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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세계 車업계 ‘합종연횡’과 철강값

  • 송고 2010.04.06 16:30 | 수정 2011.11.23 14:32
  • 송남석 부국장 (song651@ebn.co.kr)

자동차 업계의 덩치키우기…철강 기업과 가격협상 주도권 전초전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각국 정부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더블딥 논쟁이 한창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글로벌 경기침체의 그늘 속에서,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適者生存´이란 생물학의 기본 원칙이 경제 생태계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 하다.

일단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합종연횡´을 통한 덩치키우기다. 그 동안 처절하게 부딪쳐 왔던 라이벌 구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업종간은 물론 국가간의 장벽도 허물어진지 이미 오래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격언이 명언처럼 되씹어지는 시점이다.

6일엔 일본의 닛산과 프랑스의 르노, 독일의 다임러가 상호출자 및 환경차 공동개발 등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제휴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과 다임러의 디터 체체 회장이 브뤼셀에서 제휴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해온 일본-프랑스-독일의 삼국 자동차 업체들의 연대다.

3사의 전체 자동차 생산대수는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764만대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1위인 독일의 폭스바겐(860만대)과 2위인 도요타자동차(781만대)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생산업체가 탄생하는 셈이다. 게다가 도요타자동차가 대규모 리콜 사태로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폭스바겐에 견줄 세계 2위 자동차 생산업체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

이 결합이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과거와 같이 단순 자본제휴에 머물지 않고 비용절감을 최종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3사는 소형차와 엔진 공동개발, 부품 공통화와 원자재 공동구입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자동차 등 거액의 개발비가 투입되는 친환경 기술에서도 제휴를 강화해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형태로 타이트한 연맹을 유지해 나가겠단 발상이다.

이에 앞서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스웨덴의 대표 기업 볼보자동차가 10년 남짓한 중국의 신생 지리자동차에 인수되는 충격도 있었다. 물론, 적자에 허덕이던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던 볼보자동차의 지분을 넘기는 방식이기는 했지만, 업계에서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상징성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세계 자동차 업계가 잇따라 덩치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부품 공통화를 통해 생산 및 마케팅 비용절감과 친환경자동차 개발자금 분담, 상호 시너지 확보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인 거대 원자재기업 및 철강업체들과의 가격 협상력 확보란 측면을 빼 놓을 수 없다.

직접적으로는 아르셀로미탈과 신일본제철, 포스코 등 글로벌 철강업체와의 철강판 가격협상이고, 그 이면에는 발레나 BHP빌리톤, 리오틴토 등 메이저 3대 철광석 생산업계의 힘겨루기가 존재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복심이 깔려있다.

철강업계나 원자재 생산기업들의 경우 M&A 등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다. 철강업에서는 미탈스틸이 지난 2006년 M&A를 통해 세계 2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등 전 세계 철강업체를 차곡차곡 인수, 2위 업체보다 덩치가 무려 3배나 큰 철강공룡을 탄생시켰다.

인수 과정에서 기존 회사와의 시너지 극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표면에 내세웠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은 저원가 생산체제 구축에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철강 업계의 입장에서도 세계적인 철광석 및 유연탄 생산업계와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더 큰 과제였을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 같은 덩치키우기 역시 다양한 효과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안정된 가격에 원료(철강재) 확보라는 절대명제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40년간 자동차업계에 강판을 공급해온 브라질의 발레나 호주의 BHP빌리톤, 리오틴토 등 메이저 3대 철광산업체는 지난 한해를 제외하고 최근 몇 년간 매년 엄청난 폭의 가격 상승을 강요해왔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중국의 고속성장에 따른 수요급증을 원인으로 들었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이들 3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70~80%에 달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세계 철강재 가격은 이들에 의해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수요 산업인 세계 자동차 업계 역시 철강 업계를 넘어 글로벌 철광석 업계와도 좋든 싫든 대척점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세계 자동차업계는 지난 90년대 후반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일본 철강업계에 "가격을 내리든지 자동차업계에 철판 공급을 포기하든지 양자택일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던 수요자 중심의 구도를 회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세계 자동차업계는 급변하는 환경에 처절하게 몸살을 앓아가며 결과를 알 수 없는 서바이벌게임장에 들어서고 있다. 과연 어떤 조합의 짝짓기가 진화에 성공, 강자로 살아남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세계 자동차 업체 중 5위를 차지한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는 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EBN=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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