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04 | 20
15.8℃
코스피 2,591.86 42.84(-1.63%)
코스닥 841.91 13.74(-1.61%)
USD$ 1379.0 -1.0
EUR€ 1470.8 1.8
JPY¥ 892.5 -0.1
CNY¥ 190.3 -0.1
BTC 93,885,000 2,884,000(3.17%)
ETH 4,485,000 93,000(2.12%)
XRP 749.5 37.1(5.21%)
BCH 700,900 21,100(3.1%)
EOS 1,153 64(5.88%)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상반기 석유화학 호황, 하반기도 이어지나?

  • 송고 2008.07.03 05:00 | 수정 2008.07.02 17:48
  • 박영국 기자 (24pyk@ebn.co.kr)

폭설에 지진, 폭발, 화재, 낙뢰까지…주요설비 잇따라 셧다운

고유가와 함께 각종 사고가 가격 상승 이끌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세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각 제품별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석유화학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 강세가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올 초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 지역에서 발생한 천재지변과 설비 가동중단 사태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원료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수급 상황이 뒷받침해 주지 않는다면 제품 가격에 100% 반영되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상반기 석화업계를 뒤흔든 각종 사건사고는 당사자에게는 뼈아픈 손실이었겠지만 석화경기 시황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설비 이상으로 인한 가격 부양은 그야말로 ‘천운’에 기댄 것인 만큼 언제까지고 이런 상황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08년 상반기가 석화경기 ‘호황의 시발점’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반짝 호황’이었던 때로 역사에 남을지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중동과 중국의 신설비 가동 충격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편집자 주>

PP 1년새 700달러 폭등, “ABS도 우습다”
지난해 6월, 국내 최대 전자기업인 삼성전자가 냉장고 내장 부품 원료를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에서 PP(폴리프로필렌)로 교체해 화제를 모았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에 준하는 물성을 지녔고, 그만큼 가격도 범용 플라스틱 중 최고인 ABS를 같은 물성을 지닌 저가의 PP로 대체, 원가 절감을 꾀한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PP 메이커인 폴리미래와 협력을 통해 수축률이 ABS와 일치하도록 특수 배합한 포뮬러PP를 개발, 품질과 기존 금형을 유지하면서도 원가 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같은 저가원료의 고가원료 대체는 메이커나 유저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았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을 낮추고, 메이커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효과를 얻은 것이다.

지난해 6월 초 ABS 가격은 CFR China 기준 t당 1천700달러 이상을 나타낸 반면, PP는 1천350달러 수준에 머물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시계바늘을 1년 뒤로 돌린 현재 상황에서 당시와 같은 프로젝트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통상 t당 300~400달러는 유지했던 ABS와 PP의 가격 차가 100달러 수준으로 좁혀져 버렸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ABS 가격은 t당 2천2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00달러가량 치솟았지만, PP는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2천100달러 수준까지 추격했다.

두 원료의 가격차를 이용한 원가절감 프로젝트는 이제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게 됐다.

이처럼 석화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원흉은 무엇일까. 석화제품 가격 급등세의 일차적 원인은 배럴당 13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고유가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정도는 제품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합성수지 제품 가격 상승폭을 비교해 보면, ABS가 30%, PE(폴리에틸렌) 계열이 30~35%, PVC(폴리염화비닐)이 25% 수준인 반면, PP는 상승폭이 무려 55%에 달한다.

대표적인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인 PC(폴리카보네이트의 경우) 지난 1년간 CIF Honkong 기준 t당 2천700~2천9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현재 전년 동기대비 100달러가량 낮은 2천700달러에 머물고 있다. 원료인 BPA는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 과잉과 수요 정체로 인해 제품 가격에 반영이 안되는 것이다.

결국, 고유가가 석화제품 가격을 무조건 부양해 주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수급 상황이 좋지 못할 경우 메이커들의 마진 압박만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PP를 비롯한 범용 합성수지 제품들의 경우 분명 시황을 끌어올릴 만한 수급 요인이 존재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건 올 초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 지역에서 발생한 천재지변과 설비 가동중단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사건 1] 연초 중국 중남부 폭설
올 상반기는 유난히도 예측 불허의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중국의 석유화학업체들은 연초 폭설에 이어 지난달 지진까지 발생해 고초를 겪었고, 심지어는 벼락을 맞아 설비가 불탄 사례도 있었다. 우리나라 역시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정전이 발생, NCC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올 스톱되기도 했다.

연초 중국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폭설은 일부 석유화학 설비 가동중단과 석탄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당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품목은 PVC와 가성소다였다.

