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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삼십육계와 한국의 감성

  • 송고 2008.11.20 05:00 | 수정 2008.11.20 11:17
  • 김민철 기자 (mckim@ebn.co.kr)

수입업자든, 수출업자든 중국과 거래하는 것은 힘들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이는 계약 내용과는 다른 요구들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철강 수출입업체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업체들은 철강 가격이 오를 때는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납기를 어길 때가 많았고, 심지어는 물건을 선적해 한국 항구에 들어와서도 더 비싸게 사는 곳이 있으면 거래처를 바꾸기까지 한적도 있었다.

이런 중국의 상술의 무한한 변화는 올해 초반 가격이 급등할 때 베이타이(북대강철) 열연에서 정점을 이룬 바 있다.

봄부터 계약을 받기 시작한 이 회사는 주문투입하고 물량을 선적하는 과정에도 가격이 급등하자, 한국향 물량을 취소당하기 싫으면 가격을 추가로 내라고 국내 수입업체에 요구했었다.

물론 한국업체들이 국제법을 동원하겠다는 강경론을 펴자, 물건을 주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이 물량이 들어온 시기는 7월 이후로 예상 선적 기일보다 1~2개월 이상 늦어진 시기였다.

물량도 정품이 아닌 일부 추가원소를 넣어 수출세 환급을 받는 물량으로 대체해 사실 품질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렇듯 중국 업체와 상사들은 거래조건도 수시로 바꾸고 거래 후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약속을 파기하거나 지연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을 전후해 가격이 급락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올해초 가파른 상승세 이상으로 가격이 곤두박질쳤는데 이때 한국업체들이 구매를 취소한 물량은 거의 없었다.

이런 이면에서는 거래를 보는 양국의 관점이 완전히 다른 부분이 가장 큰 요인 이었다.

중국 상인들은 거래나 모든 상술에 있어 전쟁의 전술을 많이 동원한다. 하지만 한국업체들은 계약하는 부분에서 감성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즉 지금 어려운 시기에 구매를 해줄테니 나중에 가격을 "나만 할인해 달라"고 이야기해 작은 것을 위해 큰 것을 희생할 때가 많다.

중국 업체들이야 물론 어려운 지금, 한국 측 요구를 수용해주겠다고 말하겠지만 나중에 가격이 오를 때 이를 적용받을 수 있는 업체는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삼십육계를 보면 적과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1장에 6계씩, 1장에서 6장으로 나눌 수 있다.

1장 승전계(勝戰計, 아군이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구비됐을 때 취하는 작전) 중에서도 가장 첫계는 만천과해(瞞天過海)다.

만천과해는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넜다는 말로 옛날 당나라 태종이 바다가 무서워 배 타는 것을 싫어하자, 장사귀라는 사람이 거대한 배를 만든 후 거기에 흙을 깔고 집을 짓고는 “여기는 육지입니다”라며 태종을 초대해 잔치를 베풀어 흥겹게 노는 사이, 바다를 건넜다는 고사(故事)에서 유래(由來)된 말이다.

즉 원하는 결과를 위해 적을 속이라는 말로 자신들이 유리할 때는 원하는 결과를 위해 말을 바꾸고 속이는 중국의 상술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올해초 철강재를 국내에 팔던 중국업체들과 겹쳐 보인다.

6장 패전계(敗戰計, 상황이 가장 불리한 경우 열세를 우세로 바꿔 패배를 승리로 이끄는 전략)에서도 마지막 삼십육계는 주위상(走為上)이다.

도망치는 것이 상책(上策)이라는 말로 한(漢)의 유방(劉邦)은 항우(項羽)의 강력한 군대에게 계속적으로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싸움에는 항상 지면서도 보급로 만큼은 항상 확보하면서 도망다녔다.

그 결과 전술적으로는 지고 있었으나 전략적으로는 포위망을 구축해 나갈 수 있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즉 불리할 때는 도망가면서 뒤를 준비하라는 이야기다.

물론 지금 중국업체들의 모습도 이와 유사하다. 향후에 이번 도움에 대한 보은을 이야기하겠지만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런 중국을 보면서 퇴로를 만들어 놓고 보급로를 차단하는 유방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런 모습은 지난 2004년 철강 가격 급등과 2005년 급락에세 이미 겪었던 내용이지만, 올해 역시 이를 되풀이 하고 있다.

계약 내용과는 다른 요구들이 많은 중국 업체와 중국 상사들을 볼 때, 우리도 감성에 호소만 하지 말고 전략과 전술을 세워 대비해야 한다고 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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