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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와 불황을 맞는 화학산업의 선택

  • 송고 2008.11.21 16:04 | 수정 2008.11.21 16:01

한때 주당 10만원 하던 주가는 2년 사이에 2천원으로 떨어지고 주력제품의 판매부진으로 매출은 반으로 줄어 3조원을 조금 상회하게 된 회사가 있다. 요즈음 서울의 한 상장기업이 아니고 미국의 Corning사가 6년여 전에 겪은 위기 때의 상황이다. 인터넷의 전국적 보급이라는 기대 속에 광케이블의 독과점 생산업체였던 이 회사는 광섬유사업에 전력 투구하게 된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대형화와 설비 건설회사들의 대거 참여로 Corning의 해당사업은 연간 2~3십억 달러의 주력사업이 된다.

한국과 달리 고속통신망 건설사업이 거품이 되고 조기에 터지는 바람에 미국의 여러 정보통신업체들이 사라지고 Corning도 매출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빈사상태로 된다. 은퇴했던 창업주가 다시 회사에 나와 사태 수습을 하는 일 가운데 한 가지는 기술개발담당 수석부사장을 불러 “당신은 남게. R&D가 가면 회사도 영영 가니까 말이야.”라고 한다는 것이 근착 업계지가 전하는 관련소식의 도입부이다.

Corning은 반감된 경영규모에 맞게 조직을 축소하고 긴축재정을 견지하며 고비를 넘겼다. LCD수요 증가 추세에 맞추어 투자한 평판디스플레이 사업이 적중하여 광섬유 사업의 부진을 메워주었고 파이렉스 유리로 유명한 실험기구 사업을 바탕으로 고속분석장비와 미세반응장치를 개발하여 생명과학사업부서를 신설하였다. 이러한 신설 사업이나 신규 제품들은 모두 4~5년전의 기술개발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광섬유 사업을 위한 기술인력들을 원용하여 LCD와 광학분석장치 등의 개발을 용이하게 하였다. 2007년의 매출은 59억 달러로 위기 이전의 수준에 육박하게 되었고 기술개발투자는 6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 Corning은 큰 회사는 아니지만 매출의 10%를 기술혁신에 투자할 의지가 있는 알 찬 기업으로 판단된다. 157년의 기업역사가 특이하고 그 중앙연구소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다고 하니 기술혁신이 기업을 늙지 않고 살아남게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창업주의 기업이념이 옳아 보인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세계의 금융혼란으로 되었고 이제 미국 실물경제의 위기와 유럽의 경제침체로 전가되고 있다. 이것은 다시 중국의 수출경제 불황으로 이어지며 온 세계가 동시 침체의 시기를 맞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소재산업인 화학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공급과잉 체제에 장기간의 수요침체가 예상되어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의 시간을 맞고 있다. 금융위기로 Dow는 인수합병하기로 한 Rohm & Haas의 인수금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소식은 화학산업이 불황을 맞고 있을 뿐 아니라 약육강식의 산업 재편과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화학산업이 불황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경쟁력 구비와 산업 전환기에 적응할 수 있는 신규사업의 설영은 모두 기술개발을 통하여서 달성된다는 것이 경험에서 오는 교훈이다. Corning은 연간 6억 달러의 기술개발 투자 가운데 4억 달러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에 투입하고 나머지를 신규사업 개발 기술의 확립에 쓴다고 한다. SK에너지, LG화학 등 국내 화학관련기업들의 기술개발 투자 행태도 이와 비슷한 전략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의 경우, 주력제품인 휘발유의 배합기술을 첨예화하고 브랜드화 하는데 기술역량을 집중하여 시장우위를 지금까지 견지하고 있으며 윤활유의 기유와 배합식까지 국산화하고 자체 브랜드를 토착화 함으로써 윤활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표준화된 기술상품 사업에서, 혁신을 통하여 얻은 경쟁력 확보에 대한 자신감은 석유화학의 자체 촉매개발로 까지 연결되어 원가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에너지, 특수폴리머, 바이오 화학제품 등 신규 기술개발 과제들은 속속 사업화되어 미래산업으로 진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LG화학의 경우에도 ABS 등 열가소성 수지에서 국내외 시장의 경쟁력 제고는 LG의 기술개발 능력이 뒷받침된 것이었고 항생제의 개발 등 생명과학 분야의 기술개발 투자 효과가 점차 발현되는 실정이다.

기술개발은 기존사업의 존속에 절대 불가결한 소비자의 만족 실현과 가격경쟁력 제고에 직접 기여하고 있음을 국내외 화학기업들이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산업의 침체를 목전에 두고 그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 지, 함께 우려하게 된다. 미국의 석유대기업들은 불황에 기술개발조직을 가장 먼저 정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석유와 석유화학기업들은 자체기술의 역량을 축적하여 황해권 에서는 가장 강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자체 연구기반을 갖춘 지 20여 년이 지나는 화학기업들은 이제 신기술 제품들을 단계적으로 상업화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이들은 불황이나 경기순환에 강한 사업으로 발전될 것이다. Corning의 위기에서 창업주가 한 말은 그 뒤의 회사역사가 뒷받침해 주었다.
“R&D가 가면 회사도 간다.”

미래산업연구소(www.miri.or.kr) 정승택 연구위원 stcho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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