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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관업계 부진, 신수요 외면한 결과?

  • 송고 2010.03.04 05:00 | 수정 2010.03.04 10:11
  • 황세준 기자 (hsj@ebn.co.kr)

"강관 업계 지난해 실적이 평균 50%는 깎였을 겁니다." 올초 한 업체 사람이 지나가듯 내뱉은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속속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마치 족집게처럼 맞아 떨어지고 있다.

업계 1등 기업인 S사조차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8년 대비 92.7%나 줄었고 H사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또 다른 H사는 아예 올해 강관 매출이 지난해보다 7% 줄어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실적 부진 이유에 대한 업체들의 공통적인 변은 ‘국내외 경기 하락’, ‘환율 상승에 따른 제품 단가 하락’으로 압축된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금 시장이 얼어붙다보니 수요가 급감했고, 곧바로 제품 판매에 타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당수의 업체 관계자들이 “수요가 없다. 가격이 오르면 뭐하나. 사는 사람이 없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강관업계가 이같이 동반 침체를 겪는 이유는 건설 의존적이고 특정 분야에 쏠려 있는 후진적·과밀집된 산업 구조가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강관업계에는 몇 년 전부터 제휴 및 M&A를 통해 저급재에서 고부가가치재 중심으로 생산구조를 고도화하고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한 원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현 상황은 정 반대로 저가 경쟁만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강관업계 상황은 남이 하나라도 더 죽는 것이 곧 나의 행복일 정도”라고 말했다. 막말처럼 들리지만 신사업 발굴하기보다는 정해진 파이 안에서 물고뜯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짚어준 의미심장한 말이다.

일례로, 최근 원전 관련 취재를 진행하면서 드러난 점은 ‘아무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원전 1기에 강관이 얼마나 사용되는지 강관업계가 몰랐다. 물어물어 원자력발전소 배관부장으로부터 대략적인 답을 찾아내기까지 답답함만 쌓여갔다.

한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 시장은 향후 20년간 260조원대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황금어장임에도 강관업계는 그동안 ‘판재의 국내 수급이 안 된다’거나, ‘수지 타산이 맞지 않다’는 등 근시안적인 이유를 들어가며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주공아파트 배관재가 STS로 전격 교체됐다는 기사를 취재하면서도 강관업계의 무관심이 또 한 번 확인됐다. 당장 수익과 연결되는 문제임에도 언제 바뀌었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한 업체가 많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강관업계가 살길이 ‘신사업, 신시장’이란 부분에서는 이미 확실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올해 철강협회 강관협의회가 무계목과 내지진을 새로운 화두로 결의한 것은 같은 맥락이다. 바꿔 말하면 이제는 실천만 남은 셈이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 속에서도 강관사업 파트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든지, 사업목적에 새로운 것들을 추가하려는 몇몇 업체들이 눈에 띄지만 말 그대로 일부 업체에 국한된 얘기로 머물고 있다.

물론, 신사업·신시장 개척이 쉽지만은 않다. H업체의 경우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1년 전부터 직원을 파견, 시장조사를 실시한 끝에야 사무소를 개설했다. 또 다른 H업체 역시 후육관 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을 새로 지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가동은 보류하고 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원재료를 공동 수급할 방안을 찾아본다거나, 해외 진출 시 컨소시엄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 협상력을 높여 볼 수도 있다.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다는 배타적 입장만 견지해선 곤란하다.

다음주 말부터 강관업계는 본격적인 주총 시즌에 돌입한다. 주총 또한 단순히 지난해 실적을 보고하는 자리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각 업체마다 경쟁력 있는 부분을 올해 어떻게 살려 신수요를 창출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 피력이 필요하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사상 초유의 경영위기를 맞았지만 탄력적 조업체제로 전환하고 신흥시장 진출을 확대하면서 일본 고로사들과는 다르게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냈다. 강관업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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