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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엄한 겨울을 맞고 있는 세계화학산업

  • 송고 2008.12.15 05:00 | 수정 2008.12.12 18:34

비 우량주택 부문의 부도로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의 경제공황으로 번지고 있다. 주택, 자동차, 가전기기 등 자산과 내구소비재를 모두 빚 얻어 사서 쓰는 미국의 실물 경제가 곧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나쁜 상황의 전파 속도가 너무 빨라, 세계 금융의 위기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붕괴 위험이 한꺼번에 닥쳐 오고 있다. 건설자재와 자동차용 소재에 쓰이는 화학제품의 수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화학산업은 경제불황의 바람을 바로 받게 되어, 냉엄하고 음산한 겨울을 맞고 있다.

미국화학산업협의회(ACC)에 의하면 2007년 13.1 백만 대를 생산한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349억 달러 분의 화학제품을 구매하였다고 한다. 자동차 한 대당 2,664 달러의 플라스틱, 합성고무, 도료와 접착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미국 자동차3사의 생산량이 20%이상 감소하였고 이 추세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해당 화학제품의 감량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 건설 등의 수요 위축으로 화학산업의 감산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BASF는 전 세계 화학생산설비 가운데 80개 공장을 잠정적으로 조업을 중단시켰으며 100여 개 공장은 연말까지 감량조업에 들어 가도록 조처하였다고 한다. BASF의 생산감량은 전체 설비능력의 25%, 2만명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그 심각성을 이해 할 수 있다.

화학산업의 자동차 수요 의존도는 DuPont의 경우 16%를 차지하며 Dow도 10%에 이른다고 한다. Shell, PPG, Arkema 등 자동차산업에 의존하는 타 화학업체들도 조업중단이나 감량 조업을 실시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구제금융 방안에 대하여 미국의 조야가 찬반 양론으로 갈라서고 있으나, 화학산업의 입장은 미국 자동차의 파산은 그 산업의 회생 불능으로 이어져 구제금융이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한다는데 중론이 모아 지고 있다.

미국의 신임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과 노동조합에 애착이 있으므로 구원 조처를 기대하기도 하지만, 금융산업만 구원하고 실물경제는 산업의 결정에 맡길 수도 있기 때문에, 건설경기 침체에 이어 자동차 수요 마저 붕괴되면, 미국의 화학산업이 연쇄적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 이 겨울을 더 춥고 어렵게 하는 이유이다.

내구 소비재의 감량뿐 아니라 실업과 디플레이션에 의한 소비재 부문의 위축 또한 심각한 미래를 맞고 있기 때문에 세계제조공급창인 중국의 생산경제 전체가 흔들릴 것으로 우려가 이전된다. 또한,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 소비재 생산에 사용되는 석유화학제품의 과반을 중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화학산업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SK에너지의 제1나프타분해공장, 여천NCC의 일부 설비 등이 잠정기간 조업 중단 또는 감량을 하고 있으며 계열공장들도 감량중인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오늘의 화학산업은 끝 모르는 심연으로 내려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위기와 공황이 현실로 되어 극복되면서 화학산업은 감량되고 주인공이 변경되지만 다시 강인한 모습으로 살아 남을 것이다. 일본의 화학산업은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의 긴 조정기간을 거치면서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유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0년대초 6,600으로 시작한 니케이 지수가 89년말 39,000의 거품이 되어 7,800 수준으로 꺼지는데 3년이 걸렸다.

일본의 화학산업은 자국에만 국한된 경제위기에서 난국을 수습한 후 생존하여 세계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금융기관의 차입금 비율이 90~95%인 사실에서 파생된 것이라면 일본 화학산업의 차입금 비율이 32.7%(Moody’s자료) 이며 중견 정밀화학기업들은 무차입 경영(Shin-Etsu) 또는 10% 내외의 외부 차입만 유지하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기자본 비율이 건실할 때, 잠정기간의 불황을 견딜 수 있는 내성이 커질 뿐 아니라 경기침체에 따른 인수합병의 기회가 늘어나, 사업의 확장에 의한 경쟁력 제고의 전략적 우위에 설 가능성이 더 커진다. 최근 일본의 Mitsubishi Rayon사가 영국의 Lucite를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하여 최신 MMA기술과 설비능력을 확보한 것이 한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학기업보다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 제약산업에서도 금융사정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Pfizer등 다국적 제약대기업들은 이번의 금융위기/경제공황에도 비교적 조용한 나날을 보낼 수 있는 반면, 바이오 신약 개발회사들은 개발에 필요한 금융비용의 상승과 투하자본의 부족으로 고전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불황이 되면 약품의 소비가 늘어나며 가격의 인하 압력도 크지 않은데다 신약개발 기업들을 용이하게 인수하게 된다는 잇점이 있다고 한다.

춥고 공평하지 않은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이다.


미래산업연구소(www.miri.or.kr) 정승택 연구위원 stcho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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