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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②-아르셀로미탈의 선택

  • 송고 2008.12.31 11:28 | 수정 2009.03.11 09:26
  •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부실 철강기업 M&A...노후 설비로 생산성 낮고 물류비용 높아

-설비폐쇄와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실시

2008년 금융위기가 오기 전까지 전 세계 철강시장은 한마디로 뜨거운 용광로였다.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철강 가격은 철강 업체들에게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철강업계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를 비롯한 세계 철강업계는 수익성 악화는 물론 지금 감산과 투자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최신예 설비, 환경친화적인 공법을 도입한 현대제철은 현 상황에 맞는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는 투자의 모범을 보이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두가 주저하고 있을 때 과감하게 투자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의 사례를 중심으로 현재 위기와 기회를 3회에 걸쳐 진단해봤다.<편집자 주>

2007년 1억1천600만t의 쇳물을 생산해 전 세계 조강생산량의 10% 수준을 차지한 철강업체. 16년 동안 고로 하나 짓지 않고 오직 M&A만으로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선 철강업체.

바로 지난 10월 7일 국제철강협회(WSA) 회장에 선출된 락시미 미탈이 운영하는 아르셀로미탈을 일컫는 말이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 9월 중순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마자 합병 후 처음으로 감산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세계 1위의 철강업체가 누구보다 발 빠르게 감산과 인력 구조조정을 이슈화 시킨 것이다.

‘21세기의 강철왕’이라 불리며 세계 4위의 대부호 반열에 올라선 락시미 미탈이 일구어낸 이 거대한 메가 컴퍼니의 성장사를 통해 금융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설비폐쇄와 인력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M&A로 성장한 아르셀로미탈
아르셀로미탈은 M&A를 통해 탄생한 회사로 M&A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발전과정을 알 수 있다.

아르셀로미탈의 성장사는 크게 부실기업 인수를 통해 확장을 모색했던 1단계와 주식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확보한 2단계, 신흥시장의 M&A에 집중했던 3단계, 초대형 철강사로 성장한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969년 아버지 모한 미탈이 인도 콜카타에서 운영 중이던 연산 5만톤 규모의 소형 전기로업체인 ‘이스팟(Ispat)’에 취직한 락시미 미탈은 1972년 인도 정부의 철강산업 국영화 조치로 난관에 봉착하자 해외진출사업을 모색하게 된다.

사업환경 조사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던 락시미 미탈은 당시 일본 가전업체들이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 지리적 이점 등의 삼박자를 갖춘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고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 하에 미탈은 1976년 처음으로 연산 6만5,000톤 규모의 인도네시아 선재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이 철강업체는 경영악화로 부도가 난 상태였고 미탈은 인수 이후 회사명을 ‘이스팟 인도(Ispat Indo)’로 바꾸고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실적을 높여나갔다.

이후 미탈은 전기로의 원료인 철스크랩(고철)의 가격 변동이 경영상의 위기요인으로 작용하자 중남미 트리니다드토바고의 국영 철강회사인 이스콧(Iscot Steel)으로부터 철스크랩 대체재인 직접환원철(DR)을 공급받았고 1989년 이 회사가 경영난을 겪게 되자 아예 이 회사를 인수하게 된다.

미탈은 이스콧을 인수하자마자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가동률이 30%에 불과하고 하루 1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던 이 회사를 1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이스콧의 성공 이후 미탈은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기 시작, 아버지 회사인 이스팟의 해외사업부를 물려받아 회장으로 취임한다.

1992년 멕시코 국영 철강회사인 시발사(Sibalsa)의 인수, 1994년 캐나다 국영 철강회사인 시드벡(Sidbec) 인수 등으로 M&A와 기업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미탈은 1995년 큰 모험을 시도한다. 바로 카자흐스탄의 국영 철강회사인 카르멧(Karmet)을 인수한 것.

철강업계에서는 미탈의 카르멧 인수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지만 중국의 경제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급증한 철강 수요로 인해 인수 1년 만에 9,000만 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이후 미탈은 1997년 지주회사인 ‘이스팟 인터내셔널’을 설립, 뉴욕과 암스테르담 주식시장에 상장함으로써 대규모 자본을 확보했으며 이를 토대로 1998년 미국내 6위의 철강업체인 연산 600만톤 규모의 인랜드(Inland)를 인수했다.

