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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도요타 몰락이 주는 교훈

  • 송고 2010.03.22 15:08 | 수정 2011.11.23 14:32
  • 송남석 부국장 (song651@ebn.co.kr)

도요타자동차가 대규모 리콜 사태로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해있다. GM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기쁨을 누린 지 채 몇 년도 되지 않아서다. 경영진의 자만과 실적주의, 지나친 원가절감과 글로벌화, 누구도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체계적 문제점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여기에 안정과 정직을 중요시하는 미국인들의 정서를 파악하지 못한 채 늑장대응과 은폐에 급급했던 기존 관행까지 더해졌다. 물론 저간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이자 미국의 상징이던 GM의 허무한 몰락에 대한 감정적 배경도 혼재한다.

내면에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외형 속에 묻혀 초심유지와 실력배양에 실패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안전과 품질, 성장이란 기존 3대 기본경영 철학 중 성장만이 눈에 들어왔다. 예상치 못했던 급성장 속에 두려움마저 느꼈다”는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미국 청문회 고백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끊임없는 고민과 자각이 뒤따르지 않은 채 달콤한 열매만을 쫓아 추락직전 폭포까지 휩쓸려 내려온 꼴이 됐다. 급성장과 실적이라는 환상이 낭떠러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했다는 얘기다.

세계 언론들은 도요타 위기 이후 한국 경제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도요타의 급부상 때 따랐던 온갖 수식어와 찬사들이 우리 기업, 우리나라로 몰리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외신은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한국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오히려 우리의 성장과 발전 속도를 넘어 의도적으로 추켜세우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아예 한국실을 신설해 한국 경제와 기업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호들갑이다.

갈수록 표현 방식도 화려해지고 있다. 금융위기 탈출의 모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수주국, 동계올림픽에서 선전국, 대기업 중심의 글로벌 급성장국, 고속철도 강국, 엄청난 교육왕국 등등….

최근엔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한국을 치켜세웠다.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을 더 잘 시키는 나라가 미래에 우리(미국)를 이길 수 있다. 한국(부모들)은 자녀들이 탁월하기를 원한다”고 했고 최근에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성공 사례이면서 고속철도 강국”이라고 우리나라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마냥 즐기고 흥분할 일만은 아니다. 과연 우리는 이 같은 찬사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가. 혹, 한국 경제에 대한 분에 넘칠 정도의 과도한 찬사 뒤에 숨겨진 저의는 없는지도 냉철하게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각국의 시기심과 경계심도 한국 경제가 넘어야 할 숙제다. 우리 제품이 세계 최고, 더 나아가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거북한 자화자찬은 아예 적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미국 경영학자인 짐 콜린스가 쓴 ‘위대한 기업이 어떻게 망하는가(How the Mighty fall)’라는 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 몰락의 1단계로 ‘성공에 도취된 자만’을 꼽았고 2단계로 ‘원칙 없는 확장’, 3단계에는 ‘리스크 무시’, 4단계에는 ‘외부 구원에 매달림’,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기업 존재 가치의 소멸’을 들었다.

우리는 과연 어느 단계에 와 있는 지 되돌아봐야 한다. 경제는 끊임없이 진보, 진화하는 유기체다. 당장 우리 기업들은 전 세계 내노라하는 유수의 기업들과 촌각을 다투며 존립을 위한 치열한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봐도 이제 겨우 중진국에서 선진국 초입 언저리쯤에 위치해 있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빈부격차와 청년 실업문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지식 서비스업 중심으로의 변화 등 한국 경제가 풀어야할 난제도 쌓여있다.

지금 우리 경제나 기업도 외신들의 칭찬과 찬사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또, 매년 늘어나는 주요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속에 함몰돼 있는 진정한 기업가치는 없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 된다. 도요타의 흥망성쇠를 놓고 우리 기업, 우리 경제는 어떤 진화의 길로 가야할까. 최종 선택과 결과는 온전히 우리 몫이다.[EBN=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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