걸었던 상생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허구라는 현실을 깨달은 순간이다.

그렇다면 유통 대기업들이 이 같은 중소 상인들의 쓰라린 눈물을 밟고 골목상권에까지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두 대기업이 내세운 논리는 간명하다. 두 말할 것 없이 소비자의 이익이다. 깔끔하게 위생을 담보하면서도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투다. 이를테면 정부의 물가안정이란 측면에 부합하겠다는 정책적 의도에 편승하겠다는 기조 또한 내제돼 있다.

하지만 저간에는 정부가 전통시장 반경 500m 이내에는 기업형슈퍼마켓이 쉽게 들어설 수 없도록 규정한 유통법 통과 이후 더 이상의 SSM의 확장이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법망을 피해가며 매출증대를 이룰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유통 대기업들이 피자와 치킨을 팔아 돈을 벌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어찌 보면 다른 제품에서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미끼상품에 가깝다는 것이 오히려 좀더 진솔한 표현으로 읽힌다.

때문에 이마트가 짭짤한 피자 장사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선례를 남기자 롯데마트가 경쟁적으로 치킨시장에 진출했다는 얘기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치열한 경쟁을 전제로 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성역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유통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상 방향 퇴로가 막힌 마당에 이미지나 파급력 등을 고려할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템일 수 있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다만, 실행의 문제다. 유통 대기업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아무리 경쟁사간 경합이라고 하더라도 대표적인 서민 업종만은 피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익만이 존재한다는 처절한 기업 생태계에서도 피해야 할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그들이 다름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 대기업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자칫, 그들의 자리다툼 격 싸움이 중소 제조업체에 피해를 입히거나 중소 상인들의 영역을 넘나드는 형태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에도 체급이 있듯, 기업 간 경쟁에도 분명 볼륨은 존재한다. 지금처럼 국내에서 제조업체나 영세 자영업자들과 영역을 다투며 가격 싸움에 집중하기 보다는 좀더 질 높은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혹,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 세계 어느 곳을 여행하더라도 친숙하게 우리 눈에 와 닫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더 보고 싶은 모습이지 않을까.

‘롯데 당구장이나 PC방’, ‘이마트 볼링장이나 만화방’을 우려하는 마음은 지나친 기우겠지만, 현 상황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나 상생경영의 의지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까닭에 대해서는 되씹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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