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천억 달러 시장…석유시장보다 커질 것
소재 위주서 적극적 M&A 등 시장 진출 모색해야
허투루 무엇을 낭비할 때 사용하는 속담인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사라지지 않을까?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와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인해‘물(水) 산업’이 부각되고 있다. 물 산업 관련 분야가 이제는 기업의 신수종 사업으로, 정부의 육성 산업으로, 그리고 시장에서는 투자 관심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골드(Black gold)로 불리던 석유 시장보다 물 산업을 일컫는 블루골드(Blue gold)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성장 엔진을 찾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물 산업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나아가야 할 바를 모색해 본다.<편집자 주>
‘물 산업’왜 주목받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약 14억 입방킬로미터(㎦)로 지구 전체 표면을 3천미터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을 희소 자원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그 중 인간이 이용 가능한 담수(淡水)량이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빙하를 제외하면 실제적으로 이용 가능한 담수량은 0.8%로 줄어든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가뭄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막화 지역의 확대 및 지하수 고갈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인구의 증가와 산업화, 기존 처리시설의 노후화, 신흥개발국의 하수처리 미비 등의 요인으로 물 수요는 급격히 증가되고 있는 반면 공급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물 부족 현상과 오염이 전 지구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UN은 오는 2025년에 약 27억 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할 것이고, 전 세계 국가의 1/5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물 포럼(World Water Forum)에 따르면 현재 11억 명이 안전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10배에 해당하는 매년 500만 명 이상이 깨끗하지 못한 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물 산업은 물을 취수해 정수 처리한 후 공급하고, 물 사용 이후 하·폐수를 이송 처리하는데 관여하는 제조 및 서비스업 일체를 포괄한다.
제조업의 경우 취수 및 배관에 사용되는 파이프 등의 제조업, 물 정제에 사용되는 필터와 같은 핵심 설비 및 자동화 시스템, 그리고 수처리 관련 화학 약품 제조업 등이 있다.
2007년 기준 물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3천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연평균 6%대의 성장을 통해 2012년에는 5천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주요 영역별로 나누어 보면 물 관련 시장의 가장 큰 영역으로 운영 사업이 전체 시장 중 약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필터 등 제조 관련 시장이 34%, 건설 관련 시장이 30%를 차지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정수 및 하수 처리장치 제조업과 화학약품 제조업이 20% 수준의 높은 이윤을 얻고 있으며, 국가별 민영화 정책에 따라 편차가 존재하나 상·하수 운영 업체의 수익성이 10% 내외를 나타내고 있다.
물 관리 민영화 추세…기업에는 ‘기회’
물 부족 현상의 심화와 수질 오염 문제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신성장을 위한 사업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100여년 전부터 물 관리를 민영화한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국가가 주도해 물을 공급하고, 하수를 처리해왔다.
실제로 2006년 기준으로 공공 부문이 제공하는 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전체 65억 명 중 91%인 59억 명이며, 민간 부문은 9%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확산되고 있는 민영화의 추세는 2015년까지 민간 부문의 서비스 이용 인구를 전 세계 인구의 16% 수준인 약 11억명으로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사업 방식은 현재 선진국 위주인 물 서비스 민영화가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중동의 경우 고유가에 의한 재정 확충으로 전 세계 발주 담수 플랜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물 산업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도 지역별 물 부족 편차와 심각한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상하수도 보급률을 2015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 투자 이외에 민간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정부가 나서 2억달러를 투자, 아시아 최대의 해수담수화 공장을 건설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공장을 건립한 싱가포르의 하이플럭스(Hyflux)사는 세계 담수 처리 업계의 선두 주자로 부상했으며, 싱가포르 정부는 이와 별도로 27억달러 규모의 수자원 인프라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물 산업을 미래 육성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11조원 정도인 국내 물 산업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20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세계 10위권에 드는 기업을 2개 이상 육성한다는 내용의 ‘물 산업 육성 5개년 세부 추진 계획’을 공표했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작성된 물 산업 지원법 초안의 핵심 내용은 국가가 ‘물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실적 평가와 교부세 증감을 통해 지방 상수도 구조개편(민간위탁·공사화·민영화)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며, 기금을 형성해 물 산업 육성 및 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은 EBN화학정보 153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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