폭설에 따른 물류난으로 중국의 칼슘카바이드공법 PVC 설비들이 원료인 석탄과 칼슘카바이드 수급난으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낮췄고, 이는 국제 PVC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CFR China 기준 t당 1천달러 이하에 머물던 PVC 가격은 중국 폭설의 여파로 단숨에 1천100달러를 넘어섰고, 6월 현재 1천2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석탄 수급난과 가격 강세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며 유가 강세에 따른 에틸렌공법 PVC 의 칼슘카바이드공법 PVC 대비 가격경쟁력 부담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가성소다 역시 CA(클로르알칼리) 원료인 원염(原鹽; 암염)과 발전설비 가동에 사용되는 석탄 수급난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사건 2] 5월 한국 여수국가산단 정전
지난달 초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정전 사태는 올레핀과 합성수지 시황 부양의 원인이 됐다. 국내 최대 NCC 기업인 여천NCC를 비롯, 합성수지 메이커인 한화석화, 대림산업, 폴리미래 등이 일주일가량 가동을 멈추면서 수급 불안의 원인이 된 것.

특히 프로필렌과 PP가 가장 큰 파동을 겪었다. 당시 나프타 가격이 1천달러 선을 나타낸 가운데 빚어진 수급타이트는 프로필렌 가격 급등을 초래했고, PP 가격 급등으로까지 이어진 것.

프로필렌의 경우 5월 첫째 주 사상 처음으로 FOB Korea 기준 1천400달러를 넘어섰고, 월말에는 1천500달러 선까지 돌파했다. 같은 시기 PP는 1천600달러와 1천700달러를 각각 돌파했다.

실질적인 물량 공급 차질보다 대규모 설비의 셧다운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져 가격 변동 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건 3] 5월 중국 쓰촨성 대지진
지난 5월 12일 중국 쓰촨(四川)성 일대에서 발생한 대지진 역시 석화 시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진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설비는 없었으나, 도로와 철도가 끊기면서 원료 수급난으로 일부 설비가 가동을 멈추거나 가동률을 줄였고, 이는 주요 석화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PVC의 경우 쓰촨진루(四川金路 ; 연산 30만t)와 이빈톈위엔(宜賓天原 ; 30만t), 러산융샹(樂山永祥 ; 10만t), 청두화룽(成都華融; 4만t) 등 연산 100만t 가량의 설비가 수 주 가량 셧다운 되면서 가격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대지진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재해복구에 따른 연료용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여름철 농번기와 베이징(北京)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중국 정부가 국유 석유화학업체들에게 ‘생산제한 조치’를 내렸고, 이에 따른 효과는 전체 석유화학 시장으로 파급됐다.

시노펙(SINOPEC)과 페트로차이나는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산하 정유사에 나프타 생산량을 줄이고 경유, 휘발유 등 연료유 생산을 늘리도록 조치했고, 두 회사 계열 NCC와 BTX, 다운스트림 설비 역시 감산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로 두 회사 산하 NCC와 BTX 설비들은 가동률을 11%가량 낮췄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번 감산으로 인해 에틸렌의 경우 6월 한 달 간 생산량이 6만5천t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레핀과 아로마틱 계열 제품의 공급량이 줄면서 합성수지 설비들도 불가피하게 생산량을 줄였고, 이는 중국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지난 6월 둘째주 동아시아 합성수지 가격이 일제히 100달러 이상 폭등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6월 첫째주와 둘째주 가격을 비교해 보면, PP와 LLDPE(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의 경우 t당 무려 130달러 치솟았고, HDPE(고밀도폴리에틸렌) 역시 100달러의 가격 상승세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중국 메이커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려 동아시아 가격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사건 4] 6월 한국 화물연대 파업
6월 13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화물연대 파업은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지만 자칫 석유화학 업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은 충분했었다.

특히 합성수지의 경우 국내 메이커들의 영향력이 적지 않은 만큼 자칫 가격 폭등과 폭락의 연쇄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됐었다.

생산 차질이 아닌 물류차질은 전체 시황에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힘들다. 물류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이 올라가겠지만 물류차질이 해소되면서 그동안 적체됐던 물량이 일시에 쏟아진다면 가격 급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화물연대 파업은 일주일 만에 철회됐고,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도 파업 예고 시점부터 사전 출하나 대체운송수단 확보 등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한 덕에 실제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았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7월 초까지만 이어졌어도 재고 수용능력 한계에 따른 가동중단 등으로 파장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5] 각종 사고에 따른 셧다운
국제 석유화학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단일 설비의 단기 셧다운이 시황을 크게 좌우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는 곳곳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화재, 폭발, 정전 등의 사고가 발생하며 시황을 부양했다.

