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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파를 겪는 한국화학산업의 새해 다짐

  • 송고 2009.01.26 05:00 | 수정 2009.01.23 11:56

맹자(孟子)가 산동의 고향에 낙향하여 만년을 보낼 때 인근의 등 나라 등문공 (騰文公)이 그를 국정의 고문으로 초빙한 후, 치국의 방책을 물었다고 한다. 맹자는 늘 통치자 보다는 백성의 입장에 서서 정치를 논했기 때문에 "유항산(有恒産)이면 유항심(有恒心)이라고 얘기하였고 이 말은 백성을 위하는 정치의 표상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백성이 믿고 일할 소산이 없으면 한결 같은 민심의 지지도 없다는 로직은 경제의 한파 속에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현실에 바로 맞는 지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이 저금리 정책을 장기간 허용하여 외상소비 경제에 활력을 부여하였으나 서민들은 할부로 집과 자동차를 과도하게 구매하며 항심을 잃었다. 중산이상의 계층은 보유한 자산을 고금리의 해외펀드에 투입하여 세계 유동성 자산이 팽창되게 하였다.

이들 과잉 유동성이 석유의 실물투기에 투입되었고 초창기의 중국, 동남아 주식 시장에 큰손으로 나아와 항산에 기여하지 않고 거품으로 커 나왔다. 미국이 고금리로 회귀할 때 과열경기의 진정보다는 비우량주택담보 대출의 부도로 시작한 전국적인 금융실패로 확산되었으며 항심을 잃은 국민은 경제 구원을 위한 어느 시책에도 순응하지 않았고 미국 경제를 총체적인 위기로 몰고 갔음을 우리는 목격하였다.

미국의 금융경제 위기는 미국 한 나라에 귀속되어 그 고통과 해결의 노력은 그 나라에 국한되어야 할 것이 소망스럽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G-8 선진경제권에서 해소시켜 한국과 BRICs등, 후발 경제권에 까지 파급되지 않도록 하는 완충장치가 있었어야 했다고 판단된다.

미국의 실물경제 위기는 전 세계의 생산체제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그 영향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파산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피해 규모를 아직도 가늠할 수 없는 경제 한파가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화학산업과 정유산업은 생산량의 과반을 중국에 수출해 오고 있다. 중국화학관련 산업의 진정한 수요는 아직도 진행중인 변수이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전망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2008년의 수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힘들 것이며 현금원가(Cash Cost)기준의 수출 가능 수량의 범위에서 전망치가 잡히지 않을 가 우려된다. 울산과 여천의 에틸렌공장들은 작년 연말을 전후하여 일부 가동중지 또는 보수기간을 연장하며 관망해 오고 있다. 브라질의 Braskem은 나프타 분해 설비 2기중 1기를 정지한 후 중국에 대한 수출을 포함, 계열제품들의 재고 조정 여부에 따라 그 가동시기를 조정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임박한 산업의 위기가 너무 크고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면할 고난에 대하여 실감이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쓰나미가 올 때 부두에 피항한 함정들 보다 바다 위의 배들이 비교적 안전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당장의 고통은 없으나 조만간 큰 역경 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폭풍 속으로 들어가는 범선들이 생존에 필요한 장비와 안전장치들을 제외한 화물들을 바다에 버리고 바람을 맞는 것 처럼 한국 경제도 비상체제를 갖추며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화학산업이 1930년대 경제공황의 와중에서 기술혁신을 통하여 산업의 중흥기를 맞았듯이 이 번의 경제위기도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제약산업과 일부 정밀화학산업은 내부 유보의 여유와 신약개발 과정 등 경영의 합리화를 마친 상태에서 타 산업보다 건실한 재무구조로 임하고 있다.

한편, 타인자본에 의지하여 영역을 넓혀온 범용화학기업들은 금융위기의 속도와 크기에 긴장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활발하게 진행되던 기업의 이합집산에 제동이 걸리고 있으나, 산업 전체적으로 기업재무구조의 건전성으로 볼 때, 이번의 경제침체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한다.

1972년 석유위기와 함께 시작된 한국의 화학산업도 2차 석유위기와 IMF 사태 등 경제변란을 감내하는 강인한 체질을 갖추어 왔다고 판단된다. 원/연료 고가화에 대응한 공정의 수율 향상과 최적화 노력으로 중국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구현하였고 외환위기는 화학기업들이 금융산업 개편에 발맞추어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유지하는데 기여하였다.

작년 한 해 동안 유가와 환율이 급등락 하였을 때 이를 제품가격에 전가하고 환 헤지 등을 통하여 해결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러나 이 번의 경제한파는 종전의 경험과 지금의 재무건강상태만으로 극복하기에는 파고가 너무 높다. 2~3년 단기의 현실적이고 비관적인 경영계획, 현금중시의 재무계획, 신 수익원이 되는 상품개량, 기술혁신을 통한 생존전략 추구 등 해외 자문기관들이 이구동성으로 제안하는 비상대책을 견실히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 화학산업은 자책 사유 없이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청교도 정신의 항산을 토대로 하여 건국한 미국이 정책의 실기와 관리의 나태로 온 국민이 허상을 좇는 소동 끝에 자유경제 체제 자체의 문제점 마저 노정하였다. 허상의 근원인 주택산업과 자동차 산업의 붕괴로 가장 크게 고통 받는 산업은 항산에 가장 충실한 세계의 화학산업이라는 것이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30년대 경제공황의 경험이 없는 한국의 화학산업으로서는 향후 3년여의 기간 중 어떤 단련을 통하여 다시 강인한 구조로 생존할 지 명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 없다. 그러나 산업과 정부, 금융, 여론기관 등 화학산업 서포터스들이 한 마음이 되어 항산에 힘 쓴다면 보다 빠른 시기에 이 미증유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지 않을 가 희망을 가져본다.

미래산업연구소(www.miri.or.kr) 정승택 연구위원 stcho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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