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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우연성과 필요성의 조화

  • 송고 2008.12.08 05:00 | 수정 2008.12.05 15:24

오래 전 학계 모임의 점심자리에서 한 미국 할머니 옆에 앉아 회사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낸 시간이 기억난다. 그 분은 그 때 없어진 큰 화학기업의 연구원이었는데 자성체 현탁액을 개발한 것이 한 업적이라고 소개했었다. 자장을 걸어주면 고체상태가 되었다가 풀어주면 다시 액체가 되는 기능성 액체(Smart Fluid)이었는데 실용화가 되지 못 했다고 하였다.

한국의 화학기업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가 하고 물었다. 당시에는 로봇의 개발이 초기 단계여서 어디 필요한 곳에 연결시킬 수가 없어, 점심시간의 담소거리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였다.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의 개발 및 발명이 필요에 의하여 성취되었을 때, 유용성은 커지고 실용화가 앞당겨진다. 그러나 많은 과학기술의 업적은 아직도 우연성(Serendipity)을 띄는 정착과정을 거쳐 유명해지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혹은 새로운 과학 기술이 필연적으로 발전되었으나 우연성이 가미되어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텍사스대학의 J.L. Sessler라는 화학자는 혈액투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하여 혈액의 이온세척 물질을 만들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온교환수지를 사용하여 장기간 혈액을 투석하면 혈액에 인산이온이나 칼리움 이온이 축적되어 부작용이 심각해진다고 한다. Sessler교수는 메타크릴산 다중합체에 피롤기와 다원환에테르 등 음이온과 양이온을 각각 포집하는 관능기를 부착시켜 혈액속의 인산칼리움 농도를 낮추는데 성공하였다.

모친의 건강회복에는 실패하였으나 그의 발명은 물속의 미량 이온들을 선택적으로 포집하여 제거할 수 있어 그 활용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표수의 부영양화의 원인물질인 인산이온을 제거할 수 있다든지 해수담수화 공장에서 소금이온들을 제거할 수 있어서 환경공학에 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물론, 생체내의 이온조절 기능이 선택적으로 가능하여 의학적 활용이 더 큰 사실이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과학의 필연성과 우연성이 교차할 때 기술개발의 소요(Needs)와 기초과학의 요소(Seeds)가 유연하게 접목되어 승수효과를 내게 된다. 이들 과학의 요소와 기술의 소요를 만나게 하는 기회를 어떻게 하면 증대시키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필요한 기술을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매개체는 다수이며 다양하다. 과학기술 관련 학회들의 연구결과 발표의 기회가 방대할 뿐 아니라 대학이나 기술단체들의 설명 자료들이 사회일반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공되고 있다.

국책연구 기관들의 기술판매가 일반화되어 있고 첨단기술에 대한 벤처 투자가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자료의 준비가 전문화되어 있다. 일부 종합상사들의 서비스에도 기술상품이 있으며 조사용역 업체들의 첨단기술 평가와 소개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것은 과학기술의 요소에 관한 한, 공급자 측면의 현황이다.

과학기술의 소요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산업과 개인투자자들은 필요한 기술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활동이 활발하다. Pfizer, Merck, AstraZeneca 등 대형 제약업체들은 생화학 연유의 신약개발을 앞당기기 위하여 해당 기술을 매입하기도 하지만, 필요할 경우, 해당 벤처기업을 인수하기도 한다.

또한 화학 연유(Small Molecules)의 신약개발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인도, 중국 등 신흥공업국의 연구기관에 신약후보물질의 개발과 임상시험 등을 위탁하는 연구방식(CRO)도 채택하고 있다. 국내외 화학 대기업들도 내부 개발만을 고집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연구과제들은 외부 개발방식을 기꺼이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의 요소와 소요 사이에는 Nature, Science 등 과학저널과 산업계를 위한 화학, 의약 등의 전문언론 매체들이 서포터스로 존재하여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견과 발명이 필요한 소요에 충당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들 중간매개체들의 활동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 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딱딱한 과제를 너무 길게 이야기하였다. Sessler교수의 이온제거기술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 가 궁리해 본다. 된장, 김치, 젓갈 등 우리의 발효음식은 맛이 좋은 반면 모두 짠 것이 문제이다.

메타크릴수지 막대기(Sessler의 메타크릴은 액상이며 수용성임)로 짠 음식을 휘저을 때, 염분이 줄어든다면 고혈압인 식구들한테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피자를 먹고 싶어 하는 식구도 거리낌 없이 짭짤한 음식 몇 조각을 먹게 한 후, 소금이온 제거제 한 알만 먹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미래산업연구소(www.miri.or.kr) 정승택 연구위원 stcho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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