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4 | 16
15.8℃
코스피 2,609.63 60.8(-2.28%)
코스닥 832.81 19.61(-2.3%)
USD$ 1393.5 5.0
EUR€ 1481.0 6.0
JPY¥ 901.6 1.4
CNY¥ 191.7 0.4
BTC 94,293,000 4,094,000(-4.16%)
ETH 4,615,000 200,000(-4.15%)
XRP 735.5 27.9(-3.65%)
BCH 727,700 85,100(-10.47%)
EOS 1,118 72(-6.05%)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칼럼]노무현, 그를 떠나보내며...

  • 송고 2009.05.29 11:33 | 수정 2011.11.23 14:33
  • 송남석 부국장 (song651@ebn.co.kr)

2009년 5월 29일.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대통령 ‘노무현’을 떠나보내는 공식 이별의식이 전 국민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상 초유의 前 대통령 자살이란 비극을 접하고 국민들은 넋을 잃었다. 봉하마을을 비롯해 전국 300여곳의 분향소에 조문한 사람만 400만명에 달한다. 애도의 발길에는 열렬한 지지자나 비판자, 영남이나 호남지역민, 진보나 보수의 뚜렷한 구분도 없다. 한 때 지지율이 10%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치며 경제상황이 좋지 않거나 심지어 날씨가 나쁜 것조차 ‘노무현 때문’이란 비아냥까지 들었던 것에 비하면 신드롬이란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전체 투표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8.9%란 득표율을 기록,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그의 모습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어떤 경우라도 자살을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훼손됐던 그의 진정성이 자살이란 극단적 방법을 통해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는 한 번 되새겨볼 만 하다.

재임기간 중 그를 미워하고 비판했던 국민들도 이제 더 이상 ‘노무현 때문’이라고 핑계대지 않는다. 오히려 믿어주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자책하고 있다. 그가 마지막까지 믿고 의지했던 가장 큰 자산은 결국 국민이었고, 진정성과 원칙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강대국이나 강자에겐 바위보다 단단한 철벽처럼 원칙과 소신을 지켰지만 국민들에게만큼은 한없이 관대했다는 사실을. 일부 네티즌들의 가시 돋친 비난도 억누르기 보다는 이해시키려 노력했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소탈하지만 뻔뻔하지 못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고졸 대통령’, ‘비주류 반통령’ 등등 그동안 그에게 천형(天刑)처럼 따라다녔던 수식어들도 이제는 생명력을 잃었다. 역사의 평가만이 그의 진정성을 평가해 줄 뿐이다.

오늘은 전직 국가원수의 투신이란 극단적인 일이 벌어진 비극적인 날로부터 꼭 1주일이 되는 날이자, 그를 공식적으로 떠나보내는 날이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이생에서의 모든 허울과 멍에, 중압감이란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한 마리 새처럼 날아올라 편히 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산 자와 죽은 자는 오늘로서 공식적인 경계를 긋는다.

이제 남은 것은 산 자의 의무다.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그토록 갈구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시대’,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 청산’, ‘원칙과 신뢰의 사회’, ‘정정당당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과연 어느 정도나 실현됐는지 냉철하게 뒤돌아볼 때다.

생사의 경계선에서는 승자와 패자의 구분도 없다. 오늘 이후로 더 이상 고인에 대한 질시도, 폄훼도 모두 버리고 우리는 한 마음으로 그를 추억하고 떠나보내야 한다. 살아 남은 자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609.63 60.8(-2.28)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4.16 20:38

94,293,000

▼ 4,094,000 (4.16%)

빗썸

04.16 20:38

94,112,000

▼ 4,133,000 (4.21%)

코빗

04.16 20:38

94,179,000

▼ 4,006,000 (4.08%)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