메이저 NCC 기업인 포모사의 경우 연초부터 설비 트러블로 올레핀 시장을 뒤흔들었다. 지난해 5월 가동한 신규 설비인 연산 120만t 규모 No.3 NCC가 1월 초 스팀파이프 누출사고로 생산을 중단한 것.

이후 3월 초에는 연산 90만t 규모 No.2 NCC가 냉각시스템 트러블로 가동을 멈췄고, 4월 초에는 연산 70만t 규모 No.1 NCC가 정전으로 말썽을 일으켰다.

지난 6월 초에는 중국에서 NCC 설비가 벼락을 맞아 가동을 멈추는 사고도 발생했다. 중국 시노펙 계열사인 마오밍석화(茂名石化)의 연산 64만t 규모(에틸렌 기준) NCC 2에 벼락이 내리치면서 화재가 발생, NCC 1공장(에틸렌 기준 연산 38만t)을 포함해 부타디엔, 방향족, 합성수지 공장까지 모두 셧다운된 것.

마오밍석화의 주요 석유화학제품 생산규모는 에틸렌 연산 100만t을 포함해 프로필렌 50만t, 부타디엔 15만t, BTX(벤젠·톨루엔·자일렌) 61만, SM(스타이렌모노머) 10만t, HDPE 49만t, LDPE(저밀도폴리에틸렌) 35만t, PP 45만t, PBR(폴리부타디엔러버) 2만t, SBR(스타이렌부타디엔러버) 3만t 등이다.

NCC 1공장을 비롯한 구형 다운스트림 설비는 이틀 만에 가동을 재개했으나, 주력 설비인 NCC 2공장과 신형 다운스트림설비는 열흘 가량 가동이 중단됐고, 가동 재개 이후에도 고로 중 일부의 손상이 심해 가동률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에서는 6월 1일 가와사키 시에 위치한 닛뽄유니카(Nippon Unicar) PE 공장에서 질소가스 배관이 파열되는 폭발사고가 발생, LDPE 18만t을 비롯해 LLDPE 11만t, HDPE 1만t 규모의 설비가 가동을 멈췄고, 인도에서는 6월 5일 릴라이언스의 25만t 규모 HDPE 및 LLDPE 병산설비가 폭발사고를 일으켰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미쯔비시화학의 연산 51만6천t 규모 NCC No.2에서 화재가 발생, NCC를 비롯, PE, PP, EG(에틸렌글리콜) 등 다운스트림 설비가 가동을 멈췄다. 이들 설비는 올해 3월 중순 들어서야 가동을 재개했다.

방향족 설비 역시 사고 악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3월 17일에는 일본 치바에 위치한 이데미쯔코산의 방향족 설비에 화재가 발생, 연산 10만t의 벤젠과 26만5천t의 파라자일렌(PX) 설비가 가동을 멈췄고, 4월 20일에는 일본 가시마 아로마틱스의 벤젠 기준 연산 19만t 규모 설비가 역시 화재로 셧다운됐다.

그밖에 중국 닝보에 있는 포모사의 연산 30만t 규모의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설비도 지난 6월 10일 화재로 가동을 중단했고, 같은 날 중국 우시칭다의 연산 50만t 규모 EPS(발포폴리스타이렌) 설비가 폭발사고로 셧다운됐다.

하반기, ‘천운’ 계속될까?
‘마가 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난히 석화업계에 각종 사고와 수급불안 요인이 많았던 올 상반기였고, 분명 시황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이런 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천재(天災)’였건 ‘인재(人災)’였건 간에 예상치 못한 사고가 변수로 작용했던 만큼 하반기까지 그런 ‘요행’을 바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는 중국과 중동의 신설비들이 잇따라 가동을 예정하고 있어 어느 정도의 시황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설비 가동중단과 함께 석화시황 부양의 근본 요인이었던 유가 및 나프타 가격 강세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분간은 나프타 가격이 1천달러 이상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석화경기 호황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상반기 각종 재해와 사고에 필적할 만한 수급 요인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591.86 42.84(-1.63)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04.20 14:32

93,885,000

▲ 2,884,000 (3.17%)

빗썸

04.20 14:32

93,730,000

▲ 2,848,000 (3.13%)

코빗

04.20 14:32

93,740,000

▲ 2,872,000 (3.16%)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