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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식물에서 에너지 수확하는 날을 꿈꾸며

  • 송고 2010.04.29 13:52 | 수정 2011.11.23 14:30
  • 송남석 부국장 (song651@ebn.co.kr)

헬리콥터(잠자리)나 잠수함(물고기), 굴삭기(사마귀 앞발), 가시철망(장미), 물갈퀴(오리발), 민들레씨(낙하산), 프로펠러(단풍잎씨)…. 자연을 흉내 낸 이른바 ‘바이오메커닉스’(biomechanics) 기술이 만들어 낸 작품들이다.

인류가 45억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자연계의 가혹한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끊임없이 다듬어진, 지구 환경에 최적화된 작품들을 모방한 것이다. 당연히 탁월한 환경친화력과 적응력, 효율 등은 기본사양이다. 요즘 들어 세계 유수의 기업이나 단체, 학계에서도 이처럼 자연을 모방한 다양한 로봇 개발 등이 붐을 이루고 있다.

아직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에너지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적 화두 역시 태양열, 풍력, 수력, 지열, 조력, 원자력, 수소, 바이오매스 등 효율적인 대체 에너지 개발과 사용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인류의 숙원에 가깝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화석연료에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원고갈이나 환경오염,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비용도 아랑곳 않는다. 오로지 에너지 자원 확보에 점점 더 목을 맨다. 심해 오지는 물론, 심지어 지구 밖으로까지 나설 채비다. 당연히 각국은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더 깊이 파 들어가고,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의 기원은 태양이다. 수 십 억년 동안 지구가 가공해 둔 다양한 유형의 태양에너지를 뽑아 쓰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어떤 이는 지구를 거대한 태양전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이 같은 화석연료는 유한하다는 점이다.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위해요소의 발생은 더 큰 문제다. 이제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를 태워서 얻는 초기적인 에너지 사용시대는 지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천연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을까. 결국, 에너지의 근원인 태양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태양광 사업은 에너지전환 기술과 효율, 비용이 걸림돌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태양전지도 광.전기 에너지 변환효율이 2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다. 최소한 경제성에 있어서는 화석연료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태양광 사업의 두 가지 단점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적 단초가 제공됐다. 기계적 에너지 변환방식이 아닌 자연을 이용한 태양광 이용방식이 그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 워싱턴 주립대 연구진이 큰잎단풍나무가 최고 수백 밀리볼트(mV)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흐르는 전기를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나무에서 전기를 수확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시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내에서도 이 달에만 벌써 2건의 눈에 띄는 관련기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다. 29일,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응용연구본부 이동윤 박사팀이 전극의 주요 재료인 백금을 사용하지 않는 투명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방해 태양빛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중 상대전극으로 사용되는 백금을 대체한 투명한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한 것.

앞서 지난 23일에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이 나노소재를 이용, 자연계의 광합성을 모방한 ‘인공광합성’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자연광합성시스템을 모방해 자연계의 광반응(light reaction) 대신 태양전지 등에서 사용되는 양자점(quantum dot) 등 나노 크기의 광감응 소재를 통해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빛에너지를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변환, 최종 정밀화학물질의 생산이 가능한 반응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풀어야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조만간 기술개발이 완료되고, 상용화가 가능해지면 경제성은 물론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무제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한마디로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에너지원의 확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는 지구가 축적해놓은 거대한 태양전지를 불과 몇 백년 만에 소모해버리는 실수를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된다. 또,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불완전연소 등으로 인한 각종 오염문제도 방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부존 에너지와 환경은 결코 우리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까닭이다.

다소 성급한 기대일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식물에서 전기를 수확해 자급할 수 있는 그날, 에너지 확보를 위한 인류의 숙원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영화 ‘아바타’의 인간들이 멀고 먼 판도라 행성까지 가서 나비족과 전쟁을 치른 것도 따지고 보면 에너지 문제다. 그 정도의 기술 수준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무한한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의문이 든다. 먼 미래, 인간이 ‘아바타’의 노고를 덜어 줄 수 있도록 바이오메커닉스기술 발전에 기대를 걸어본다.[EBN=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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