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0월까지 최고 수출 품목은? 반도체나 자동차, 아니면 세계 1위 조선국이니 만큼 선박?
아니다. 다름 아닌 석유제품이다. 좀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올 들어 원유 값이 사상최고치로 오르면서 원유를 정제해 생산되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 나프타 등의 석유제품의 국제수요도 상당했다.
이를 기회로 삼은 국내 정유업체들은 수출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올 들어 10월까지 총 340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액이 10월까지 75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금액으로 원유도입 비용의 45.3% 가량을 다시 수출한 셈이다.
업체별로 보면, 3분기에만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은 매출액 대비 60%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제품 가격 상승에도 원인이 있었지만 정유업체들의 ´중질유분해시설´ 시설 확충이 없었으면, 이 같은 수출실적을 달성키 어려웠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원유를 정제하면 휘발유, 경유 등 여러 제품이 생산되지만 40~50% 가량은 가장 질이 낮고, 값이 싼 벙커-C유다. 자체로는 상품가치가 높지 않지만 이를 다시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를 생산하면 그만큼의 제품 부가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중질유분해 시설을 ´지상유전´이라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유업체들이 불황에도 몇 조씩을 투자해 중질유분해시설 확충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석유제품의 수출 효자노릇은 올해만의 상황이 아니다. 작년에도 석유제품은 수출상위 5위권 내에 들었으며, 대체로 원유도입 비용의 약 40% 정도를 수출로 벌충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인천공장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이 추가 고도화 시설을 완공하는 오는 2010~2011년에는 수출 물량이 더욱 늘어날 뿐더러 업체들의 수익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올 들어 국제원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 업체들이 석유수입에 따른 따가운 눈총도 받았지만 사실 내막에는 이 같은 제품 수출액 확대라는 반대급부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유업계는 올해 수출 목표를 사상 최대치인 400억 달러로 잡았지만 지금보면 그 이상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정유산업도 수출 주도산업으로,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 수출산업으로 당당하게 인정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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