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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괴물 신드롬인가

  • 송고 2009.07.08 10:44 | 수정 2010.02.05 11:35

폭력이 만연한 사회, 인간에 대한 공포의 반영

2006년, 이맘때쯤에는 괴물 신드롬이 일었다. 이때 신드롬의 주인공은 영화였으며, 괴물 자체는 아니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6월말에 개봉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키며 파죽지세로 관객동원 몰이에 나서더니 1951만 8415명(영화진흥위원회자료)의 관객 동원이라는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2009년, 때 아닌 괴물들이 등장했다. 몬탁 괴물, 초소형 인간, 하수구 괴물, 삼척 괴물 등은 최근 인터넷을 달군 괴물 신드롬의 주인공들이다. 서울시립미술관 ´괴물시대´ 전시회는 다양한 괴물들의 모습을 통해 성찰적 시각을 제공해준다. 영화 ‘차우’의 등장은 2006년 영화 ‘괴물’이어 또 한 번 괴수 영화의 신기록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감을 갖게도 한다.

예술적 철학적 시각에서 보았을 때 괴물을 둘러싼 두 가지 입장이 있다. 이분법적 시각이 그 하나이다. 괴물과 자신-혹은 인간을 분리시키는 시각이다. 따라서 인간과 다른 존재는 괴물로 본다. 그들은 미지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미지의 초능력을 지닌 존재로 규정되고 그 능력은 인간을 능가한다.

더구나 그 존재는 인간과 대화가 통하지 않으며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이므로 제거의 대상이 된다. 물론 영화 같은 콘텐츠에서 괴물이 할 일은 공포와 폭력, 살인을 통해 재미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인간과 자연-동식물을 분리해서 보는 서구의 사고체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간이 어떤 형태로든 우월해야 하며 그 우월은 물리적 힘이 아니라 이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두 번째 시각은 괴물과 인간을 분리시키지 않는 관점이다. 즉 인간이 괴물의 근거지이며,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괴물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것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따로 있다는 시각이다. 즉 인간이라는 종족이 자신 이외의 존재를 괴물로 규정하고 공격하면서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중심적 사고와 제국주의 시각이 결합하면서 겉잡을 수 없는 형태의 살육으로 나타나기도 했고 그것이 각종 문화콘텐츠에 반영되기도 했다.

다른 하나는 인간의 행위에서 괴물이 빚어지는 것이다. 즉 인간의 이익을 위한 행위 혹은 그 결과물에서 괴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의도와 비의도라는 차이가 또한 발행한다. 애초에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해서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가 비의도에 해당할 것이다. 뜻하지 않는 괴물이 발생하고 그것이 인간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창조주의 소외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괴물 현상은 예전의 괴물 신드롬과는 다르다. 그것은 주로 어떤 대상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단순히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존재에 대한 탐색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행위가 만들어낸 것이다.

즉 환경오염등과 같은 치명적인 행동이 뜻하지 않게 괴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드러낸다. 괴물 신드롬의 실체는 인간에게서 나온 결과물이 인간을 위협하는 부메랑 효과에 대한 공포심리가 담겨 있다. 이는 영화 ‘괴물’에서 미군기지의 독극물로 괴물이 탄생하는 것을 통해 잘 드러내주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는 흔하지 않았다. 서구의 영화나 문학작품에는 괴물의 등장은 빈번하다. 그 이유는 물론 서구인들의 사고체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아 왔다. 서양인들은 이분법적으로 자연을 정복 타도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제국주의적 속성자체가 불안과 의심, 욕망의 산물이므로 끊임없이 다른 대상을 괴물로 만들어 제거하려 했다. 물론 이러한 인식차원에서 접근한 한국의 괴수 영화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한국은 원혼이 공포의 주인공이었다.

서구의 사고체계는 기괴한 대상, 심지어 인간조차도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 좀비와 드라큘라는 과학과 결합하며 프랑켄슈타인이 되었다. 인간적 존재가 비인간적 존재가 되는 것은 너무나 쉽고 인간이 아니며 인간에게 공격을 하면 얼마든지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그간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간중심주의와 인간을 사물화시키는 불신과 자기 중심적 욕망이다.

하지만 최근의 괴물들은 동서양이 합일되는 과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외부적인 별개의 존재로 괴물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와 결과물로 만들어진 것이며, 그것은 가공할 파괴적 공격성을 가진 것으로 그려진다. 그 상징이 일본 영화 ´고지라´ 그리고 한국 영화 ´괴물´의 성공이었다. 전지구적인 생태학적 위기는 결국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대상의 단맛에 취한 대가이기 때문에 괴물에 대한 공통된 무의식이 형성되었다고 보겠다.

한편 괴물 신드롬은 일종의 묵시록적인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고, 그것이 괴물 신드롬에 담긴 대중심리일 것이다. 불안한 사회, 공격성과 공포가 만연한 사회일수록 괴물의 양상과 폭력성이 더욱 증가한다고 할 때 그 부정적인 심리를 제거해야 할 것이다.

그 부정적인 심리가 괴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지 모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괴물과 화해가 필요하다. 생태학적 세계관의 회복과 무한한 경쟁의 논리로 서로 정복하는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 둘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다. 괴물신드롬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전지구화되는 것을 볼때 지구촌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김헌식 문화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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