특히 인랜드의 인수는 미탈이 최초로 고로를 보유한 철강업체를 인수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2001년부터는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려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알파시드(ALFASID)와 동유럽 루마니아의 시덱스(Sidex)를 인수했고 2003년에는 체코의 노바헛(Nova Hut)을 인수했다.

2004년에도 M&A는 계속 진행되어 폴란드 폴스키 후티 스타리(Polskie Huty Stali)인수, 마케도니아 발칸스틸(Balkan Steel) 인수, 보스니아 BH스틸 인수, 루마니아 페트로텁 로만(Petrotub Roman) 인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코르(Iscor) 인수 등으로 이어졌다.

2004년은 락시미 미탈이 강철왕으로 등극한 해인데 ‘이스팟 인터내셔널’과 ‘LNM홀딩스’를 통해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ISG(International Steel Group)을 인수, 연산 5,000만톤 능력의 세계 1위 다국적 철강기업 ‘미탈스틸(Mittal Steel)’을 탄생시켰다.

미탈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06년 세계 2위 철강업체인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Arcelor)’을 350억 달러(추정)에 적대적 M&A에 성공함으로써 연산 1억1,000만톤 규모의 거대한 공룡기업이 지구상에 나타났다.

아르셀로미탈은 2007년 매출액 1천52억1천600만 달러, 순이익 103억6천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르셀로미탈의 성공요인
아르셀로미탈이 16년 동안 고로 하나 짓지 않고 오직 M&A만으로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스위스 금융그룹 UBS투자자문의 철강분야 애널리스트인 피셔 힉슨은 “락시미 미탈은 모든 사람이 한물갔다고 생각하는 공장들을 사들여 단번에 황금알로 만들어 자신의 비난하는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그의 타이밍은 완벽하다. 그는 목표물을 선택하고 낚아채는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본능적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르셀로미탈의 성장이 단순히 미탈 회장 한 사람의 본능적 사업 판단력 때문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무엇보다 M&A로 성장한 기업이기 때문에 락시미 미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M&A 인수팀’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CEO인 미탈 회장을 포함해 최고 재무관리자(CFO)와 최고 운영책임자(COO) 3명이 직접 주관하는 운영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M&A 전문가가 동원되는 상설기구로 아르셀로미탈의 씽크탱크라 할 수 있다.

미탈 회장은 ▲기존 회사와의 시너지 극대화 가능성 ▲저원가 생산 가능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잠재력을 기업인수의 3대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이 원칙은 많은 기업을 M&A하는 과정에서 철저히 고수돼 왔다.

또한 세계 각국의 부실 국영 철강업체를 인수할 당시 뛰어난 대정부 협상력을 발휘해 고용유지와 설비투자를 약속하고 정부나 국제기구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음으로써 신설투자비의 20% 수준의 금액으로 기업 인수가 가능했던 것도 아르셀로미탈의 성공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1970년 이후 세계 철강경기 또한 큰 불황 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해 왔다는 데서도 아르셀로미탈의 성장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 조강생산량 추이를 보면 1970년 이후 2000년까지 거의 30년간을 7억t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가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2000년 8억t을 돌파한 이후 1~2년에 추가로 1억t씩 증가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아르셀로미탈이 2000년 이후 신흥시장에서 공격적인 M&A를 성사시키고 생산규모를 확대해 세계 1위의 철강기업으로 등극한 것은 철강경기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아르셀로미탈의 구조적 한계
하지만 아르셀로미탈의 경우 세계 각국의 부실 철강기업들을 M&A했기 때문에 노후화된 설비로 인한 낮은 생산성과 높은 물류비용이 발생하는 공장이 많으며 유럽과 북미지역의 철강업체들은 과거 강성 노조로 인해 복지와 인건비 측면에서 지출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다.

한마디로 1990년대 유럽과 미주지역의 철강업체들은 낮은 생산성과 높은 인건비, 철광석 산지 주변에 위치해 제품 물류비용이 높은 입지상의 한계, 설비투자의 누적적 부진 등 구조적 한계로 인해 불황기의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그로 인해 미탈의 좋은 사냥감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아르셀로미탈은 연산 350만t 이상의 대형 고로를 갖추고 있는 현대식 제철소들에 비해 생산성이나 제조원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따라서 아르셀로미탈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강력한 설비합리화 및 구조조정의 카드로 활용해 향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마자 감산 가능성을 언급하고 실제로 4분기 감산 규모를 30%로 늘렸으며 9천명에 이르는 인력 감축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향후 아르셀로미탈이 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진정한 원가 및 품질경쟁력을 갖춘 세계 1위의 철강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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